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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그렇게 인도로

타지키스탄에서 인도가기

by nelly park

인도는 인도가 부르는 사람만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시작해 육로로 키르기즈스탄 그리고 타지키스탄 여행까지 마치고 우즈베키스탄으로가보고 싶었지만 비자문제 때문에 다른 곳으로 가야했다. 그러나 타지키스탄에서 육로로 갈 수 있는 나라는 많지 않았다. 타지키스탄 위로는 우즈베키스탄이 왼쪽으론 투르크메니스탄이 밑으로는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이. 옆으로는 이미 갔다온 키르기즈스탄이있었다. 망했다. 타지키스탄에 갇혀버렸다.



하루하고 반나절을 비행기표만 찾았다. 여기는 타지키스탄의 수도 두샨베다. 수도지만두샨베의 숙소에는 와이파이가 없어서 40분 정도 버스를 타고 시내로 나가 와이파이가 있는 카페를 찾아앉아서 하루종일 인터넷을 뒤졌다. 타지키스탄은 여행자가 거의없는 나라라 비행편이 많지 않아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대부분의 비행기표가 편도에 70만원 대였다. 하루 반나절을 찾다 매주 금요일에만 있는 인도행 타지키스탄 에어 32만원짜리를 찾았다. 아 이거구나. 인도로 가자하고 인도대사관을 찾아 비자 신청을 하러 가기로 했다.



타지키스탄에 있는 대사관 사람들은 영어를 못한다. 인도를 처음부터 갈려고 했던게 아니라 중앙아시아 여행을 계속 하고싶어서 이곳저곳 다른 나라 대사관을 들렀었다. 처음에 우즈베키스탄 대사관에 갔다. 러시아권 국가답게 효도르 같이 생긴 덩치가 큰 형님들이 긴 장총을 들고 문 앞에 서있었다.


“비자 신청할려고 서류 문의할려고 하는데요.”


라고 영어로 말했더니 효도르 형님들은 알아듣지 못하는 러시아로 무섭게 말했다.


“@&%!!*#&@@$#”



쫄은 나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아니 저는 한국사람이고 우즈베키스탄 비자 신청하고 싶어서 왔어요..”



그러자 형님들은 “No No”를 연발하며가로막았다.



어쩔수 없이 와이파이가 되는 카페로 가서 인터넷으로 알아보니 우즈베키스탄 비자신청에는초청장이 필요한데 절차가 까다로웠다. 최후의 방법으로 다시 키르기즈스탄으로돌아가서 또 다시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들어가려고 중국대사관을 찾아갔다. 여기도 마찬가지였다. 비슷하게 생긴 효도르 형님들이 가로막을 뿐이었다. 그래서 정말 어쩔 수 없이 비행기표를 알아보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래서 찾아 간 인도대사관. 문앞에 효도르 형님들은 안 계시고 초인종을 눌러 들어가니 피부색이까맣고 눈이 크고 동그란 인도인 아저씨가 앉아계셨다.


“Hello”



이건 마치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발견한 느낌이었다. 대사관 사람이 먼저 나에게 영어로 말을 걸다니. 나는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영어 할 줄 아세요?



아저씨는 웃으며 말했다.



“Of course”



나는 흥분하며 인도 비자신청에 대해 물어봤다. 그랬더니 한국인은 비자신청이 쉽다고 하셨다. 인터넷에서 신청폼을 다운받아 작성하고 사진만 두 장 가져오면 일주일안에나온단다. 금요일날 신청했으니 다음주월요일이나 화요일날 찾으러 오랜다. 실낱 같은 희망이 생긴나는 땡큐만 열 번 넘게 연발했던 거 같다. 그리고 비자신청서를 제출하고 일주일 후 델리행 비행기표를 끊었다. 그러나 역시 인도다. 금요일 아침 비행기인데 목요일 오전까지 비자가 도착 안 했단다. 인도 대사관을 다섯 번 넘게 찾아가서 간신히 목요일 오후가 돼서야비자를 받았다.



다음 날 아침 두샨베 국제공항으로 가서 비행기를 탔다. 내 자리는 F13. 창가 자리다. 인도인으로 보이는 한 남자가 이미 내 자리에 앉아있었다.



“실례합니다. 거기 제 자리인거 같은데요”


그 남자는 웃으며 말했다.



“모든 자리가 당신 자리에요 아무데나 앉으세요”



여긴 비행기다. 버스가 아니다. 어쩔수 없이 그냥 아무데나 앉았다. 곧 이륙하는데 안전벨트 방송따윈 없었다. 이륙이 시작되어 비행기가 이미 출발했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그리고 이제 비행기가 이미 떴는데도 그냥 전화를 받는다. 뭐지. 비행기 타면서부터 이미 인도에 온 느낌이다.



인도가 부른다. 웰컴 투 인디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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