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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모 Jan 07. 2024

독립서점 <커피문고>를 가다!

-2024년 1월 31일 폐점을 앞두고 있는 <커피문고> 방문 후기

진작 알았으면 좀 자주 왔을 텐데... 이번 1월 31일에 폐점을 한다고 한다. 이 곳은 내가 구독중인 브런치 작가님과 동생분이 함께 운영하시는 까페다. 꼭 글을 쓰기 위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왠지 오늘이 아니면 따로 방문할 시간이 없을 것 같아서 딱히 작업도 없는 백수인 내가 바쁜 척 짬을 내 들렀다.

그리고 이렇게 어설픈 방문기를 올려본다. 작가님은 본업이 있으신지라 못 뵙고 가지만 오히려 안 뵙는 것이 더 나으리라. 오늘은 혼자 온 것도 아니고 중3 아들과 함께 방문한 데다 쭈구렁 아줌마인 채로 만나는 건 괜히 더 민망할 것 같다. 동생분은 남자분이 아니고 여자분이셔서 차라리 덜 민망하다. 이 곳, <커피문고>서점에서 정기 독서모임이 있는 날이라고 한다. 그러나 나는 또 미리 예정된 '벽돌북클럽'이라는 온라인 독서모임일이라 오래 머물 수도 없다. 늘 그놈의 시간이 발목을 잡는다. 나는야 뚜벅이이므로.

구축 아파트 상가 1층에 위치한 독립서점 <커피문고>는 전면 통창을 사용하고 있어 오가는 주민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는다. 내가 분위기 있는 여인이어서 창가앞에서 긴 생머리를 책장 사이에 늘어뜨리고 책장을 넘기며 독서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면 손님들이 좀 오려나? 이 아늑한 공간에 우리 모자만 넓은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있는 게 뻘쭘해서 괜히 엉뚱한 상상을 해보았다. 난 어딜 가면 항상 손님들을 몰고(?) 다닌다고 했었는데, 오늘은 여기까지 와서도 휴대폰 게임에 심취한 녀석이 등을 보이고 내 맞은 편에 앉아 있어서 그런지 당최 드나드는 사람이 없다.


내부는 아늑하고 깔끔하다. 우드프레임 형태의 한 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독서에 좋은 잔잔한 음악은 혼자 아메리카노를 홀짝이며 책을 읽으며 머물다 가기 좋다. 폐점 전 한번 더 들를 시간이 면 그땐 어떤 책을 사야 할까? 오늘은 <내일 또 내일 또 내일>이란 소설의 저자 개브리얼 제빈의 전작, <섬에 있는 서점>을 구매했다. 서평이벤트 응모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받아 <내일 또 내일 또 내일>을 서평 후 내 글에 달린 댓글을 보거나, 다른 서평자들의 서평에서 <섬에 있는 서점>에 대한 호평이 이어져서 원래도 내 도서 구매 목록에 있었던 도서이기도 했으니 온 김에 얼른 산 것이다. 혹시 폐점 전 한번 더 이 시점에 들를 기회가 된다면 그땐 시집을 한 권 사볼까 생각중이다. 아참, 이 곳에는 서점 대표인 남매분의 어머니께서 손수 뜨셨다는 뜨개용품도 서가 옆으로 한 켠 자리하고 있다. 뜨개 가방과 뜨개 수세미 등 여러 아기자기한 소품이 자꾸만 지름신을 소환하려 했다.



나도 20대 때 열심히 알바해서 돈 좀 모아둘 걸. 우리 친정엄마도 똥손인 나와는 달리 뜨개질은 기본이고 양장 전문 기술도 없으신 분이 옷수선도 직접 쓱쓱 하신다. 이렇게 아늑한 분위기의 동네서점 하나 차려서 엄마뜨개용품도 함께 판매도 하고 그럴 걸 그랬다.

* 여기까지 쓰고 저장했는데, 마침 아이들과 엄마 두 명이 서점으로 들어섰다. 내부 가장 넓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울 모자는 얼른 눈치껏 일어섰다. 오늘도 나의 '끌어당김의 법칙' 성공이다.


동네서점 또는 동네책방으로 불리는 소규모의 아늑한 동네 사랑방 같은 독립서점들이 하나둘 사라져가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 물론 다른 자영업종의 경우도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음을 이미 여러 언론 매체를 통해 알고는 있다. 늦게 알게 되어 아쉬운 <커피문고>도 일종의 북카페 형식이니 좀더 우리 곁에 오래 남아주었으면 했는데, 역시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수익 창출의 수단일수밖에 없는 지역서점, 동네책방들의 폐업은 숙명이다. 모쪼록 폐업 이후에도 독립서점 운영의 경험을 살려 아름다운 제2의 삶을 꾸려가길 소망한다.


* 본 내용은 2024년 1월 4일 오후에 방문하고 일부 작성했던 내용을 수정, 보완하여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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