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존재의 스멜~
봉준호, 영화 기생충

사각공간 - 시간, 인간, 공간, 행간

by 사각공간

smell like 지·옥·고


21세기형 인면수심人面獸心의 프로토타입이라면 18세기 등장한 '인격화된 자본' 아닐지. 약육강식의 먹이사슬을 질서 삼는 자본제이지만 어쨌거나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으니 이르는 말. 그런데 이 기형은 태생이 쌍생아. 그러니까 빌어먹는 기생충으로서의 '인격화된 자본'만 출현한 게 아니라는 말. 대척에선 무산자 계급 역시 금수禽獸 돌변 가능한 DNA 변화 겪은 바라는 것. 유사 인류 '인격화된 자본'의 횡포가 극에 달할 즈음 등장한 금수-어벤저스의 활약은 역사에 기록된 바이다. 어벤저스 정체는, 인심人心 회복 위해 獸面 뒤집어쓰길 불사한 개인들. 지금이라고 다르지 않으니 단지 상시로 드러나지 않을 뿐. 월권越權 불허不許 상명하복 위계 배후에 자리한 자본 서열을 몰라서, 그 불합리를 수긍해서 잠자코 있는 게 아니라는 것. 업무로 구획된 경계, 공公/사私로 갈음하는 안쪽의 사정과 바깥의 형편 간 구분과 상호 불가침만 인정되는 선이라면 자본주의 미소 장착 유지(출퇴 불명확/시간 외 카톡 업무 지시 등으로 침해 일삼으니 이에 소진된 개인들 퇴사원 제출 러시. 이는 실상 금수-어벤저스 출현 가능성 징후이기도). 이는 제 영역을 의식, 그 경계 안팎의 활동을 자의로 통제하기에 가능. 이로써 이루는 것이 갑/을 양편의 균형(기울기를 문제 삼지 않는 선에서의 균형). 궁극적으론 불합리한 대로 잇는 편이 말 그대로의 일상日常 그 자체를 출렁이게 만드는 편보다 부담 덜 하기 때문. 눈에 차지 않는/충족되지 못한 제각각의 욕망 수위는 시장 거래 통해 조절. 소확행에서 탕진잼에 이르는 욕구 충족의 축소지향 한편에서 성매수 등 말초 자극 중심의 음성 거래 블랙마켓이 자리할 수밖에 없는 배경. 비주류/하층 구별을 선명하게 인식하는 계급의식을 흐리는 장치로 읽을 수도 있겠다. 자본제 미니멀리즘에 의해 변용된 안분지족/안빈낙도.




그런데 양편 모두 의도치 않은, 뜻하지 않은 균열 발생. 인공人工/인위人爲를 넘어서는 자연自然 앞에서 인간은 여전히 제 무력함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으니.. 의식 통제 범위를 벗어나는 이를테면 냄새 앞에서 사람은 쾌/불쾌의 반응. 자연을 구성하는 일개 종種으로서의 본성 표출, 곧 고스란히 폭로되고 마는 수심獸心이랄까. 작중 '박사장'(이선균 분)의 표정. 차키를 집어 올리며 일그러지던, 그 표정.


평소라면 막연하게 느꼈을, 어울리지 않는 어울릴 수 없으리란 감정. 이를 여실히 실감, 제 눈으로 확인한 데서 이는'기택'(송강호 분)의 분노. 생래적 화인/낙인, 제 영혼을 인두로 지지는 현장을 목격한 기분이랄지. 지워지지 않는 낙인, 그로써 섞일 수 없음을 명확하게 인지하는 순간의 선택. 심연에 잠긴 채로 있던 갖가지 감정들이 모멸감으로 뭉쳐져 의식 위로 떠오르는 순간, 펑! 폭발은 당연한 수순. 수심이 불러일으킨 수면獸面의 카니발. 짐승의 시간, 도래.




합리적 인간 서사를 복원하려면 양편의 불행을 초래한 이 우발적 사건의 배후 역 탐색이 옳지 않을지. 이르자면 폭우로 인해 제 세간이 모두 까발려지고 마는 그야말로 속수束手여서 무책無策인 상황에 노출되는 경험을 자주 겪는 사정과, 이를 인간 통제 범위로 끌어들여 관리하는 데서 지내는 형편을 인식하고 여기서 서로 간 거리를 좁힐 수 있는 방편을 고민하는 데로 나아가는 것.


저마다 처한 지·옥·고에서, '박사장'과 같은 이들이 점한 지위를 차지하는 꿈을 설계/계획/실천? 이를테면 '기우'(최우식 분)의 다짐과도 같은 접근은 유효,할까!?


판도라의 블랙박스는 개봉된 지 이미 오래. 먼 시간 건너 타전되는 소리에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지 모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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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감독상/각본상/국제장편영화상 수상 축하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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