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일기장
나는 어쩌면 매우 순수하고 정결한 행복을 찾으려 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정결한 행복보다는 매일을 조금은 아픈 행복을 찾아야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매우 행복하며 슬퍼하고, 매우 슬픈 와중에 행복하니까. 정결한 행복에는 매우매우 정제된 슬픔이 섞여있을 수밖에 없다.
누군가를 가르치려는 일이 참 고달프다. 애정 없는 비평은 비겁하다. 비평을 핑계로 누군가의 글을 비난하고 재단하지 않기. 나는 지금까지 정결한 행복을 찾아왔을지도 모른다. 인생이 정말 별 것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런 일들을 해왔을지도 모른다. 매일은 치열하게, 인생은 흘러가는대로 산다는 의미는, 매일을 나를 위해 살아가야한다는 말.
내가 서있는 자리는 폐허가 될 것이다. 내가 숨 쉬는 공기는 재가 될 것이고 지혜는 고통을 통해서만 얻어지는 것 같다. 누군가의 섬세함은 오로지 고통을 통해서만. 그러니 매우 친절한 사람은 매우 고통받은 사람이다.
나와 잘 지내는 법. 복잡한 작동법을 지닌 사람일수록 더더욱 외롭다는 말처럼. 우리는.
익숙한 고통은 견딜만 하다. 그게 참 웃기다. 감기에, 독감에, 코로나에 여러 번 걸리고 난 후 앞으로 어떤 과정을 견뎌야하는지 안다는 게 사람을 버티게 해준다. 며칠 뒤면 괜찮아질거라는 희망이 그 고통을 견디게 해준다. 우리에겐 현재밖에 없는데도 우리는 계속 미래를 꿈꾼다. 미래를 꿈꾼다는 게 모순적이면서도 그것이 사람을 살게 한다. 그게 참 우습다.
오늘 하루는 감기로 열병을 앓았다. 정성을 들여 샤워를 했다.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자면서 앞으로를 위해 살아간다. 그런데 그러지 않으면 어떻게?
어떻게?
사람은 자신의 일기장에도 거짓말을 쓴다. 고통스러울 정도로 외로운 동물이다. 우리는 정말로 외로운 동물이다.
다큐멘터리를 본다. 살아가는 것. 소멸하는 일. 종교가 있으면 참 편리한 일. 우리는 무의미를 참지 못하는구나. 그러면 어쩌면 이 세상은 커다란 무의미가 아닐까. 우리가 가장 무서워하는 일은 그저 우리는 아무 이유 없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 아닐까. 인간은 특별하다고, 우리는 다른 동물과 다르게 존재하는 이유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이성이었고, 과학이었고, 종교였지 않을까. 모든 것에는 장단점이 있다. 그러니까 우리의 생존 방식은 의미가 있다고, 절대적인 의미를 찾아가고 믿는 것이 생존법이었을지도 모른다. 모든 것은 무의미하다. ‘인간다운 것’ 이런 것은 그러면...
그런데 의미를 만들고 믿어가는 일이 인간의 생존 방식이라면, 나도 그래야하는 것일까. 그렇게 진화한 것일까.
어려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