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네모 Dec 26. 2023

남편 산타가 나타났어요!

-거의 100일 넘게 갖고 싶어 눈독만 들이던 글쓰기 장비를 선물받다

어제 블로그씨가 '이번 크리스마스에 받고 싶은 선물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한 것 같은데, 어제 도서관 주말 근무를 마치고 S백화점 경기점에 마지막으로 가격 비교를 하러 갔고, 백화점 사은행사와 맞물려 온라인보다 저렴한 그간 알아본 가격보다 최저가를 제시했다. 남편 산타는 "어, 웬일이야? 얘네 왜이래?"하며, "사~!"라고 흔쾌히 매장안으로 들어가 바로 제품 재고 여부를 물은뒤 본격적으로 직원과 다시 한번 최종구매가를 확인했다. "그럼, 구매할게요."라며. 


그래서 상담 직원과 본격적으로 제품 개봉 전 결제금액과 혜택을 확인했다. 직원은 백화점 사은행사로 상품권 75,000원 증정 또는 구매금액에서 선할인 선택가능함과 삼성포인트 캐시백 혜택도 50일 후쯤 고객 지정 계좌로 입금신청 후 입금됨을 안내했다. 설명을 꼼꼼히 듣고 제품 개봉을 진행했다. 그리고 거의 모든 매장에서 당연하게 제공하는 액정보호필름 부착 서비스를 제공받았다. 직원이 심혈을 기울여 부착하는 작업을 거쳤는데 살짝 모서리가 틀어지긴 했지만 외부프레임을 벗어나진 않아서 그냥 감수하기로 했다. 


이 기기를 선물받기까지 최소 100일 이상은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숱하게 구매가 비교를 하며 구매시기를 엿보고 있었다. 그러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신랑이 슬쩍 이번 크리스마스 선물로 사주겠다고 했다. 그래놓고 또 늘 그렇듯 최고의 사은행사를 기다려보자며 뜸을 들였다. 내가 아직도 철이 없고 물욕이 넘쳐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애초에 안 살거라고 생각하면 잊어버리는데, 뭔가 사야겠다고 생각하는 물건이 있으면 그때부터는 설레어서 흥분이 가라앉지 않고 기어이 사야 한다. 이래서 그간 참았다가 지를 때 지름신이 제대로 강림함을 여러 번 경험하고 했었다. 


이왕 갖고 있던 상품권을 사용하고 결제하였고, 최저가로 구매하였으니 가성비를 최대로 뽑기 위해 열심히 글쓰기활동을 이어가야겠다. 남편에게 선물을 따라 준비하지 못한-사실 나의 배우자는 현물 구매 소비를 극도로 자제하기 때문에-나는 대신 구매금액의 반액쯤을 현금으로 지급했다. 백화점 식당에서 저녁식사 하려고 대기하고 있을 때 "나 화장실 다녀올게"라고 하며, 화장실로 가는 길목에 있는 ATM기에서 급히 돈을 찾았다. 티 안내고 있다가 집에 도착해서 급히 봉투를 챙겨 신랑에게 주었다. 


"자, 여기~!(돈봉투를 건네며) 자기는 갖고 싶은 물건 말하라고 하면 절대 말 안하니까 제일 좋아하는 현금 준비했어."하면서. 


배우자는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사람이다. 식품이든 물건이든 구매할 때는 최대한 신중한 태도로 고민하여 구매여부를 결정한다. 이번 고가의 소형가전, 그것도 본인은 쓰지도 않은 태블릿PC를 마누라에게 선물했으니 분명 가성비를 셈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열심히 글쓰기 활동을 이어가야 한다. 가독성도 있으면서 깊이 있는 글을. 좀더 사실적 묘사를 써내려가야 한다. 논리적인 글쓰기뿐만 아니라 감성적이고 문학적인 표현도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말을 하듯 글을 써야한다는 강원국 작가님의 말씀처럼 정말 말을 하듯 글을 써야 할텐데...아니다. 그러고 보니 말을 제대로 논리정연하게 하지 못해서 그동안 나의 글이 두서가 없고 난삽한 것은 아니었을까. 그렇구나. 그런 거였구나. 그동안 몰랐구나. 말을 잘하지는 못해도 못 알아듣게 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러고 보니 나도 말을 유창하게, 즉 군더더기 없이 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그러니 글이 제대로 쓰일 리가 없다. 


새해에는 불필요한 말을 마구 내뱉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하고 경청하는 습관, 꼭 익혀야겠다. 상대방의 말의 속도가 어떠하든 기다려주자. 분명 화자의 의도가 있을 것이므로. 가장 가까운 가족인 아이와 배우자의 말부터 경청하고 귀를 기울이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우리 아이의 장황한 말들을 듣다가 결국 못 기다리고 중간에 말을 자르곤 하는데, 일단 다 들어주고 나서 좀더 육하원칙에 맞춰 전달력을 높이는 화법을 연습해보며 함께 교정해야겠다. 



*본 발행글은 12월25일 기준으로 작성한 것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눈, 이제 그만 내려도 되는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