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디 앨런'으로 하나 된 <장미의 이름>과 <매일 아침 써봤니?>
나는 새벽5시 기상모임에서 30분씩 책을 읽는다. 요즘 읽고 있는 책은 前MBC PD셨던 김민식님이 쓴 『매일 아침 써봤니?』다. 그런데 오늘 신기한 경험을 했다. 작년에 이미 벽돌북클럽에서 본문은 완독했던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 작가노트' 부분에서 저자가 "무엇인가 하면, 나는 소설이라는 것의 첫 단계가 말과 상관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소설을 쓴다는 것은 「창세기」같은 책에 쓰인 이야기가 그렇듯이 우주적인 창조 작업이다(우디 앨런이 그랬듯이 우리는 이 가운데서 우리의 역할을 선택해야 한다."(움베르토 에코, <장미의 이름> p.879-880)
라고 하여, 영화 감독 '우디 앨런'에 대한 이야기가 언급됐는데, 오늘 내가 읽은 <매일 아침 써봤니?>에서도
영화감독 우디 앨런은 글쓰기에 대해 이렇게 얘기한다.
"문학적인 글을 쓸 때는 하면서 반드시 스스로 즐거워야 해요. 왜냐하면 반응을 알 수가 없거든요. (…) 연극이나 영화는 실제로 관객들의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좀 더 생생한 반응이죠. 그리고 작품을 본 사람들을 끊임없이 마주치죠. 글 쓰는 것보다 영화를 만드는 게 훨씬 별로에요."(본문 p.165)
라고 인용하고 있다. 이렇게 놀라운 우연이라니...
역시 책은 모두 통하는가보다. 아마 지금까지 여러 독서의 순간에서도 이와 같은 일을 있었을 것이다. 다만, 최근의 기억이라 더 연결을 잘 시켰을 뿐!
아마 다독자(多讀者)분들은 이미 오늘의 나와 같은 책끼리의 연결 현상을 많이 경험하셨을 것이다. 그 때마다 신기해서 더 열심히 독서를 하게 되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그러니 독서는 역시 꾸준히 해야한다. 물론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이 책의 저자 김민식님도 강조하고 있다. 블로그에 매일 글을 쓰는 게 훗날 자신의 역사가 될 거라고. 그런 면에서 작년 11월에 진행했던 '블로그 20주년'이벤트에서 "기록은 ○○이 된다"에서 나도 "기록은 역사가 된다"라고 했었다.
이 책을 읽으며 또 느낀 것은 나는 역시 신문물에 둔감하다는 것이다. 내가 산 이 책은 2018년 1월 12일에 초판 1쇄 발행본이다. 그런데 이미 이 책 본문에, '브런치'라는 매체가 언급되어 있다는 것이다. 나는 작년 6월쯤에서야 브런치를 알게 되었는데, 그렇다면 나는 이미 5년이 넘도록 그런 매체가 있는 줄도 몰랐던 것이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카카오에서 운영하는 '브런치'라는 블로그 플랫폼이 있는데요. 카카오에서 브런치 작가들을 상대로 책 출간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이들이 책을 출간하고, 출판사로서도 더 다양한 작가를 만날 수 있는 만남의 장이 열린 거죠."(본문 p.161)
라고 한다.
왜 몰랐을까? 블로그만 그나마 비교적 초창기에 시작했었고, 카카오스토리도 조금씩 쓰긴 썼었다. 그러다 출판사의 서평 작성시, 의무적으로 SNS 한 곳에는 올려야 한다는 요청사항을 수행하기 위해서 인스타그램은 간간이 활용하기도 했었다. 진작 브런치 매체를 알았으면 좀 더 일찍 글쓰기 활동에 제대로 전념할 수 있었을 텐데...
사실 2017년쯤 나에게 원고를 보내보라는 출판관계자분이 있었다. 그런데 당시에는 원고다운 글뭉치가 없었다. 그래서 항상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준비된 자만이 기회도 잡을 수 있는 법!
이제 작가의 삶을 살아보기로 결심했으니 뭐가 되든 블로그, 브런치에 열심히 써봐야겠다. 오늘도 이렇게 술술 쓰지 못해 무려 한 시간이나 붙잡고 꾸역꾸역 쓰고 있는 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