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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 이반(民心 離反)

-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를 복기하며

by 네모

흔히들 정치와 관련하여 통치자, 권력자의 실정(失政)때문에 국민이나 백성이 국가나 정부에 대한 불신으로 등을

돌리게 되는 현상을 가리키는 대표적인 표현이 바로 '민심 이반'이다.

어제 서울의 스물 다섯 개 자치구 중 하나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있었다.

결과는 현재 야당의 압승!


선거 결과로 국정감사장에서 청문회 도중 줄행랑을 쳤다는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오늘 '자진사퇴'를 선언했다.

자신의 과오나 부적합성이 아닌 '대통령과 집권 여당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하는 차원'이라며.

정부와 여당측 입장은 전국 자치구 중 하나의 보궐선거에 불과하다며 애써 선거 결과의 의미를 축소시키고 있다.

요즘 항간에 떠도는 시쳇말로 '정신 승리'를 외치는 양상이다.


그렇다면, 이번 강서구 보궐선거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

언론의 떠도는 말로는 '현 대통령의 중간 평가'라고도 하고, 집권 여당까지를 포함한 말로는 '정권 심판론'이라고도 한다.

나는 바로 '민심 이반(民心 離反)'이라고 생각한다.

국내외 산적한 정치·경제·사회·문화적 문제가 많은데, 통치자는 자신의 존재감 확인을 위해 끊임없이 '해외순방'이라는 이름으로 애써 국민의 혈세를 들여 꾸민 집무공간을 떠나 해외로 해외로만 나가신다. 다 외교에 힘쓰는 거라 하겠지만.

한 번 나갈 때마다 구설수에 오르고, 외교적 결례를 서슴지 않더니만, 이제는 국내 이슈가 차고 넘쳐서 외교적 스캔들은 국민들의 이목을 끌기엔 부족한 듯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아니 그런 거창한 용어를 들이대지 않고서도 '먹고 사는 문제'인 경제가 매우 심각하다.

여러 경제 전문가들은 다양한 언론에 나와서 경제의 심각성을 한목소리로 이야기한다. 그러나 정작 민생을 챙겨야 할 정부와 여야 정치권은 자신들의 밥그릇 싸움에만 눈이 멀어 있다.

당에서 자신들의 공천권을 놓고 집권 여당은 현재의 당대표보다는 '그 분'의 심기를 거스를까 서로 충성멘트를 남발하고, 정부와 여당을 견제해야 할 다수 의석의 야당은 당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운운하며 내부적 힘겨루기에 여념이 없다.


도대체 정치를 하는 목적이 무엇인가?

아무리 권력욕도 마약처럼 쉽게 끊기 힘들다지만, 나라 경제 위기가 심각한데 '누구를 위해' 종을 울리는 것인가.

"[헌법 제1조]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②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법조문처럼, 분명 대한민국 권력의 주체는 '국민'이다.

그럼에도 20세기에도 경험하지 못한 왕조시대로의 회귀한 느낌의 2023년 대한민국!


민심은 조용히, 그러나 단호하게 말하고 있다.

"제발 권력자들이여, 국민들을 위해 "제대로" 일하라! 당신들의 그 대단한 밥그릇 말고 국민을 살피고, 민생을 챙기라."고.

이제 좀 정신이 드는가.

국민들의 준엄한 목소리를 들었다면 '짐은 곧 국가다'라고 했던 중세 유럽의 황제적 환상을 버리고, 그저 국민들을 대신해 나라살림을 잘 꾸려서 경제 부흥과 국력 신장에 힘쓰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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