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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텔라 황 Nov 19. 2021

니큐(신생아중환자실)에서 크라임씬이라니

세상에 이런 일이

아침부터 전원을 가라고 출근하자마자 앰뷸런스에 몸을 실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듣지 못했으나 많이 아픈 아주 작은 아이라고 이야기를 들었다. 도착하자마자 퇴근하는 의사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중환자실에 들어갔는 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아기의 산소 포화도와 심장박동수가 너무 낮아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었다. 다시 심장박동수가 돌아왔지만 700그람정도 되는 작은 아가는 숨이 붙어있다고 하기에는 버거워 보였다.

내가 그 병원에 있는 2 시간 동안 그 아기는 두세 번의 심폐소생술을 받고 결국에는 사망했다. 아기의 엄마는 그 당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교도소에서 병원으로 치료받으러 왔다가 갑자기 출산을 한 상태여서 옆에 항상 경찰이 있었는 데 이제 아기가 사망하자 엄마의 복역 중 사망했기 때문에 이제 니큐는 크라임씬이 된다고 나중에 법정에 소환될 수도 있다고 신상정보를 가져갔다. 또 이제 경찰서에서 형식적으로나마 조사를 나올 거라고 알려왔다. 너무 이례적인 일이라 좀 놀랐지만 차분히 정보를 알려주고 다시 내 병원으로 돌아갔다. 작은 아가가 살리지 못해서 안타깝고 갑작스레 아가를 떠나보낸 엄마의 모습이 많이 슬퍼 보였다.

다른 병원으로 종종 환자들을 이송하는 일을 하고는 했는 데 결국 환자들을 두고 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런 경우도 예외적인 일이었는 데 졸지에 크라임씬이 된 니큐를 보니 참 별일이 다 있다는 생각을 했다. 앞으로는 성공적으로 이송하는 일이 더 많기를 바라본다. 또 이 일로 법정에 증인 출석하는 일도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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