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개봉한 영화 <서울의 봄>을 보고 난 후 든 생각
오늘은 중3 아이가 초등학생보다 일찍 4교시만 수업하고 급식 먹고 하교했다. 학교에 행사가 있어서라고 했다.
어쨌든 어젯밤 벌인 육탄전도 그렇고, 그 결과로 내 영혼이 탈출한 상태에서 파손시킨 아이의 전자기기 태블릿PC 때문에도 아이와 화해가 필요했는데, 마침 일찍 끝났으니 오늘은 마음의 위로와 사과가 우선이었다.
마침 아이와도 보기 좋은 현대사를 다룬 영화가 오늘 개봉했다. 제목은 <서울의 봄>. 故전두환 신군부 탄생의 배경이 된 '12·12 군사 반란'을 다룬 내용이다. 남편도 보고 싶어했는데, 오늘은 우선 남편에겐 비밀로 하고 아이와 먼저 봤다.
팝콘과 음료를들고 예매석에 앉아 영화가 시작하기를 기다렸다. 광고와 영화예고편들이 지나가고 드디어 본 영화가 시작되었다. 이번 작품에서 황정민 배우는 전두환(영화에선 '전두광'이라 명명)역을 맡아 실제로 삭발투혼까지 벌이며 열연을 펼쳤다. 상대역은 정우성, 이외에도 이성민, 김의성, 김성균, 정해인 등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하여 반란군과 진압군으로 나뉘어 내전 직전까지의 유혈 사태를 가감없이 보여주었다.
아군끼리 총을 쏘며 수류탄을 던지는 장면, 전방 부대가 탱크를 몰고 행주대교를 건너 서울로 진입하는 장면들을 보며 자꾸 눈물이 나오려 했다.
다다다다....연발되는 총소리, 피를 뿜으며 죽어가는 배우들, 끼잉끼잉 쇳소리를 내며 행주대교를 건너 서울시청과 광화문을 지나는 장면들... 그 와중에 칼을 차고 늠름하게 서 있는 이순신 장군 동상까지...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전두환 정부의 시절. 암울하고 답답했다. 서슬퍼런 공포정치.
언론탄압, 노동탄압, 국민을 무시하던 그때의 독재정치가 21세기에 환생함을 목도하는 요즘이다.
모쪼록 국민이 안심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나라, 국민이 나라의 주인임을 실감하는 나라, 외세에도 당당한 주권을 행사하는 나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브런치스토리에서 앞으로는 정책이 바뀐다며 오늘 늦은 오후 공지가 있어서 영화포스터는 배경에 담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