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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각공간 Apr 19. 2021

오- 적이여 나의 비참은, 당신께 유용하답니다!!

사각공간 - 시간, 공간, 인간, 행간

https://project100.kakao.com/project/10341/activity/3097608


【블라인드 페이지】- 29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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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힘에 대한 숭배는 속물적 진화론이 아니라 내면의 긴장을 외부로 투사하는 데서 오는 것이다. 만물의 생성 변이를 정신적 도취감 속에서 해석하고 받아들이려 한 데서 오는 것이다. 삶과 역사에 대한 잘못된 이미지는 그 결과일 것인다. 그러나 철학적 광란, 힘의 숭배는 거쳐야만 할 과정이다. 그 과정을 거부한다면 숭배의 이면, 즉 침체와 위축 상태를 결코 알지 못할 것이며, 실망의 근원 역시 모르게 될 테니까.
우리는 니체를 통해 최면 상태가 영원할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더 성숙한 냉소의 능력을 가진 우리는 니체에서 더 발전했다. 우리에게 초인의 개념은 공은 들었으나 졸렬한 작품일 뿐이다.(…) 니체의 여러 모습 가운데 어떤 모습이 아직 남아 있는가? 인간을 탐구하는 관찰자로서만이 아니라
환멸의 전문가, 심리학자, 공격적 심리학자의 측면이다.
그리고 그 적들을 찾아내는 곳은 바로
자기 자신 안이다.
그가 고발하는 인간의 악도 마찬가지이다. 그가 약자들을 공격하는 순간 그는 자신을 돌아보고 있는 것이다. 그가 퇴폐를 공격하는 순간 그는 자신의 상태를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모든 증오심은 간접적으로 그 자신을 향해 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약점들을 공개하고 그것을 인간의 이상으로 만든다. 그가 자신을 증오하는 순간 기독교와 사회주의가 짓밟힌다. 그는 허무주의자였고, 그 사실을 시인함으로써 허무주의라는 자신의 처방을 철저하게 실천한다.
그는 자신의 적들을 사랑하면서 비웃었던 풍자가이다.
자신을 사랑하며 동시에 미워했던 그가 만일
자신의 비참함을 타인들에게 투사하지 않았더라면, 자신을 견딜 수 없었을 것이다.
그는 자신에 대한 복수를 타인들에게 한 것이다. (…) 정신적 유목민인 그는 불안정을 다양하게 보여주는 데 탁월하다. 모든 것에 찬성과 반대를 동시에 지지한다. (…) 니체는 자신의 히스테리를 펼쳐보이면서 우리로 하여금 우리의 히스테리에서 벗어나게 해주었다. 그의 비참함은 우리에게 유용한 것이었다.
(…)
우리가 느끼는 타인에 대한 혐오감이란?
우리 자신에 대한 혐오감을 돌려 표현하는 것이다.

_본문 일부 발췌(행갈이는 책방지기 임의)


☞ 전적 동의는 어렵지만(특히 '성숙한 냉소의 능력을 가진', '우리'라니;;), 적어도 니체가 저를 번제 삼아 작동시킨 모종의 기획을 가늠하는 시선엔 공감. 사실 자기 외 다른, (신도 아닌) 인간이 역겹고 지겨울 뿐이란 걸 모르는 이는 드물지 싶다(있다면 그 운명에 축배를! 플랫한 좌표평면 위에서 좋은 것만 보고 가세요오~ 어어, 그래 꽃길만 즈려밟고 걷다가 발병 나면 징징대지나 말고. 나로서는 입체가 아니면 성에 안 차. '_' 솔직히 가시밭 입체만 골라 다닌 양반들도 수다하다면 수다하니 어디 명함이나 내밀지;;). 그러니 경멸은 새삼스러울 따름. 그럼에도 불구하고 습관성 토로라면, 상투성에 함몰된 지경조차 의식 못할 정도로 지루한 축임을 자처할 뿐인 걸. 그걸 누가 말려 ~~;;


☞ '과정'으로 '거쳐', 좌초하거나 붙박이는바 없이 나아간 이. 해서 '과정'을, 과거형 곧 사전(ex-ante)으로 구별 지음으로써 방황을, '권리' 주조의 필수 여정으로 기어코 전복시키는 자. 탕자/초인 간 한끗 차이 임을 몸소 보임으로써 도약의 백짓장 맞들기를 권면하는, 도처의 보살. 불가능한 꿈이 이루어질 수 있음을 보이는 데 평생을 소진, 소신공양 등신불이 서가에 수두룩 빽빽(내 눈에만 이렇게 보이는 건 아닐 터 *_*).


☞ 그러니 그 '오래된 미래'에 접속 후 동기화 거쳐 이 세기에 걸맞도록 트랜스폼, 할 수 있잖아? 그래도 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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