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다 별일없다

by nelly park

비가 잠잠해져 자전거를 빌려 올드타운으로 가봤다. 색이 바래서 더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주욱 늘어서 있었다. 아침이라 배가 고팠는데 맛있는 냄새와 연기가 코끝을 스친다. 노점에서 아주머니가 고기를 굽고있다. 삼겹살 같이 보이는 이 고기를 빵에 넣어 샌드위치를 만들어 파신다. 거기다 가격도 너무 싸다. 우리 나라돈으로 하나에 250원이다. 두 개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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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 카페에 앉아 베트남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기며 사람들을 구경했다. 베트남에는 대부분의 남자들은 한량처럼 차나 커피를 마시며 카드게임을 하며 놀고 여자들이 일을 하는 것 같다. 카페에는 남자밖에 없다. 그것도 젊은이들. 이건 문화의 차이인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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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 자전거를 갖다 놓고 큰 마트에 가봤다. 이름은 잘 기억이 안나지만 우리나라의 홈플러스 같은 꽤 큰 마트였다. 동남아 내내 거의 시골만 여행하다 마트에 오니 시원하기도 하고 신기한 물건들이 많아 신났다. 한국에 가면 줄 선물을 이것저것 사서 나오니 밖에는 어마어마한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왠만하면 그냥 비 맞으며 걸어갈텐데 이건 그 수준이 아니었다.


베트남에는 이런일이 잦나보다. 발빠른 아주머니들이 우비를 팔고 있다.


“원달라. 원달라”


천원이면 살만도 한데 끝까지 돈 아끼려고 우비를 사지 않고 1시간을 기다리다 도저히 안되겠어서 그냥 비를 잔뜩 맞으며 뛰어서 숙소로 돌아왔다.


우리도 참 대단하다 1불 아끼려고 한 시간 버티다 결국 그 많은 비를 맞으며 뛰어서 돌아오다니. 원래 이런게 추억인 거다.


비가 이렇게 맨날맨날 주구장창 내리니 뭘 어떻게 나갈 수가 없다. 우산은 없고 우비도 사기 싫고 그냥 숙소에서 멍 때리다 비가 조금 그치면 잠깐 나가서 밥 먹고 들어왔다가 다시 왕궁쪽으로 살짝 가봤다 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훼에 오면 강 따라 보트를 타고 보는 왕궁 투어가 유명하다는데 비가 이렇게 오는데 무슨 투어냐 해서 그냥 포기했다. 많이 아쉬웠지만 갔다왔다면 훗날 사진을 보며 그냥 아 그런 곳이 있었지 했겠지. 결국 여행에서 가장 오래오래 기억에 남는 것은 사진보다는 동영상일 것이고 동영상보다는 사람과의 만남. 그리고 추억일 것이다.


베트남에 와서 처음으로 드디어 호텔이 아닌 도미토리 방을 찾았다. 온통 노란색 페인팅의 백패커스. 호주인이 운영 하는 곳이란다. 베트남에는 이런 분위기의 여행자 숙소가 전혀 없는 줄 알았다. 역시 정보의 부족이었다. 숙소는 이미 다른곳에 잡아놨지만 여기서 오랜만에 왁자지껄한 여행자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었다. 창가 쪽에 앉아 맥주와 간단한 음식을 시키고 자리잡고 앉아 떨어지는 빗소리를 안주 삼아 분위기에 취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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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분위기에 취하기 보다는 여기 식당은 4시부터 5시까지는 해피 아워란다. 1시간동안은 맥주 무한 제공이다. 이거다 싶어 오늘 끝장을 내주마 하고 마셔봤지만 결국 배만 부르고 그렇게 취하지도 않았고 3병도 다 못마셨다. Festival이라는 이 초록색병의 베트남 맥주는 생각보다 묵직하고 맛있다.


다음 날 훼를 떠나 호이안으로 가기로 하고 여행사에서 표를 끊고 훼에 명물이라는 분보훼를 먹으러 갔다. 트럭 같은 노점상에 목욕탕 의자 같은 것을 깔고 앉아 사람들이 둘러 앉아 뭔가 먹고 있는 곳을 발견하고 가봤다.


“분보훼? 분보훼?”


아주머니는 노노 하고 외치며


“분팃눙. 분팃눙”


하셨다. 뭐지? 다른건가? 하고 일단 오케이 하고 먹어봤는데


‘뭐지 이건’


동남아에서 지금까지 먹은 음식을 통틀어서 손에 꽂을 만큼 맛있었다. (내가 입이 싼 편이라 다른 사람들은 동의 하지 않을 수 있다.) 비빔 국수 같은 것에 고기가 몇 점 올려져 있는데 내 입맛에 딱 맞다. 별로 배는 안불렀지만 그냥 숙소로 돌아갔다. 아직까지 후회된다. 두 그릇 먹고 올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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