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공간 - 시간, 공간, 인간, 행간
무관심의 엄동설한, 소외의 비애를 토로할 법도 하건만
저가 자리한 곳, 뿌리내린 그 자리에서 묵묵히 다만 견딜 뿐.
물과 양분 부지런히 실어 나르며 기어코 밀어올리니,
봄.
자그마한 삶이 꾸리는 장엄莊嚴 앞에 절로 숙연.
바야흐로 봄,
도처到處에 만발滿發이니 다름 아닌 자존自存,
의지하되 의존 않는 자존自尊 만개萬開의 봄이로소이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자마자 시간이라는 폭포에서 떨어진다. 사람의 삶이란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것처럼 잠시도 머무를 수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렇게 떨어지면서도 어디 한번 잘살아보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다. 좀 잘 살았다고 하면 '그때는 참 좋았어', '제법 살맛이 있었지'라며 두고두고 얘기를 한다. 이런 사람은 죽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이다.
_박영호 엮음, 다석 류영모 어록 『제나에서 얼나로』 中
죽음이란 줄 것을 다 주고 꼭 마감을 하고 끝내는 것이다. 줄 것을 다 주고 위로 올라가는 것이 죽음이다. 돈이 있는 사람은 모은 돈을 주고, 아는 것이 있는 사람은 아는 지식을 주고, 그래서 줄 것을 다 주면 끝을 꼭 맺는다. 사람이 이 세상에 나온 것은 모을 것을 모으고 알 것을 알아서 이웃에게 주고 가려고 나왔다.
_같은 책
붙임: head 삽입, 오늘 아침 서점 나오는 길에 담아온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