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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elly park Oct 30. 2019

피피섬 2

또 피피섬에 밤이 찾아왔다.

 

섬 전체에 쿵쿵쿵 음악이 울려퍼지고 서양 여행자들은 분주해진다. 이곳저곳에서 해피아워 전단지를 나눠준다. 전단지를 전부 챙겨놓고 시간을 체크해두고 아직 시간이 좀 이른 것 같아 반대쪽에 있는 라이브바가 있는 쪽으로 걸어가봤다. 

 

해변에서 불쇼를 한다. 난생 처음 보는 불쇼다. 동영상을 찍어놨어야 했다. 사진으로는 저 화려한 불쇼를 담을 수 없었다. 림보도 하는데 어떻게 사람이 저걸 통과하지 할 정도의 높이다. 내 무릎정도 되는 높이를 몸을 90도로 꺾여서 기어가듯이 손쉽게 통과한다. 

 


불쇼가 끝나고 다시 술집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와 또 엄청 취하기 전에 요기라도 하려고 피자집에서 피자도 먹고 포켓볼도 치며 시간을 보냈다. 

 


또 어제와 똑같은 곳으로 갔다. ‘아파치바’ 

 

해변에 조그만 스테이지가 있고 엄청난 크기의 스피커를 설치해놓고 모래밭에서 춤추는 술집보다는 클럽에 가까운 비치바다. 여기서 그레이스 친구 혜영 누나는 전단지도 나눠주고 스테이지에서 분위기 몰이를 위해서 한 두시간 정도 춤을 추고 숙소 제공과 밥값 그리고 공짜 술 세잔을 받는다고 한다. 

 

혜영 누나와 서양 여자애가 스테이지 위에서 춤을 추고 나도 흥에 겨워 미친듯이 흔들어 대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금 있으니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더 열광한다. 쏟아지는 빗속에서 젊음을 불태운다. 나는 추워서 비를 피해서 지붕 밑에서 쉬고 있었는데 그레이스와 혜영 누나는 쉽게 흥이 가라앉지 않나보다. 더 미친듯이 흔들어댄다. 

 


아마도 이 피피섬에 생각한 것보다 더 오래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여기와서 매일매일 술 마시고 춤추고 노는 일상이 계속되었다. 뭔가 조금 더 생산적인 게 없을까 생각하다 바다에 왔으니 다이빙을 한번 가볼까 하게 되었다. 피피섬에는 다이빙 샵이 많았다. 그중에 한인샵이 하나 보였다. 히포다이빙. 처음 다이빙을 해보는거라 그래도 한국인이 하는 곳에 가서 상담을 받고 안전하게 하고 싶었다.

 

다이빙을 해본적이 있냐는 말에 우리 둘은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다이빙 강사는 말했다.

 

지금 비가 온 다음이라 시야가 안 좋아요. 솔직히 말해서 강사입장에서는 어떻게든 데리고 가면 저야 돈 벌고 좋은데 지금 물속에 들어가봤자 모래가 다 일어나서 앞이 잘 안보일거에요. 처음 다이빙인데 좀 더 좋은 경험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솔직히 말해주신 강사님이 고마웠다. 그래도 섬에 왔는데 물에 한번은 들어가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는데 강사님이 또 말한다.

 

스노클링은 해보신 적 있으세요? 그건 물위에서 하는 건데 그래도 물속보다는 나을 거에요”

 

그러자 그레이스는 서호주에서 한번 해본 적이 있단다. 그러자 강사님은

 

아 그러세요? 그때 어떤거 봤어요?”

 

음. 바다거북이랑 만타레이 (가오리 종류)랑 이것저것 많이 본 것 같애요”

 

강사님은 당황하시며

 

하하 그러시면 스노클링은 굳이 하실 필요 없을 것 같은데요. 바다거북도 진짜 운 좋으면 보는건데 저는 강사생활 10년동안 아직 만타레이를 본적이 없어요”

 

그렇게 순수하고 친절하신 강사님이랑 상담이 끝나고 타운을 돌아다니다 섬투어 페키지가 붙어 있는 여행사 여기저기 들어가보고 상담을 받아봤다. 제일 합리적인 가격에 입맛에 많은 페키지를 예약하고 또 불타는 밤을 즐기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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