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공간- 시간, 공간, 인간, 행간
게임 말고는 시간을 보낼 다른 대안을 찾기 어려운 중학생들에게 흥미로운 비교과 프로그램을 좀 더 적극적으로 개설해주는 것 (…) 문화와 실기 혹은 직업 교육 (…) 영화나 연극 같은 문화 분야는 물론이고 인공지능 등 IT 분야나 직업 실무 등 다양한 분야에 중학교 2학년생들이 재밌게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 (…) 실무적으로나 예산상으로나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 학교별로 알아서 운영하라고 하면 힘들 수 있겠지만, 교육청과 지역 도서관에서 통합 프로그램을 운영해도 (…) 예컨대 영화감독 봉준호가 전국 중학생을 대상으로 온라인 특강을 한다고 생각해보자. BTS 멤버들이 자신들의 삶을 중학생들에게 이야기한다고 생각해보자. 게임보다 인기 있을 것 같다. 꼭 유명하지 않더라도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중학교 프로그램에 온라인으로 참여하는 것도 가능하다. 학교 도서관 사서들을 통해서 청소년 대상 도서의 저자 강연도 충분히 시도해볼 수 있다.
이런 프로그램들의 효과성이 입증되는 경우, 팬데믹이 종료해도 일상 교육 프로그램으로 전환할 수 있다. 중학생들의 일상적 삶이 풍부해지면서, 그들이 체득한 다양한 지식과 기술이 장기적으로 국민경제의 생산성 증대에 기여하게 된다. (…) 대입을 향한 교육행정에 드는 에너지의 10분의 1만 중학교, 아니 중등교육 과정에 사용한다면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상상력의 총자산이 바뀐다.
_우석훈,『팬데믹 제2국면』 본문 일부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