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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각공간 Dec 04. 2021

서점일기 2021.12.04

사각공간 - 시간, 공간, 인간, 행간

서점일기



눈/손/발:길. 향하여 내는 걸음마다 새로고침 연속이니 그게 죄다 업業.

정말이지 죄업罪業 새로짓기에 여념餘念 없는, 세간의 드난살이가 아닐 수 없다.

고민? 그래 고민. 그래 진지해야지.

하지만, 사실 '고민'이란 표현이야말로 실체의 관짝.

이 표현을 '진지하게' 입에 올리는 것이야말로 세월 허송하기 그만인 포즈.

사망으로 비자발적 탈-세간까지, 여생餘生.

그때까지 저지른 과오 개선에 모두 쏟아부어도 모자랄 판이지만

새로짓는 한편 너나 할 것 없이 포즈 취하느라 허송이니 변화? 입에만 머물 따름.

입을 벗어난 '작은 실천'? 저로 플렉스하는 패션으로나 소비!

서로 간 빌어다 먹지 않을 수 없는 인위, 이에 대한 성찰이 휘발된 상태로 대체..


해서 지상의 변화는 항시 입 없는 것들이 주도(그러나 그 사시사철 변화마저 압도하는 인위).

그리고 이를 살펴 닮고자 하는 이들이 따르는 것으로 겨우 흐름, 말하자면 명맥命脈 유지.

바람직하다 싶은 바를 자기 삶으로 관철, 일로매진.

그저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과업 수행 연속할 뿐.


이들로 세상이 깨끗하니 어쩌니 떠들길 거듭하고 싶지 않다.

표현이 진부하고 해묵어서? 따위 아무래도 좋다. 무슨 상관이랴.

오히려 '의인義人'으로 배첩, 제 관념의 벽에 액자(프레임)로 걸어두고

자신과 무관한 소수로 거리 두며 구경 삼는 게 문제.

가책하는 양심을 외면하기 위해 의인을 단에 올리고,

경외로써 제 가증스러움 감추니 이편으론 죄 보수 아닌지.

찻잔 속 일상이 출렁일까 두려워 변화 기피.

기피하는 모습을, 진지한 고민으로 연기할 정도로

이런 데 아무렇지 않을 정도로 약아빠진, 시대의 소시민.

소비사회의 시민성.



내 꼴이 참 말이 아니구나.

말이 아닌 꼴을 말로써 보이려니 그야말로 점.입.가.관.

서로 간 알수록 가경佳境커녕 지옥인 타인이라지만 이거 원 이래가지고야 어디.

결국 인피人皮의 울타리 두른 이 '나'라는 좁은 지경이야말로 굴레 임을 깨달아

풀어헤쳐[解] 벗어나지[脫] 않고는 가꾼다고 가꾸는 안뜰에 편벽의 잡초만 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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