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베니스

무라노섬과 부라노섬

by nelly park


푹 자고 일어났다. 데니얼이 깰까 봐 조심조심 밖으로 나왔다. 다행히 비는 그쳐 있다. 배가 고파서 어제 먹은 피자집으로 갔다. 파니니 샌드위치와 블랙커피를 시켰다. 밖에 자리잡고 앉아 기다리고 받은 것은 파니니 샌드위치와 카페라떼였다. 대충 그냥 마시기로 했다. 그래도 맛있었다. 숙소로 돌아가니 데니얼이 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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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베니스 본섬을 돌아봤으니 오늘은 근교 섬을 돌아보기로 했다. 네이버에 쳐보니 무라노섬과 부라노섬이 괜찮다고 나와있다. 날씨가 더 뜨거워지기 전에 데니얼에게 인사하고 나왔다. 선착장으로 걸어 가서 표를 끊는 곳에 갔다.


“어디 가세요?


“무라노 섬 가요”


“아니요 그 다음에 부라노 섬도 갈거에요”


“아 그러면 24시간 패스 사는 게 더 싸요. 25유로예요. 이거만 있으면 하루 종일 어디든 갈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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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노섬은 15분 걸린다. 배를 타고 내려서 섬을 한바퀴 돌았다. 무라노섬은 유리공예가 유명하다고 한다. 곳곳에 유리공예 기념품을 많이 판다. 짐을 더 늘일 수 없는 나에게는 그림에 떡이다. 그냥 스치듯이 걸어서 지나갔다. 슬슬 더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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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선착장으로 가서 배를 타고 부라노섬으로 갔다. 부라노섬은 무라노섬에서 40분 정도 또 걸린다. 선착장에 내려 도착한 부라노섬은 예쁘다는 걸로 표현이 안될 정도로 예뻤다. 마을 전체 건물이 알록달록 색깔로 칠해져 있다. 빨강 노랑 파랑 초록 보라. 가만히 건물만 보며 걸어 다니기만 해도 기분 좋은 섬이다. 큰 수로를 따라 기분 좋게 걸어 다녔다. 부라노섬에서 맥주 한잔할까 생각 했었는데 마땅한 곳이 없어서 콜라 하나 사먹었다. 이제 목도 마르고 덥다. 다시 선착장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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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섬으로 돌아가는 길은 리도섬이라는 곳에 들러서 내렸다가 다시 배를 타고 본섬으로 가야 한다. 총 4시간 정도 걸렸다. 숙소로 오는 길에 샌드위치 하나와 맥주 하나를 사서 숙소에서 먹었다. 햇빛이 쨍쨍해서 얼른 빨래해서 테라스에 널어놓고 한숨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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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힘이 생겨서 버스를 타고 메테레스 (Meteres)로 갔다. 메테레스는 섬이 아니고 베니스의 번화가 도시 같은 곳이다. 내일 돌로미티로 가야해서 높은 고지는 추울 수 있어서 우모복을 사기로 했다. 데카트론이 거기 있다는 정보를 보고 버스를 타고 갔다.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지만 퇴근시간인지 차가 많이 막혀서 한시간 걸려서 도착했다. 데카트론은 역시 천국이다. 없는 게 없다. 가격도 싸다. 더 걸을 일정만 없었으면 이것저것 많이 샀을 거 같다. 일단 정신차리고 우모복을 찾아다녔다. 남자 우모복은 시커먼 색깔밖에 없다. 여자 우모복은 노랑색도 와인색도 있다. 노랑색을 사고 싶었지만 스몰밖에 없고 와인색은 2xl가 있어서 입어보고 샀다. 가격도 60유로로 저렴하다. 해가 일찍 뜨는 유럽에서 빛 때문에 항상 일찍 깼어서 안대를 사고 싶었는데 10유로짜리가 있다. 좀 비싸긴 하지만 남은 여행 두달 동안 요긴하게 쓸 것 같아서 안대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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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사온 짐을 방에 놔두고 빨래를 걷어 놓고 밖으로 나갔다. 이탈리아 칵테일 스프리츠(Spritz)를 맛보고 싶었다. 달달한 술인데 자리잡고 앉아서 마신 다기 보다 서서 핑거푸드와 함께 사람들하고 얘기하는 문화라고 한다. 숙소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바에 가서 스프릿츠와 핑거푸드를 먹었다. 진짜 사람들은 서서 이야기하며 스프릿츠를 즐기고 있다. 몇몇 사람들이 말을 걸었지만 이탈리아어를 못하는 게 아쉽다.



다른 바도 가보기로 했다. 더블린에서 만난 이탈리아 친구 니노가 추천해준 티지아노 바(Tiziano bar)로 가봤다. 걸어서 25분 거리지만 베니스 거리도 구경할 겸 가봤다. 생각보다 원하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서서 먹는 작은 바가 아니고 테이블이 꽤 있는 레스토랑 분위기다. 그 대신 오는 길에 봐 뒀던 길거리 바로 갔다. 스프릿츠와 핑거푸드를 시켜 교회가 보이는 길거리에 앉아 마셨다. 사람들 구경하며 점점 어둑어둑 해가 지는 것도 구경하며 베니스의 마지막날을 즐겼다.



숙소로 가는 길이 더 멋져 졌다. 해가 거의 다 떨어지고 다리위에서 보는 물에 비친 노을이 핑크빛으로 물들었다. 가게마다 반짝반짝 불을 켜고 거리에 버스킹하는 사람들이 음악도 곁들여준다. 낭만 가득한 이 도시는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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