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공간 - 시간, 공간, 인간, 행간
형제자매 여러분, 하나님께서는 여러분을 부르셔서, 자유를 누리게 하셨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그 자유를 육체의 욕망을 만족시키는 구실로 삼지 말고, 사랑으로 서로 섬기십시오. (13절)
육체의 욕망은 성령을 거스르고, 성령이 바라시는 것은 육체를 거스릅니다. 이 둘이 서로 적대관계에 있으므로, 여러분은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없게 됩니다. (17절)
그런데 여러분이,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살아가면 (…) 열매는 사랑과 기쁨과 화평과 인내와 친절과 선함과 신실과 온유와 절제입니다. 이런 것들을 막을 법이 없습니다. (18-23절)
_개신교 성경(새 번역) 갈라디아서 5장
옳다. 나침羅針이 가리키는 의義를 향할 때에나 불완전한 사람은 인자무적仁者無適 상태에 겨우 이르게 됨이지(속인俗人으로는 어쩔 수 없이 무상無常을 벗을 수 없어 이 상태, 잠시 언뜻 보이는 데 그치고 마는 경우 허다하겠지만. 하여도 이 일면 고수하고자 애를 쓸 수는 있으니, 이를 점수漸修라 한다면 돈오頓悟와 따로이지 않음을 이렇게 이해하여 볼 수도 있지 싶다). 그리고 이러한 때 그이의 실천/행보 중에 맺으니 '열매'이리라. 의義의 오체투지五體投地 그리고 이를 통해 이루는 것. '이런 것들을 막을 법은 (세상에) 없'겠지. 옳다.
용기 있는 삶을 선택하기 위하여 우리는 진리의 의미를 추구하고 묵상할 필요가 있다. 현실은 진리의 첫 번째 원리로, 인간이 된다는 것은 우리의 인간성과 현실을 서로 잇는 것을 의미한다. 즉 꿈·환상·이념·현실의 위협에서 폐쇄적인 외로움을 떨쳐버리는 걸 의미하고, 타인과의 관계를 향해 나아가는 선택을 의미한다. 인간이 된다는 것은 우리의 과거와 함께 우리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고, 타인의 모습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또한 인간이 된다는 것은 역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고, 두려움 없이 자신을 더 개방하고, 더 많이 이해하고 타인을 더 많이 사랑하기 위해 일하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이 된다는 것은 현실에 부딪쳐 나약해지거나 그 실체에 분노하는 것이 아니다.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현실에 억지로 모양을 짜 맞추는 것 또한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하나의 개인으로, 또 하나의 종種으로서 모든 이의 선善을 위해 진화해야 하는 것이다.
(…)
왜소해지고, 병들고, 늙어가고, 죽는 것은 우리가 힘을 잃어가는 단계들이다. 우리는 이 단계들이 반생명反生命 anti-life 적인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를 부정하려고 한다. 만약 우리가 우리의 약함과 죽음의 현실을 부정한다면, 항상 힘 있고 강력하기를 원한다면, 이것은 우리 존재의 일부를 부정하는 것이고 환상 속에 사는 것이다. 인간이 된다는 것은 강함과 약함이 공존하는 지금의 우리 모습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현재 있는 그대로의 상대를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것이다.
_장 바니에, 『인간 되기』 中
회자되는 말처럼 인간은 어쩌면 영영 고쳐 쓸 수 없는 존재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서로를 끊임없이 일깨우기에 과오를 거듭하는 속에서도 반성 또한 부단히 이는 것. 이로써 인간은 당장의 현실에 붙박이지 않고 역사 이루는 것. 낱낱의 존재가 마주하는 죽음으로 끝맺지 않고 종種 진화를 연속하는 것. 결국 불완전한 존재로 면도날 위와 같은 좁은 길 걷는 위태로움으로부터 안전 구하는(적대가 아니라) 불위不危 위한 성찰은 서로를 살펴 다독이는 지피지기知彼知己에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책을 가까이하는 이유 아닐지(이 또한 책을 통해 배운 선현을 비롯한 안내자들의 가르침임은 물론이다).
자유는 무엇인가? 러디어드 키플링(정글북의 저자로 영국의 시인이자 소설가 ─ 역자)의 시 일부를 읽어보자. 이 시의 제목은 「만약 If」이다.
"만약 당신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냉정을 잃고 당신을 원망할 때 당신이 부끄럽지 않다면,
만약 모두가 당신을 의심할 때 당신 자신을 믿고,
그들이 의심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면,
만약 기다릴 수 있고 이 기다림에 지치지 않을 수 있다면,
혹은 거짓이 들리더라도 그 거짓과 타협하지 않을 수 있다면,
혹은 미움을 받아도 미워하지 않는다면……."
자유란 진리의 자유를 말한다. 예수님은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해주리라"라고 말씀하셨다.
자유의 결핍은 두려움과 같다. 현실에 대한 두려움이며, 다른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이다. 자유가 결핍되었다는 것은 망상과 선입견, 때로는 거짓에 매달린다는 의미다.
_같은 책
진리 veritas가 mea 그러니까 나의, 빛 lux이라 이를 수 있음은 이처럼 그 '진리로 인하여 내가 자유함을 얻기 때문', 실감하기 때문이겠다.
사람은 인정 구하는 가운데 만인 간 투쟁 상태를 촉발시킬 수 있는 힘을 지닌 존재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그런 한편 먼저 이해하고 받아들임으로 해서 사랑할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한 것. 어느 편이든 변화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공리[共:利] 만을 따져도 후자를 택하여 애를 쓰는 편이 훨씬 모두에 이롭지 않을지. 물론 그에 이르는 과정, 길고 오랜 설득을 요하니 지난하다. 그러나 필요하다.
침잠沈潛, 차분히.. 가라앉히는[침沈] 함께 잠기어[잠潛] 내면 가운데 자리한 이성理性 붙들[착着] 것.
가벼움[경輕] 데불고[솔率] 함부로 이르는 어리석음을 경계.
삼가愼, 새기고 거듭하여 새길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