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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각공간 Nov 19. 2021

불금이니 어쩌니 따위 프레임에 갇혀 방황 말즈아 '_'

사각공간 - 시간, 공간, 인간, 행간

서점일기


싱숭생숭 바람 든 허파로 쏘다녀야 별 거 없다.

형언키 어려운 헛헛함, 바닥 쓸고 다닌다고 채워지는 것도 아니고.

어쩌다 왁자한 분위기에 섞여들면 좀 나을까 싶지만, 해봐서 알잖아요?

없습니다, 없어요. '_'

그렇지.

그리 겪어 알고 있어도.. 그래도 나서지..

그 방황 그치지 못하는 이유라면 역시, 그렇게라도 달래보는 것.

그렇게 시간을 견뎌보는 것이지.

이정선 선생의 노랫말마따나 '어쩌면 우리는 외로운 사람'

'만나면 행복하여도 헤어지면 다시 혼자 남은 시간 견디게 가슴 저리'니,

'우리 사랑을 하'는 이유 참 애처롭고, 그래서 사람은 또.. 참 서글프고 그렇다.


딛는 곳마다 발밑 푹푹 꺼져들어 허방 같고,

조심해 내딛는다고 디뎌봐야 몇 걸음 내지 못하고 경험 되풀이.

와중에도 나서라 재촉에 등 떠밀리니 아주 죽겠다 싶고

이럴 바엔 차라리, 아니 정말이지 이승과 자발적 선 긋기 감행하고플 때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런데요. 꼭 그럴 필요 없더라구요.

어지간하면 다 지난다더니 아주 그른 말도 아니고.

또 그렇게 지나면 돌이키니 어쩌니 이를 정도로 의식하고 말고 할 꺼리도 아니었구나~~

이러고 마는 경우도 적지 않고. 그렇단 얘기지요.


외로움? 그 뭐 어차피 피차 간 불가피 아닙니까.

Alone again? 그게 natural이지 않겠냐는 것.

운명 끌어안고 愛하자면, what do we do~ 체념하다가도 Do what, 뭐라도 하겄쥬.


붙임 : 책 한 장 들추어 등불 삼으면 안팎으路 트이지 않을까 싶어書 남겨봄 '_'




김형이 추운 밤에 밤거리를 쏘다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 하숙방에 들어앉아서 벽이나 쳐다보고 있는 것보다는 나으니까요.

밤거리에 나오면 뭔가가 좀 풍부해지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까?

뭐가요?

그 뭔가가. 그러니까 생(生)이라고 해도 좋겠지요. (…) 밤이 됩니다. 난 집에서 거리로 나옵니다. 난 모든 것에서 해방된 것을 느낍니다. 아니,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는지 모르지만 그렇게 느낀다는 말입니다. 김형은 그렇게 안 느낍니까?

글쎄요.

나는 사물의 틈에 끼어서가 아니라 사물을 멀리 두고 바라보게 됩니다. 안 그렇습니까?

글쎄요. 좀……

아니, 어렵다고 말하지 마세요. 이를테면 낮엔 그저 스쳐 지나가던 모든 것이 밤이 되면 내 시선 앞에서 자기들의 벌거벗은 몸을 송두리째 드러내놓고 쩔쩔맨단 말입니다. 그런데 그게 의미가 없는 일일까요? 그런, 사물을 바라보며 즐거워한다는 일이 말입니다. (…) 내 대답은 아마 이렇게 될 것 같군요. 그냥 뭔가 뿌듯해지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밤거리로 나온다고. (…) 김형과 나는 서로 다른 길을 걸어서 같은 지점에 온 것 같습니다. 만일 이 지점이 잘못된 지점이라고 해도 우리 탓은 아닐 거예요.


_김승옥, 「1964년 겨울」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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