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일기 2021.01.28

사각공간 - 시간, 공간, 인간, 행간

by 사각공간

1. 음주 후 집으로 향하는 길. 서점에 들러 책을 들여가시는 독자의 뒷모습. 눈물나게 아름답다. 고맙습니다, 복 받으실 거예여, 어흙 ㅜㅡㅜ


2. '책의 해'(2018년), '책의 날'(4월 23일) 개점 후 이제까지 유일하게 플러스, 우상향 연속인 자산 : 져스트 메모지(made by 사채업자). '_' 그런데, 이게 내게는 알맞춤!! 더할 나위 없다. 손 안에 드는 사이즈와 부담 없는 두께. 말하자면 '메모에 의한, 메모의, 메모를 위한' 메모지랄까. 뭉개뭉개 피어오를 적마다 단상斷想으로 부려놓기 딱이다. 과연 이보다 더 적당/적합한 게 세상 천지 또 있을지. 아, 물론 있긴 할 테지. 딱히 알고 싶지 않다. 이거면 된다. 아주 그만이다.


게다가 요즘은 아주 '빨간 구두' 포지티브 버전으로 진화. 보고 있으면, 쥐고 있자면 손끝으로 활자가 막! 막! 흘러내리는듯. 그래서 자꾸 적는다, 계속해서. 적/고프다(고픈 것 중 이게 제일이지 아무렴). 때문에 설레이는 출근길. 브라보 마이 라잎!!


서점 문 안쪽으로 이 메모지를 밀어넣고 사라지는 아저씨. 사각공간을 중심으로 공전하는 21세기 산타 이미지를 입혀 본다(상상은, 즐겁고~나아~♪ 그냥 그렇단 얘기). 아저씨, 함께 햄-볶으십시다. 하여 날이 날마다 크리스마스. 기쁘지 아니한가. 다녀가셨다는 지쟈스도 ~ 메모지와 함께 이 공간, 말[言]구유의 누추함을 개의치 않고 찾아오는 상념들. 더하여 이 비루한 중년男의 혈관을 유영 중인 활자들. 모두 고맙다. (동네)서점 찾는 독자 여러분 또한, 고맙습니다. 그럼요, 물론입니다. 여부가 있겠습니까.


3. 불 꺼진 서점, 순식간에 차오르는 적막. 호젓하니, 대개 즐겁게 여기지만 이따금 쓸쓸. 그럴 땐 늦은 시간까지 뭉그적댄다. 집보다 따스하다는 현실적 이유도 한몫. 그래도 오늘(28일 현재)은, 아무렇게나 갈겨둔 채 방치했던 메모 낱장들 챙겨서인지 콧구멍 힘차게 벌렁이며(어차피 마스크 속에서 벌어지는 일, 누가 알리오) 눈누난나 ~ 칠렐레 ~ 팔렐레 ~ 귀가했다. 씻고서 전기장판 스위치-ON!! 이불 속 참호로 파고들어 전투 준비 완료. 사유의 전장(난장에 가깝지만 뭐 그런 걸로)으로 슬립 위해 메모 낱장을 집었다가 내려놨다. 오늘 전투, 내일로 미룰 수 있잖아, 그래도 되잖아?! *_* TV가 원수. 하지만 자애로운 나는 원수를 사랑하기로. 때마침 방영 중인 <찬실이는 복도 많지>. 아, 정말이지 나란 닝겐이야말로, 다복多福한 처지 아닌지 ~ 흐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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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日記이나 날마다 적는 건 아니니 부정기-간행(거창하게 붙여본다). 해서 Mook.

폰트 타입은 '휴먼가는팸'체. 글자 하나하나가 모두 책의 형상이다. 세워놓고 사선에서 바라보面, 정면에서 바라보面 그리고 펼쳐두고 아래에서 바라보面, 소름 돋는구만!! 따로 만질 필요 없으니 수고를 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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