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매일 뭔가를 쓰기는 하는 것 같은데...
오늘은 서평 관련 글 연재하는 날이다. 지난 번엔 프롤로그(들어가며) 글이어서 어떻게든 써내려갔다. 앞으로 무엇을 쓸지, 이 글을 연재하는 이유 등을 내용으로 하는 글이었으므로 일단은 만연체로 자꾸 늘여쓰는 글만 아니면 되겠다 싶어 열심히 썼다. 그리고 '매일 읽고 쓰는 여자'라는 매거진도 만들어 처음에는 매일 올려야지 했지만, 그게 말처럼 쉽나. 우선은 연재를 독자들과 약속해놓으면 어떻게든 지키려도 좀더 가열차게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무작정 프롤로그를 써 내려가며 저장을 눌러버렸다.
그리고 어제 저녁부터 브런치 연재-매주 월요일-안내 휴대폰 알림이 울렸다. 참고 도서는 잔뜩 빌려왔는데 오늘 새벽까지 밀린 서평을 쓰다가 그냥 밤을 샐 체력은 안되어 결국 두어시간쯤 잤나? 새벽기상 6시 알람이 울렸다. 유료로 진행되는 모임이고, 한 주(평일만 진행)동안 기상미션 잘 지키면 주말에 도서상품권으로 페이백해주는 시스템이다. 그래서 지난달부터 월 단위로 진행되는데, 지난주엔 하루 몇 분이 아니고 아예 미션 시간인 한 시간을 늦게 일어나버려서 그날은 산책미션도 그냥 제껴버렸다.
근로는 하고 있지만, 정규직이 아니고 시급노동자이다 보니 내가 토, 일 주말 이틀간 일해서 한달 단위로 받는 급여는 정말 용돈수준이다. 그 돈에서 각종 유료모임의 회비나 식대 등을 충당한다. 그런 나의 용돈에서 그래도 어떻게든 최근 몇년 새 들불처럼 번진 재테크 열풍에 살짝 발이라도 담가볼까 싶어 나름 통장쪼개기로 돈을 모으는 중에 유료 모임은 뜻밖이다. 그래서 어떻게든 페이백을 해준다면 돌려 받고 싶었다. 그런데 한번의 늦잠으로 이미 페이백 대상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자 다른 목적의식마저 희미해진 것이다.
꼭 돈을 돌려받으려는 목적은 아니지만, 그래도 유료 강의든 모임이든 페이백이라는 동기 부여의 유인책이라도 있어야 가입하게 되는 현실은 어쩔 수 없다. 어떻게든 그러한 강제성에 이끌려서라도 수단이 목적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인 것만은 진심이다. 그래서 이번주엔 기어코 페이백을 받을 요량으로 오늘은 홀리듯 06시에 울리는 휴대폰 알람을 끄고 거실 불을 켠 뒤 30분간 독서를 시작했다. 이어서 10분 동안 감사일기 쓰기, 마무리는 실내자전거타기 운동 20분...이렇게 새벽 기상 미션을 성공했다.
그런데 지난 주 금요일에 새롭게 시작한 '백일 동안 글쓰기'의 첫 시작일이었다. 꽤 고가의-전적으로 나의 체감 물가-유료 강의. 하필 공교롭게도 06:00부터 30분간 '글쓰기에 관한 일기'를 쓰는 수업이었다. 겹친다.
독서와 글쓰기. 이제 어쩌란 말인가.
우선은 11월은 새벽 기상 모임을 먼저 시작했기에 중단할수는 없다. 다만, 어쩔 수 없이 백일 글쓰기를 새벽 기상 미션 후에 이어서 진행해야 한다. 그리고 12월부터는 아쉽지만 새벽 기상 모임은 그만 끝내야 한다.
양 손에 떡을 들고 있다가는 둘 다 놓칠 수 있기에.
'공부의 신'이라는 강성태는 공부 습관을 들이는 자신의 책에서 '66일의 법칙'에 대해 소개했는데, 무슨 습관이든 66일간 반복하면 그 뒤부터는 저절로 몸에 익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얼추 두 달 동안 열심히 몸에 익혔으니 우선 새벽에 일어나서 독서와 운동하는 습관은 어느 정도 몸에 익었으리라. 그러니 이제 글쓰기로 몸에 습(習)을 들여야 한다. 이 매거진 제목처럼 진정 '매일 읽고 쓰는 여자'로 거듭나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