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꼭 투어하기

닌빈

by nelly park

점심시간에 맞춰 숙소에서 나는 아저씨 뒤에 타고 그레이스는 다른 아주머니 뒤에 타고 땀꼭으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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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꼭이 어떻게 생긴지는 모르겠지만 오토바이 뒤에 타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보는 주위의 풍경이 이미 멋지다. 아저씨는 유창한 영어로 설명을 해주신다.


“지금 저기 보이는 저 지형이 만년전에 지각이 융기해서 떠오른 카이스트 지형이고 또 저기는…”


그 멋진 풍경을 라오스에서 카메라를 잃어버리는 바람에 사진을 못 찍었다. 아쉽다. 일단 동굴이 있고 멋진 빛깔의 호수가 있는 지금은 기억나지 않는 이름의 공원으로 갔다. 호수 색깔은 사진으로 봐도 비현실적이지만 실제 눈으로 보면 더 비현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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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에 있는 나뭇잎이 호수 아래에 쌓여 이런 색깔을 만드나 보다. 호수 주변에 나 있는 다리를 따라 쭈욱 걷다 이번 투어의 하이라이트 땀꼭 호수 보트 투어를 가기로 했다.


매표소에 갔다.


지금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 가격. 한국돈으로 3~4천원 돈이었던 거 같다. 그래서 가격표에 써있는 돈을 주고 두 사람이라고 했더니 고개를 저으며 두 배를 달란다. 어이없어서 밑에 쓰여진 가격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3~4천 맞자나!”


그랬더니 고개를 저으며 두 배를 달란다. 외국인이라 그런가보다. 그렇게 큰 돈은 아니지만 열받아서 안탄다고 돈 다시 달라고 했더니 돈을 던진다.


휴. 이놈의 베트남 외국인 등쳐먹기 사랑.


그래서 메인투어인 땀꼭 보트 투어를 포기하기로 한다.

닌빈에서 꼭 해야한다는 땀꼭 투어를 그렇게 포기해 버리고 땀꼭이 다 보이는 산으로 올라갔다. 날씨도 더운데 계단식으로 되어 있는 길을 오르니 땀이 미친듯이 쏟아진다. 시원한 부슬비도 내리지만 더 습하기만 하다. 한계단 한계단 디디며 올올라갈 때마다 밑으로 보이는 풍경이 달라진다. 올라오기 전에는 안보이던 안개가 끼면서 더 색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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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 올라가서 물 한모금 하고 닌빈 시내 전체가 보이는 정경을 보니 피곤함이 싹 가신다. 비에 젖은 길 때문에 다시 산에서 내려오는 길이 더 위험하고 힘들었다. 밑에서 기다리고 있던 아저씨의 오토바이는 꽤 오래 된듯한 절로 향했다. 아저씨가 열심히 역사를 설명해 주셨지만 기억은 나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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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를 피해 사찰 안으로 들어갔다. 거기서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잠깐 쉬고 있으니 아저씨가 묻는다.


“자몽 좋아해?”


자몽을 그렇게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비오는 날씨도 날씨고 사찰 분위기도 추적추적 습기도 있고 신 맛의 자몽을 먹으면 좋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 그렇다고 하니 따라오란다.


구석에서 긴 막대기를 구해오시고는 나무 잎속으로 쑥 밀어놓고 툭툭툭 치기 시작하니 사람 얼굴만한 자몽이 쿵 하고 떨어진다. 나보고 막대기를 주시더니 너도 한번 해봐 하시길래 나도 나뭇잎 속을 툭툭 치니 또 자몽이 쿵 하고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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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마어마한 크기의 자몽을 가지고 다시 사찰로 들어가서 끝이 뾰족한 과일깎는 칼이 라기 보다는 껍질이 두꺼운 파인애플 같은 과일용의 뭉퉁한 칼을 가지고 오시고는 끝을 툭툭 쳐내신다. 그리고는 그 안속에는 핑크빛의 과일이 드러난다. 옆의 아주머니께 뭔가를 부탁하신다. 그리고 아주머니는 가는 소금에 고추가루 비슷한 것이 섞인 것을 가져오신다.


‘이건 뭐지?’


그리고 자몽을 소금에 찍어드신다. 태국에서 딱딱한 망고를 고춧가루 비슷한 것에 찍어먹는 건 봤는데 자몽을 소금에 찍어먹다니. 그런데 먹어보니 너무 맛있다. 눈물 날 만큼 맛있다. 그렇게 자몽 두개를 순식간에 해치우고 다시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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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를 타고 가는데 이제 제법 굵은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다행히 헬멧을 쓰고 있어 머리는 많이 젖지 않았지만 숙소에 도착하니 으슬으슬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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