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어쩌자고 또 이 엄동설한에 발목 부상이라니~!!!
언제 또 그칠지 몰라 현장감있는 글을 써본다. 오늘은 어제보다 최고기온이 조금 따뜻해졌길래 얼른 온 집안 창을 다 열고 환기도 시키고 청소기도 열심히 돌렸다. 그리고 어제 연재해야 할 브런치 연재글을 마저 작성중인데 카톡 화면에서 눈이 내린다. 그래서 베란다를 바라보았더니 드문드문 눈발이 날린다. 지난 주말 펑펑 쏟아지던 눈과는 달리 먼지처럼. 그래서 눈이 그치기 전에 얼른 기록하는 것이다.
눈이 계속 내리려나? 우리 아이 곧 집에 올텐데 집에 오고 나서 펑펑 왔으면 하는 이기심이 발동한다. 역시 고슴도치엄마다. 아무리 못났어도 제 자식은 예쁜 법. 도끼눈을 하고 대들때면 확그냥 막그냥 한 대 쥐어 박고 싶은데, 지금처럼 날이 흐리고 눈발이 날리니 오가는 길 미끄럽지 않을까, 외투가 젖어 감기 걸리지 않을까 괜한 걱정이 고개를 든다. 분명 기상청에선 내일 기온이 잠깐 포근했다가 오후부터 눈이 올거라고 했던 것 같은데... 내 기억의 오류인건가. 어쨌든 뜻밖의 눈이 와서 이렇게 순식간에 글 한편 쓸 수 있으니 오늘은 반갑다고 해야겠다.
아들이 올 때가 되었는데, 아무래도 오늘은...윽 방금 들어 온 아들 녀석! 절뚝이며 들어온다.
다리를 삐었단다. 또~~~~ 그놈의 관절은 어찌 제 어미(나)를 닮아서는!
에휴~병원에 얼른 다녀와야겠다. 6시엔 단지내 영어학원을 가야하니까.
결국 절뚝이는 아들 부축해서 아파트 앞 하천 위 다리 건너 정형외과 갔더니, 발목이 돌아가면서 인대가 늘어났고 그 과정에서 인대에서 피가 나서 지금 멍도 들었다고. 그래서 내가 선생님께, "찢어진 건 아니고요?"라고 물으니, "찢어진 것 까지는 아니고, 그냥 인대가 좀 심하게 늘어나서 그래."라고 하셨다. 인대에서 피가 날 정도면 찢어진 거 아닐까? 암튼 뭐 전문의 말씀이니 일단은 경과를 봐야지. 그래서 깁스도 안하고 그냥 보호대만 채워주셨다. 그리고 많이 걷지 말라고 당부하시고.
에휴~증말 절뚝일정도로 아파하니 안쓰럽긴 하면서도 순간 짜증이 올라왔다. 한 2주도 안 남은 기간 그냥 좀 순탄하게 넘어갈 수 없나? 기어이 또 부상을 입다니. 그나저나 오늘 밤새 눈이 내려 내일 눈쌓이면 빙판길 될텐데...등교는 어찌할지... 이럴땐 진짜 운전을 할 수 있다해도 눈길이라 겁날판에 평소에도 장롱면허 대신 두 다리로 뚜벅뚜벅 걸어서 대중교통만 이용하는 내가 어찌 운전대를 잡는단 말인가. 아웅~내일 학교 급식 모니터링 요원으로 우리 아이 학교 방문해야 하는데, 이래저래 심란하다.
눈아, 이제 그만 내려도 되는데...
*어제(2023. 12. 19. 오후 3시 이후) 기준으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