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주말근로자의 특별한 일상
점심 교대 간 동료를 대신해 반납도서를 반납하던 중, 분실물(가방)이 데스크 근처에 놓여있었다.
아무래도 잠시 전, 도서관회원증을 만들어 도서 대출을 하고 가신 이용자인 것 같아 회원정보로 검색하여 연락처로 전화를 드렸다.
그랬더니 "아~가방이요?어머, 저희가 바로 찾으러 갈게요" 하셨다.
화장실을 가야할 것 같은 나는 혹시나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이용자가 올까봐 한동안 자리를 지켰다. 더는 참을 수 없어 화장실에 다녀왔고 결국 가방도 그대로, 이용자도 아직 도착 전이었다.
한숨 돌리고 있는데 자료실 문이 열리더니, 드디어 분실물 찾으러 오신 이용자분.
가방을 돌려드리니 "감사합니다. 선생님" 하시더니, 갑자기 "스타벅스 커피"를 건네주셨다.
"제가 선생님 한번 더 뵈러 왔잖아요.^^" 하시며.
내가 비정규직이지만 소명감갖고 일할 수 있는 게 바로 이런 순간이다.
숱한 비정규직의 서러움같은 딱히 규정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이기도 하지만, 매순간 모든 이용자들에게 진심일 수 있는 한적한 도서관이어서 좋다.
아무리 내가 진심이고 싶어도 이용자가 빈번하게 드나드는 도심의 바쁜 도서관이면 나의 진심과는 달리 심신이 지쳐 종일 웃는 낯으로 친절멘트를 하며 일일이 응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만족스러운 일자리가 양질의 기준까지 갖추었으면 좋으련만.(정규직 말이다)
비정규임시직이라 서글플 따름이다.
노동생산성 산출시 개인의 소명의식, 만족감까지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는 없단 말인가.
괜히 오늘 이용자분의 선한 베풂에 감동받은 김에
또 한번 노동의 현실까지 짚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