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타운
쿠알라룸푸르에는 저녁에 도착해 전에 갔던 레게바에 다시 짐을 풀고 푹 쉬었다. 다시 여기에 오래 있을 필요가 없어 다음날 바로 체크 아웃을 하고 태국 국경 가까이에 있는 조지타운으로 갔다. 어차피 북쪽으로 가는 길에 있는 도시라 가보고 괜찮으면 하루 이틀 머물고 아니면 바로 다시 버스를 타고 국경을 넘어 태국으로 가기로 했다.
조지타운은 쿠알라룸푸르와는 조금 다른 느낌의 도시였다. 이름에도 느껴지지만 뭔가 서양적인 색체가 강한 느낌이었다. 그레이스가 말한다.
“전에 페낭에 가봤는데 거기가면 바다 근처에 좋은 숙소 많아. 거기서 하루 이틀 머물러 보자”
페낭은 조지타운에서 버스타고 30분이면 갈 수 있는 곳이라 오케이하고 버스에 올라탔다. 조지타운에서 10분 정도만 벗어나니 큰 다리가 나타나고 다리를 건너니 해안도로가 펼쳐져 길을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정확한 목적지가 어딘지 몰라서 일단 숙소가 있어 보일듯한 곳에 내렸다. 그리고 숙소를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왠 오토바이를 탄 아저씨가 우리를 향해 온다.
“어디가세요?”
그냥 숙소 찾으러 여기저기 돌아다닌다고 했더니 따라오란다. 괜찮다고 해도 우리 옆을 계속 느린 속도의 오토바이로 계속 쫓아온다. 그래서 적당해 보이는 숙소를 발견해서 들어가볼까 했더니 아저씨는 오토바이에서 내려서 절뚝절뚝거리며 걸어가더니 숙소 주인 아주머니와 뭔가 얘기를 한다. 그리고 우리가 가서 아주머니에 가격을 물어보니 쿠알라룸푸르와 말라카에 비해서 터무니 없이 비싸다.
“바다 근처라 뷰가 좋아서 그래요. 다른 곳도 다 비슷비슷할 거에요”
아무리 비슷해도 이건 아니다 싶어 다시 다른 곳으로 가보자 하고 걸어 나갔다. 다시 그 아저씨가 오토바이로 쫓아온다.
“어디가세요? 좋은 숙소 알아요. 따라오세요”
괜찮다고 해도 계속 따라온다. 이제 조금씩 무서워 지기 시작한다. 그래서 오토바이가 못 들어오게 골목으로 들어가서 걸어가기 시작했다. 걸어가다 큰 길가를 보니 여전히 그 아저씨는 두리번 거리며 우리를 찾고 있다. 그러다 괜찮아 보이는 숙소에 들어가서 방을 둘러보고 있으니 아저씨가 황급히 들어오더니 주인 아주머니에게 또 무언갈 말한다. 역시 가격은 터무니 없이 비쌌다.
이 아저씨는 관광객 뒤를 따라 다니며 숙소에 먼저 들어가 주인들에게 자기가 데려온 손님이라고 말하고 커미션을 받는 듯 했다. 당연히 숙소값에 커미션이 포함되어 있으니 가격이 비쌀 수 밖에. 이 아저씨 때문에 그냥 페낭을 포기하기로 했다.
아저씨가 못 쫓아오게 골목으로 들어가서 아까 내린 버스정류장에서 한참 더 올라간 다음에 숨어서 버스를 기다리다 버스를 타고 다시 조지타운으로 도망쳐 왔다.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뭔가 해를 가하진 않았지만 이렇게 기분 나쁜데 그리고 숙소 값도 터무니없이 비싼데 굳이 여기에 있을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조지타운에 내려서 숙소를 찾아다니는데 여기도 마찬가지로 비싸다. 아니면 너무 허름해 보인다. 한참 찾다 허름해 보이지만 그래도 제일 싼 게스트하우스로 들어갔다. 여기도 더블이면 더블이고 트윈이면 트윈이지 이층 침대 하나가 방에 덩그러니 있었다. 말레이시아는 참 특이한 숙소관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어차피 피곤하기도 하고 해서 하루만 쉬고 태국으로 가려고 했지만 말도 안되는것이 우리의 일정을 바꾸어 놓았다. 배고파서 저녁을 먹으러 한참 돌아다니다 우연히 들어간 인도커리 가게. 셰프들과 종업원이 다 인도인이었다. 진짜 너무너무 놀랐다. 말레이시아에서 먹는 인도커리가 이렇게 맛있을 줄이야. 여기는 부페식 식당이었는데 먹고 싶은게 너무 많아 하루 더 머물면서 또 오기로 하고 하루 더 머물렀다. 특별히 구경하거나 돌아다닌건 없었다. 단지 인도커리를 한번 더 먹으려고 하루를 더 머물렀다.
이렇게 말레이시아는 정말 맛있는 음식이 많은 것 같다. 물론 태국음식 자체도 맛있지만 말레이시아의 매력은 다양한 인종이 모여 산다는 것이다. 말레이시아에 있으면 당연히 말레이시아 음식과 중국 음식 그리고 인도 음식 또 무슬림 음식까지 맛볼 수 있다.
예정에 없던 이틀을 커리 때문에 머물렀으니 내일은 얼른 태국으로 넘어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