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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텔라 황 Dec 17. 2021

태어나자마자 죽는 아기들

숨 쉬지 못하는 아기를 도와줄 수 없었다.

어떤 아기들을 태어나자마자 죽을 운명이다. 폐나 두뇌 심장 다른 장기에  문제가 있어 탯줄을 자르자마자 죽는 아기들이 있다. 간혹 모르기도 하지만 임신  검사로 알기도 한다.

 아기도 그런 케이스였다. 20 주에 실행된 초음파 검사로 뇌에 문제가 있다는 것과  심장 그리고 무엇보다 횡격막이  자리잡지 않아 위와   장들이 흉부에 자리 잡아 폐가  발달하지 못한 아기였다. 많은 의사들과 상의한 아기의 부모님은 아기를 낳은 후에 자연스럽게 보내 주기로 결정했고 이런 경우에는 소아과 신생아분과에서는 관여를 하지 않지만 산부인과 의사가 출산 시 달라고 부탁했다.

3 키로 정도의 겉으로 보기에는  자란 아기가 제왕절개로 태어났고  울음을 내질렀다. 탯줄을 바로 자르자  아기는 질식하며 괴로워했다. 숨을 쉬면 위와 장으로 공기가 들어가고  영향으로 폐가 팽창할  없도 가뜩이나  발달된 폐로 산소를 공급할  없는 아기는 금방 숨을 거두었다.

분만실에서  숨 쉬지 못하는 아기들을 돕는 게 나의 일인데 도와주지 못한다는 것이 내가 도와줘도 결국에는 고생만 하다 죽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 참 마음 아팠다. 아기를 부모님에게 안겨주고 몇 번 다시 돌아가 그들이 괜찮은 지 필요한 것은 없는지 물었다. 차가운 수술실에서 울부짖던 그들이, 지금은 필요한 게 없는 데 뭐가 필요한지도 모르겠다던 아기 아버지의 얼굴이, 그 참담한 표정이 가늠할 수 없이 슬픈 눈동자가 잊히지 않는다.

분만실에서 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삶과 죽음 경계에 선 아기들을 또 부모님들을 자주 마주친다. 어떤 경우에는 나의 도움으로 사는 경우가 있고 (물론 나는 도구이지만) 또 내가 무엇을 해도 신이 아님으로 도와줄 수 없는 경우가 있다. 결과가 어떻든 그 갈림길에 자주 서다 보면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압도당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괴로운 건 그 가족들에게 소식을 전하고 그 슬픔을 나누는 것이다. 일을 마치고 집에 가서 나의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더 꼭 안아주는 것밖에는 치료가 없는 나만의 슬픔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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