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뺄셈 (feat.사회적 거리두기)

사각공간 - 시간, 공간, 인간, 행간

by 사각공간

자귀의自歸依, 관계에 지치고 힘든 이들이여 저마다 제 처소 곧 자기 자신으로 돌아갈지니. 무거운 짐 지느라 수고하셨습니다. 그러니 각자 스스로를 위로합시다. 효도만 셀프이겠습니까, 마음 케어도 셀프. 먼저 내'가 다독이고 돌봐야지 어쩌겠어요.


지.리.멸.렬 클리셰인 일상. 이에 자맥질 거듭하던 모단-뽀이/걸들이라면, 절/차/탁/마 하느라 소진된 자아 돌보기에 딱! 좋은, 그야말로 내면 침잠沈潛 돌(我)보기 더할 나위 없는 시기. 이르자면 시즌2)본질탐구생활


실연/이혼 등의 개인사이든 일로 엮인 관계에서든, 피로한 당신에게 필요한 것이면 당장은 지푸라기여도 잡아야지요. 한낱 신기루요, 지푸라기임을 지각하는 선에서 멎을 줄만 안다면야, 과하게 몰입 않고 지속하여 쫓지만 않는다면야 작금의 처지(낙심/분노/불안/비탄 등등의 갖가지 심경) 벗어나는 데에는 분명 도움이 될 듯.


흐릿한 자아상은 그대로 두고서 당면한 외로움 벗자고 사람들 속으로 달아나봐야 체념 아니면 염증 내지 혐오와 합방할 공산公算만 키울 따름. 어차피於此彼 피차彼此 간 빈번한 거래[去來] 후 남는 것이래봐야 빈 손[空手]. 해서 공수래空手來 공수거空手去인 마당이니 처음부터 무리하지 않기. 너무 애쓰지 말 것. 힘 내세요~ 말 들으면 오히려 힘 덜기. 인생 장기전 스트레이트만 내지르다가는 이내 지쳐 나자빠지기 십상. 주먹 가볍게 쥐고 잽을 연마해야지. 그러니 힘, 그만 내고 빼요 '_'




다만, 법귀의法歸依.


나는 아마 어지간히 인생의 제행이 싱거워서 견딜 수가 없게끔 되고 그만둔 모양이오. 굿바이.

_이상, <날개>


한번 제행諸行의 무상無常을 엿본 이, 차라리 축복. 인생이 실은 면도날 위를 걷듯 아슬아슬한 것이었음을 뚜렷하게 실감한 바이니. 그 경험, 낱낱의 세포에 스밈은 물론 뼛속 깊이 그야말로 각인된 바여서 사는 내내 되살려 음미 가능. 이로써 돌이킬 수 없는 과거를 과거로 의식하여 맺음으로써[結] 자명하다 여기던 이전(자신.etc)을 애도/결별, 그에서 새로이 구축.


(…) 양인들의 '있음'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음이고 '점유하고 있음'이다. 그들에게 '있음'은 곧 '소유'이다. 그러나 우리의 '있음'은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버리고 가는 잠깐 동안의 있음이다.

_이기상, 『이 땅에서 우리말로 철학하기』 중


제법무아諸法無我이니 도처到處가 처소인 동시에 무주처無住處. 속한 중에도 미끄러지길 거듭하니 어울리려 애를 쓰지 않아도 어울리겠고, 섞이지 않겠다고 울타리 두르지 않아도 도드라지니 화이부동和而不同 절로 실천.


바람결에 떠도는 가당치도 않은 말 한 마디를 들으면, 갑자기 나의 평생을 크게 의심하며 나를 비방하는 사람의 말을 믿는다. 나는 그가 왜 나를 믿지 않고 저들을 믿는지 그 이유를 안다. (…) 그가 듣고자 하던 바와 크게 달라서 싫어하는 것이다. (…) 반드시 발끈하고 화를 내며 낯빛이 변하면서 곧바로 '어찌 그럴 리가 있겠소?"라며 따진다. (…) 어진 자라야 인仁을 알아보고, 지혜로운 자라야 지智를 알아본다고 하지 않는가?

_초정 박제가, <만필漫筆>


호사다마 ~ 새옹지마 ~ 세상만사 ~ so ~ so ~


그렇다면 오직 대중을 따라야 하는가?
아니다. 마땅히 이치를 따라야 한다.

_혜환 이용휴, <수려기隨廬記>


그저 의義에 기대어 무엇보다 먼저 그를 구하는 데에만 집중할 일.

서울 서울 서울? 아니 쏘울! 쏘울! 쏘울! ~ 아름다운 내' 쏘울.

어차피 서울 아닌 쏘울이 최종 기착지면, 의義에 기대어 걷는 길[道] 위에서 자빠져도 코 닿게 마련 '_'



붙임. 1 : Head 삽입, Photo by Cindy C on Unsplash.

붙임. 2 : 박제가, 이용휴 글은 북드라망 출판,『낭송 18세기 소품문』에서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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