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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일기 ─ '다른 세계'로 열린 '입술'

사각공간 - 시간, 공간, 인간, 행간

by 사각공간
20220817_202900.jpg 채호기,詩 「너의 입술」中




어느 한때 나는

'너'도 하나요, '입술'도 하나이니, 닿는 '세계'도 하나인 줄로만 알았다

'네'가 사라진 자리에 쉬어가는 사람들을 마주하면서 알게 되었다

'너'를 입고 앉은 사람들을 보고나서 나는, 깨달았다

자리가 만드는 '너', 애당초 내가 마련한 자리였을 뿐

'입술'이 '입술'로 윤회하는 동안 무수히 나고 죽길 거듭하는 말

그 속에서 '너' 또한 윤회를 거듭한다, 그뿐이다

나의 '세계'는, 점·선·면으로 '다른' 공간을 구축 확장하더니

이제는 한 점 핵산으로 줄여갈 모양이다, 덧없구나

소실점을 종착 삼는 인간種의 삶은


그러나 출구와 맞닿은 '입구' 앞에서 이제 머뭇대진 않으리

이 하나를 깨치려고 나는, 너ⁿ와 함께였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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