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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각공간 May 05. 2021

서점일기 2021.05.05-2

사각공간 - 시간, 공간, 인간, 행간


서점일기


0505-2

설합舌盒에 담긴 말 출력 중. 우리말 '서랍'이 맞다. 다만 혀 밑에 쟁여두었단 의미로 음차로 표한 설합舌盒을 다시 빌어본다


0331(이지 싶고)

업무 차 나섰다가 복귀 중 담음.

부평 관내 오성아파트 앞에서

 모성母性 귀납 → 자연nature이라 하면 좋을지. 서로 다른 형상을 입은 영성 간 조우에서 비롯하는 경이驚異라 할까. 형언 곤란이라 하면 빈한한 이 내 사전을 핑계 삼는 것이지만, 무어라 일러도 사족인 찰나도 있으니. 꽃 그늘 아래 저 어머니, 유전轉하는 빛을 보고 계신 게 아니었을까.


 같은 날 저녁,

 할머니 한 분 지나다 들러주셔서 잠시 말씀 나눔. 덕분에 짧은 기간 출판사 마케터(솔직히 나의 재능은 채권추심과도 같은 업무에 최적화되었달까)로 자리했던 과거를 추억. 당시 출판사가 자리한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던 영천시장 內 헌책방(사실 '방'이라 하기도 어려운, 구획된 공간 아닌 저층 건물이라면 건물, 사이 좁은 통로 양 편에 서가를 두고 고물상 등에서 추려낸 책들을 꽂고 쌓고 한 세월을 바탕 삼아 '책방'으로 마름된 격) 할아버지께서 할머니 낭군이셨다고. 말씀 들으며, 쌓인 책 들추고 서가 뒤적이며 『고문진보』 건지던 날을 기억에서 건져 올림. 얼마 전 돌아가셨다 하신다. 가실 녘 되어 가신 만큼 남은 할머니도 씩씩해보여 다행. 어찌나 활달하신지 부고 전한 뒤 헌책 취급 여부부터 '기존 거래선 자신이 알고 있으니 생각 있음 닿게 해주마, 내게 수수료 좀 챙겨주고'까지 일사천리 영업. ㅋㅋㅋ 살짝 가라앉던 마음 활짝 갬. 아이고 할머니 ㅎㅎㅎ. 근처에 따님 계셨던 모양, 와서 모셔 가는 중에 명함 챙겨드리긴 함. 딱히 취급 아니하지만, 모르지 사람 인연이란. 아무튼 말씀 고맙습니다. 아마 할아버지도 저편에서 껄껄하실 듯. 할머니. 만수무강하세요오 ~ (__)


0331(며칠인지 몰라 통화목록 살피니 이날부터 몇 차례 찾아뵘)

 인근 어르신 컴퓨터 활용 관련 몇 가지 알려드린 정도. 재능기부니 어쩌니 떠들 정도는 아니다. 구청 공동체 형성 관련 사업 하나 따선 <북타운 부평> 내걸고(*고유번호증 취득) 뉴노멀 어쩌구 떠들어보자 하던 차여서 헛짓 한다고 주접 말고 이런 형편으로 가닥 잡아 끌어대야겠구나 생각. 그러고도 여즉 영상 촬영합네 어쩌네 주접 연속이긴 하다~~;; 느낀 바로 욕구와 열의로는 타의 추종 불허, 상당하신 분 적잖지 싶다. 다만 관에서 마련한 <ⓔ배움터>에 (접속)조차 어렵고 멀게 느껴지니 문제. 초입, 안내면 길은 알아서 내실 터인데. 본의와 무관하게 '코로나19 거리두기'로 소외/격차가 확장되는 사정. 이걸 좀 어떻게 해야 하는데 말이다. 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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