라오스 음식과 버스

루앙남타에서 루앙프라방가기

by nelly park

히치하이킹으로 시내에 내려 서너 곳의 게스트하우스를 둘러 보고 적당한 곳에 숙소를 정하고 저녁을 먹으러 갔다. 현지 음식이 먹고 싶어 식당에 갔다.


“메뉴?”


“노노 메뉴”


메뉴판이 없단다. 그래서 그냥 나가려 했더니 앞 테이블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오케이 오케이”


라오스 음식이라고 먹어보라는 것 같다. 우리도 오케이 하고 주문을 하고 기다리는데 뜻밖에 한국인을 만났다.


KOICA에서 봉사활동을 나왔단다. 이 마을에 한국인은 그 분을 포함해 딱 두분밖에 없어서 한국인이 많이 그리웠단다. 친절하게 음식 설명도 해주시고 간단한 라오스어를 가르쳐 주셨다.


우리가 시킨 음식은 냄루앙이라는 음식이었다. 라이스페이퍼에 국수, 미트볼, 야채 그리고 라오스식 소스를 얹어 싸먹는 것이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몇 번이나 더 시켜먹었다.




밥을 먹고 나이트 마켓에서 이것저것 구경하다 보니 여기는 산속에 사는 고산족이 한번씩 내려와서 장을 세우는 시장인가보다. 다들 색이 화려한 전통의상을 입고 산에서 따온 야채나 과일 등을 팔고 있는데 특이한 것이 딱 하나 있다.



저건 뭐지 하는데 박쥐튀김이다. 박쥐가 날개를 오므리고 있는 것을 바로 튀겼나보다. 머리부터 발 끝까지 다 있다. 그리고 그 튀김을 꼬치로 꿰어서 팔고 있다. 너무 궁금해서 먹어보려다 생각보다 비싸서 관뒀다. 무슨 맛일까.


다음날 아침.


라오스는 우기인가 보다. 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오늘은 하루를 일찍 시작해야 된다. 어제 버스에서 내려 버스 시간표를 보니 우돔싸이행 버스가 아침 8시 반에 있었기 때문이다. 어제는 히치하이킹을 해서 버스정류장에서 숙소까지 왔지만 오늘은 산책겸 걸어가기로 했다. 어제 차를 얻어 타고 왔을 때 생각보다 얼마 안 왔던 기억이 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넉넉하게 7시쯤 길을 나섰다. 비가 조금씩 왔지만 열심히 걸었다. 우비도 없고 우산도 없었다. 배낭을 메고 도로가를 비 맞으며 걷고 있으니 지나가는 툭툭들이 계속 멈추고 타라고 했지만 다 거절하고 꿋꿋이 걸었다. 한 40분 넘게 걸었지만 목적지는 보일 생각을 않는다. 불안해졌다. 지도도 없고 어디쯤 왔는지도 모르겠다. 40분 안에 가야지만 버스를 탈 수 있다.



이제는 툭툭을 탈 수 밖에 없다. 다행히 사람들을 잔뜩 태운 툭툭이 서길래 원래 가격에서 반값으로 흥정하고 자리에 올라탔다. 툭툭을 타고 가면서 보니 우리는 버스정류장까지 반도 안왔었다. 돈 아끼려다 여기에 하루 더 머물뻔 했다. 현명한 선택이었다.


무사히 버스정류장에 도착하고 우돔싸이행 버스 티켓을 끊고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는 우리나라의 마을 버스 같은 중형 버스였는데 의자 사이사이에 간이 의자까지 펴서 엉덩이 하나 더 들어갈 틈 없이 꽉 차게 앉아 초 만원이었다.


중간에 화장실 타임을 제외하고 열심히 구불구불 울퉁불퉁 산길을 달려 4시간이 걸려 우돔싸이에 도착했다. 오늘 목적지인 므앙 응오이 느아까지 가기 위해 농키아우행 버스를 타야했는데 농키아우행은 하루에 딱 하나 아침 9시 버스 밖에 없었다.


옆에 앉아 있는 유럽인 여행자가 우리에게 다가온다.


“혹시 므앙 응오이 느아로 가?”


그렇다고 했더니


“우리 지금 총 4명 모였는데 너네까지 6명해서 미니벤 쉐어해서 같이 갈래?”


가격을 물어보니 역시 사설 미니벤이라 원래 버스 가격의 두 배 이상을 부른다. 고민 끝에 므앙 응오이 느아는 포기하기로 했다.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운명이 아닌가 보다. 억지로 가지 않기로 했다. 어디로 가야하나. 벽에 붙어 있는 버스 시간표를 봤다. 두 시간 후인 3시에 있는 루앙프라방행 버스 티켓을 샀다. 어차피 므앙 응오이 느아 다음에 루앙프라방으로 가려고 했었다. 조금 일찍 가기로 하자.


버스 시간까지 적당히 시간이 남아 조금 걸어나가 은행에서 환전도 하고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다시 버스정류장으로 돌아와 과일도 사먹고 사람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시간 맞춰 3시가 되어 버스에 올라 탔지만 출발할 생각을 안하길래 사람들한테 물어봤더니 4시 출발이란다. 분명히 시간표에도 버스티켓에도 3시라고 적혀있는데 여기 라오스는 사람이 다 차야 출발한다는 말이 맞나 보다.


4시가 되자 버스에 시동이 걸리고 출발한다. 구불구불한 산길과 울퉁불퉁한 비포장 도로는 정말 사람을 지치게 한다. 5시간 소요예정이란다. 6시가 좀 넘으니 주위에 빛이 하나도 없어 칠흑 같은 암흑이 찾아온다. 가끔씩 산 중간에서 시동도 꺼졌다. 거기다 산길 비포장 도로에 차선이 있을 리 없었다.


차선이 구분되어 있지 않은 도로가 하나 밖에 없어 쭈욱 달리다 맞은 편에 차가 오면 잠깐 길가에 멈춰섰다 다시 달린다. 어두운 곳에 가로등도 없고 커브길에 거울도 없다. 그냥 감으로 운전하는 것 같다. 너무 피곤하지만 신경이 곤두서 잠을 잘 수가 없다. 빨개진 눈으로 예상시간보다 1시간 초과해 6시간 좀 넘게 걸려 밤 10시 반쯤 넘어 루앙프라방에 드디어 도착했다.


돈을 아끼고 흥정이고 뭐고 일단 툭툭을 타고 시내로 가 대충 숙소부터 잡았다. 피곤하기도 하고 밤이 너무 어두워서 방 하나만 보고 바로 결정했다. 신기하게도 좀 쉬고 있으니 방문을 노크한다



“다 같이 맥주 한잔 할 건데 같이 한잔 어때요?”


배가 너무 고파 일단 밖에 나가 간단히 요기하고 맥주 한병씩 사들고 한국인 그룹에 조인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밤 1시가 넘어서 잠들었다.


당분간 버스는 못타겠다.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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