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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호주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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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elly park Nov 21. 2019

드디어 일 시작!

골드코스트

예솔이에게서 연락이 왔다.


“오빠 내일 마리나 미라지에 버스타고 가면 오페라 하우스 짝퉁 같이 생긴 하얀

건물이 있을 꺼에요. 거기에 SAKS 레스토랑이라는데 2시까지 가봐요. 간단하게 면접 볼 꺼에요. 아참 전에 말했듯이 현금으로 700불 가져가야 해요”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잘 몰랐지만 일단은 얼마 없는 돈이지만 현금을 뽑아서 버스를 타고 마리나 미라지에 1시 반까지 도착해서 삭스 레스토랑을 찾아갔다. 식당에 들어가니 전에 봤던 소라형님은 없고 다른 한국인 남자분이 나를 맞아줬다.


“안녕하세요 소라한테 말 들었어요. 돈 가지고 오셨어요? 잠깐만 여기 계세요 셰프 불러올께요”


축구선수 루니같이 얼굴이 크고 목이 짧고 살집이 있는 서양남자가 웃으면서 인사한다.


“베니라고 해요. 잠깐 저기 냉장고 안으로 들어가서 얘기하죠”


여기서 얘기하면 되지. 왜 굳이 냉장고로 들어가서 얘기하는거지. 이해는 안가지만 그런가보다 하고 베니를 따라 냉장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베니는 문을 닫는다.


“혹시 그거 가지고..”


아 돈 얘기인가 보다 하고 얼른 돈을 꺼내서 베니에게 줬다. 그랬더니 얼른 주머니에 넣더니


“내일 아침 10시까지 오면 되요. 일은 와서 소라랑 아까 그 친구한테 천천히 배우면 되요. 그럼 내일봐요”


뭐야. 나 일 구한거야? 무슨 면접이 이래. 얼떨떨했다. 아까 만난 한국인형 영어이름은 캐라인. 그냥 우리는 라인이 형이라고 불렀다. 라인이형한테 간단히 하는 일이랑 준비물 등을 듣고 다시 집으로 왔다.


나중에 들어보니 예전에 여기에 일했던 한국인 남자가 베니랑 친했다고 한다. 자주 베니랑 어울리고 술도 마시고 하다 그 남자가 베니한테 제안했다고 한다. 


“야 베니야 너 돈 벌어볼래? 어차피 여기 한국인들 일자리 없어서 맨날 찾아 다니는데 소개 들어올 때마다 1000불씩 소개비로 받아. 그래도 일하고 싶다는 사람 많을걸?”


그놈이 문제였다. 그때부터 여기서 일하는 한국인들은 여기서 일하려고 돈을 내고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걸로 한번 문제가 터졌는지 어느 순간부터 700불로 내렸다고 한다. 어차피 그 정도 돈이야 열심히 일하면 일주일이면 벌 수 있는 돈이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어이없다.


어찌되었건 일을 하기로 했으니 콜스로 가서 제일 싼 워킹 부츠를 사고 다 떨어진 청바지를 입고 너덜너덜한 티셔츠를 입고 다음 날 출근했다.


우리일 이름은 키친핸드. 우리 일의 메인은 접시를 닦는 것이다. 그 이외에 셰프 보조 일이다. 셰프들이 바로 요리 할 수 있게 생선을 다듬어서 통에 넣어놓고 야채도 썰고 대량으로 요리해 놓은 것을 1인분씩 담아 놓는 일 등을 했다. 그리고 마감을 하면 다음 날을 위해 키친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그 날 쌓인 쓰레기통을 비우면 일이 끝났다. 



아직은 뭐가 뭔지 모르겠지만 일을 시작해서 다행이다. 얼른 열심히 일해서 현아에게 빌린 돈 갚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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