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라비

by nelly park

맛있는 인도커리를 뒤로하고 다시 국경을 넘어 태국 끄라비로 갔다. 아침 일찍 말레이시아를 출발해 태국에 도착하니 어두컴컴한 밤이었다. 역시 동남아 버스는 제대로 도착하는 일이 잘 없다. 도로 사정이 안 좋아서 인지 운전기사가 문제 인건지 알 수 없지만 예상시간보다 2시간 넘게 지연되어 조금 당황했다. 이미 가 본 도시라면 그냥 아무 숙소나 들어가서 잤겠지만 끄라비는 생각보다 시골이어서 불 켜진 곳이 많이 없어 어둡고 무엇보다 숙소가 잘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다행히 적당한 가격에 넓은 방에 친절한 주인아주머니가 있는 곳에 짐을 풀었다. 생각보다 가격이 비쌌지만 3일 머물기로 하고 적당히 흥정을 하고 개인용 발코니가 있는 방을 얻었다.


다음날. 깜깜하지 않은 끄라비는 새로운 느낌이었다. 숙소 앞길로 나있는 내리막길을 내려오면 조용한 바다가 바로 보였다. 바다를 따라 산책을 하고 식당에 가서 밥도 먹으며 이 도시를 즐겼다. 우린 이미 알고 있었다. 이 도시가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야할 방콕으로 가기 전 마지막 도시라는 것을. 그래도 조바심 없이 천천히 즐기기로 했다. 동남아에서 우리가 배운 것 중 가장 큰 것.


우리에게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가 있다는 것이다.


저녁에는 바다 앞에 반짝반짝 포장마차가 선다. 여기서 태국에서 먹은 것 중 최고의 파타이를 맛보게 되었다. 우리 나라도 그렇듯이 경상도와 전라도의 김치맛은 당연히 조금 다르다. 아마 태국도 지역마다 파타이 맛이 다른 것 같다. 아니면 카오산에 파는 파타이가 관광객 입맛에 맞게 설탕이나 조미료를 너무 뿌렸었는지도 모르겠다.


숙소로 돌아가서 발코니에 앉아 있으니 누가 봐도 한국인으로 보이는 커플이 체크인 한다.


“한국인이세요?”


이 커플은 3살 연상 연하 커플로 반 세계일주를 계획하고 나왔단다. 뭔가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여자분이 엄청 기가 세고 남자 분이 다 맞춰주는 것처럼 보인다. 또 오랜만에 한국인을 만났으니 카드 게임도 하고 맥주도 한잔하고 그렇게 또 하루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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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또 밝고 끄라비에서 유명하다는 아오낭 비치로 가보았다. 역시 끄라비에 있는 바다보다는 관광객이 많아 보인다. 바다를 따라 예쁜 카페와 바가 늘어서 있다. 그래서 커피도 한잔 하면서 가만히 바다를 보다 다시 끄라비로 왔다. 기대를 너무 많이 했나보다. 아오낭 비치는 생각보다 관광화가 많이 된 비치라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끄라비 비치가 더 조용하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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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는 또 다른 손님이 있었다. 이번에는 누가봐도 일본인인 여자애 둘이 체크인 한다. 또 말을 걸어봤다.


“일본인이에요?”


오랜만에 일본인 만났다고 좋아하더니 사실 난 한국사람이라고 했더니 처음엔 거짓말 하지말라고 하더니 내가 한국말을 하는 걸 보여주고 나서야 믿기 시작한다. 테라노와 히로미는 일본에서 둘 다 간호사라고 한다. 이번엔 2주 동안 휴가가 있어서 잠깐 동남아 여행 중이라고 한다.


내일은 뭐하지 하다가 숙소에 붙어 있는 포스터를 봤다. 여기에 암벽 등반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나보다. 한번도 해보지는 안았지만 그래도 꼭 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테라노와 히로미에게 물어보니 같이 가자고 한다.


내일은 암벽등반을 좀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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