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정가제 2 (유통)

사각공간 - 시간, 공간, 인간, 행간

by 사각공간

2. 유통 영역


가) 대형서점(온/오프)


→ 소위 '규모의 경제' 출현은, 능률과 효율을 각각의 축으로 가성비價性比를 가늠하는 자본제 하 필연. 필요에 의해 자리하게 마련이고 환원될 수익을 셈하는 데 바쁜, 조직. 그러나 조직을 이루는 구성 성분이 사람인만큼 인간의 얼굴을 하고 있음 또한 당연하다. 그러니 규모로 따져 자본 집적/축적 이루는 데 혈안 된 악의 축으로만 여김은 외려 유아적 발상에 불과. 이쪽 또한 정가제 전후, 차이를 가늠할 수 있겠다 싶어 일러두는 것.


정가제 이전 온/오프 대형서점 간 경쟁은 할인 중심으로 대동소이한 형편. 이것이 정가제가 자리하면서부터 독자인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도서에 집중, 그를 부각하는 형태로 변화한 것을 나름 긍정적 효과로 평할 수 있겠다. 이는 다시 도서를 비롯한 각 부문에 특화된 인재 확보 경쟁으로 잇기도 하였을 터.

게다가 과거 스토리텔링에서 에디팅 등으로, 또 장기 불황이 드리운 그늘 속에서 다시 보란 듯 과거에 변화 가미 피어난 뉴-트로는 물론이거니와 팬데믹으로 마주한 뉴-노멀에 이르기까지, 정말이지 숨 가쁘게 달음질 중인 21세기 인류가 저마다 읽고 쓰는, 창의의 기본 활동 로그 공간을 구축/마련하기도 하였으니(포털 업계야 더 말할 것 없겠고). 자본을 들이지 않을 수 없는 곳에, 모인 자본이 쓰였으니 어쨌든 그 나름 역할과 기능은 수행하는 편.


다만 주류主流는 힘이 세니 수익을 셈하는 형편은 늘 목마르다. 14년 정가제 도입기엔 시장 규모 대폭 축소를 우려하며 반대했다. 당시 예상하던 바에 미치지 못하는 성장세라고 생각지는 않는데.. 해당 사업체 경영진은 또 어떨지 모를 일. 그러나 객관으로 따지면 시장 규모 대폭 축소 우려는 그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보아야 하지 않을지. 이를 뒤집으면 당장 불거진 소비자 불만이지 않나. 아무튼 양편 모두 값을 主로 삼아 살피고 있음이고.


그러고 보니 절판본을 다시 펴낸 달지 흥미로운 기획도 선 보인 바 있다. 그러나 업業으로 꾸려간다는 게 매번 새로울 수야 없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전 <생산> 영역서 언급한 바 있지만 리커버와 굿즈 등의 옵션으로 속칭 현질 유도와 이를 통한 운영 수익 도모. 글쎄 이게 독서의 본질에 충실한가 하면 잘 모르겠다;; 독서의 본질이 뭐냐 되물을 수 있겠는데 당초 물욕物慾에 휘둘리는 인간形과 독서가 어울립니까?! 나는 아무래도 모르get어요. '_'




나) 동네/독립서점


→ 굳이 구분을 하자면, 우선 독립출판물을 중심으로 다루는 소위 독립서점은 실상 현행 도서정가제와 무관하다. 대개의 독립출판은 숱한 저자의 탄생을 견인, 제각각 소량 생산한다. 매뉴팩처의 전형을, 빌리긴 하여도 온전히 속하는 것도 아니다. 다품종 소량 만을 나름의 특징으로 여겨 차별화 이뤘다 하긴 어렵겠지만. 아무튼 사정이 이러하니 독립출판물 한 종이 전국 모든 독립서점에 들여져 진열되는 자체가 드문 형편. 그러니 어느 독립서점서 특정 종을 할인한다고 더 많이 팔리는 것도 아니요, 다른 곳서 동반 할인하게 되는 것도 아니고 딱히 그럴 이유도 없다. 일부 영향받는 독립출판물 있겠지만 전반적으론 무관하다는 얘기(그 정도 판매고 올리는 경우라면 벌써 기성 시장 진입).


이런 독립서점이 일반 동네서점과 마찬가지로 정가제 그늘에 드는 경우는 기성 출판물을 취급하는 때이다. 이는 대부분 각 지자체 내지 교육청 산하 도서관 등 기관 수의隨意로 도서를 납품하게 되는 경우를 이름. 작은 서점을 꾸리는 처지에서 이런 건은 월 임차료를 비롯한 고정비용 상쇄에 상당히 주된 부분을 차지한다. 이는 도서정가제와 동네서점에 대한 관심과 지원 아니었으면 당초 꿈도 못 꿀 일이었음을 상기하자. 그리고 (여기 브런치에서도 몇 번 언급한 바 있지만) 해당 건으로 집행되는 재원이 혈세라는 점 또한. 그런데 이를 깜박함도 아니고 아예 별생각 없는 서점주가 적지 않아 외려 당황스러울 지경. 이를 당연시하며 운영 수익 도모까지 바라는 기성 서점주 중심의 무늬만 협동조합 같은 이익단체는 물론이거니와 그저 '혜택' 운운에 그칠 뿐인 독립서점주 모두 반성해야 마땅. 당연한 게 아니다. 엄연히 계약이고 마땅히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 단지 서점이라는 간판을 걸어두었다 해서 누려 마땅한 혜택이 아니라는 것!


자신이 생각하는 서점에 대해 앞세우는 말만큼, 해당 납품을 수행함에 있어서 또 그 외 독자와 함께 만들어간다는 독서 활동 등에 임하는 것이야말로 당연한 책무 임을 상기하고 지켰음 한다. 어떤 분야 어떤 일이든 마찬가지, 상식이라면 상식이겠는데 그 반대 입장을 디폴트 값으로 안고 있는 형편이니 한심하다는 것이고. 제가 취급하는 재화/서비스를 소비/이용자에 잘 전하고자 먼저 숙지, 이는 민·관뿐 아니라 인간사 기본이지 싶은데. 백번 양보해 '혜택'이라면, 도서관을 예로 도서관이라는 기관 소비자와 그 너머 최종 이용자에 최상은 못해도 최선은 수행해야 하잖나?! 평소 이런 책임/책무에 대해 생각지 않은 양반들이 타인에게 책을 전하는 서점, 어불성설이라면 과언일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생각만 앞세워 그를 중심으로 자영, 꾸리려면 그 혜택에서 물러서든지 아니면 아예 다른 업종 종사해야 하지 않나 싶다. 세금을 무겁게 여기는 이들이 공무를 비롯하여 공공성을 필두로 내세우는 편에서 일을 감당할 수 있고 그래야 하잖나 싶은데.. 책임이 뒷전이니 보여주기 식 단발성 행사를 연속하고, 물욕 자극 굿즈 생산 등으로 혈세 축 내는 데 부담 느끼지 않는 게 아닌지. 로컬을 필두로 하지만 실상 지인 네트워크 혈세 나눔을 공인公認하는 무대는 아닌지 성과 분석, 아니 감사監査 받아야 하지 싶건만. 일관된 맥락 없이 그저 때마다 돋는 흥취로 본인만 플렉스하고 마는 아류는 구분해야 잠재 독자가 갤러리&들러리 되고 마는 형편은 그래도 피하지 싶긴 하다.


그러거나 말거나 독서 문화 양성 내지 장려와 무관한 형편으로 과연 장래를 가늠할 수 있을지. 아무리 굴려도 사즉생死卽生 말고는 답이 아닌 듯. 그러니까 명실상부名實相符 곧 그렇게 이르는[名] 바에 부합符合하는 기능과 역할을 실實로 그리고 제대로 수행하였음이 실적으로 따라야 근거로 삼을 수 있는 것. 혈세를 재원으로 집행하는 사업 또한 이런 활동 성과를 기준으로 판단, 접근해야 마땅하지 싶다(부평구립 도서관 경우 지난 8월 서점 간담회 자리에서 이를 차차 적용하리라 밝힌 바다. 이 당연한 걸 하는 데에도 이해당사자인 서점주를 불러 그 사정을 청해 들어야 하니 공무 담당 또한 고단함이 극에 이르는 업業이 아닐 수 없다;; 정가제 관련 글로 옮기며 서점 부문에서 특히, 성토의 장 비슷하게 되어 버린 데에는 이 날 풍경도 한몫 했다. 좀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원;;). '실핏줄'이니 '문화거점' 등 거론하며 감정에 호소한다고 여론이 바뀔 성싶지 않고. 정가제 그늘 아래 책무 수행에 게으른 형편들을 여럿 목격(수 차례 거듭하였을 일임에도 계속해서 '몰라서~' 운운,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상 면책이라면 혜택이자 특혜일 듯)해서인지 나로서는 그저 공정한 판이기만 해도 좋다 싶다.




다) 도매처(북X 등)


→ 일부러 숨은 건 아니나 보이지 않는 데서 정가제 실리를 십분 누린 형편이랄 수 있겠다. 지역에 자리한 소규모 동네/독립서점에서 다종다양의 기성 출판물을 소비자 니즈에 부합하는 형태로 들인다는 것은 당초 무리. 때문에 현매(현금 사입)를 기본 조건으로 하는 것이 유리함을 넘어 그럴 수밖에 없는 출판사와 직거래를 맺는다?! 꿈같은 일이다. 서로 간 아니 출판사 입장에서 불편은 물론 서점의 아쉬운 사정을 감안하여 줄 때에나 겨우 가능. 따라서 기성 출판물을 들이고자 하는 소규모 서점이라면 대개 도매처를 이용. 이때 대규모 도매처에서 서점 간 차등 적용하는 공급률 두고 견해차 빚곤 한다. 도매처의 형편과 사정, 그러니까 소량을 지역으로 배송하는 데 따르는 물류비 등을 감안하면 이해하지 못할 건 아니다. 다만 각 출판사에서 해당 도매처로 출고 당시 출고율에 비하면, 현행과 같은 (도매처에서 제시하는) 계약/거래 조건 하 공급률은 아무래도 과하다. 물론 소매상인 소규모 서점의 도산 등의 리스크(예의 그 어음 돌리던 시절 심심찮게 벌어지던 일. 어음 도래 시점에서 부도/도산, 그간 공급했던 도서를 실물은 물론 대금도 받지 못한 경우 있었다. 이를 이용, 고의 부도 > 파산 의심 자아내는 경우도 존재했고)를 근거 삼을 수 있음 또한 이편에서 짐작하여 감안하기도 하지만. 하지만 이는 이미 대개의 서점 그러니까 소매 서적상과 계약 시 담보/보증 요구부터 선금 내지 한도(판매와 관계없이 지닌 재고의 일정 %를 매달 지불하는 형태) 등을 조건으로 하며 충분히 갈음한 바라 여김이 마땅한 게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균 75%를 상회하는 공급률, 출판사에서 55%로 받으면 평균 20%가 도매처 이윤인데(이것이 또 고스란히 출판사에 흘러들어 가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고;; 여러 출판사에 안분, 출판이 시장 논리에 휘둘리지 않게끔? 나름의 역할하고 있지 않는가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나의 바람이지 실제 어떨는지는~~;) 소매 서적상인 서점 입장에서 이미 체계로 자리한 형태를 이용하는 부담 치고는 과하다. 어떻게 보아도 과하다;; 특히 위탁 아닌 선금 등의 조건이라면 사실 현매와 다를 바 없는데 이상과 같은 공급률을 고수하는 것이야말로 어불성설일 것(이것이 송X-X터파크가 사라지고, 교X문고가 들어서며 다시 변화를 맞았다. 개인적으론 좀 재미나게 돌아간다 싶다 ㅎㅎ).


사견인데 일본의 동판/서판 골조만 따와 아예 공공화를 추구하면 어떨까 싶기도 하다. 인터넷 서점 물류에 단기 인력으로 잠기는 층에 저임이나 그래도 안정된 일자리를 제공하게 될 듯도 하고(AI 로봇 대체 시간문제라고 하지만 그렇다면 기본소득+유효수요창출 개념으로 인력 세팅 가능하지 싶은데).




붙임: 정가제의 폐해라며 작가 입지가 좁아졌다든지 사라졌다는 견해도 본 일 있는데 솔직히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오히려 대형서점의 기업형 중고도서 판매 체계를 문제 삼아야 하지 싶은데;; re-sale의 회전 빈도가 높아도 작가에게 돌아가는 인세는 전무全無. 버젓이 시장으로 형성된 마당에 정가제 때문에 작가 피해라니 음.. 모르겠다.

차라리 독립출판 등이 돌파구 아닐지. 물론 데뷔가 목적인, 자비출판의 변형을 의심케 하는 경우 또한 숱하다. 그러나 그리 많으니 오히려 낭중지추囊中之錐, 송곳처럼 뚫고 오롯할 수도 있겠지. 당초 글을 쓴다는 자체가 경輕을 솔率하길 멎고 내면에 침沈하여 착着. 그러니까 가벼워 휩쓸리기 쉬운 형편 가름끈을 닻처럼 붙들고 활자가 가리키는 내면으로 가만히 가라앉는게 독서 활동에서 얻는 유익 가운데 하나이며 으뜸이지 않나. 제 마음 편하자고 나름 연마하다, 동병 앓는 처지들에 뜻밖의 전범典範 되는 것. 출판에 이르는 여러 갈래 가운데 하나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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