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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텔라 황 Feb 02. 2024

내 글을 번역하면서

글이 달리 보인다

두 번째 책을 수정하고 있다. 어렵다. 초고를 보통 공을 들여 쓰는 편인데, 이번 초고는 빨리 쓴 편이다.

첫 번째 책을 수정하면서 책을 위해 쓴 원고의 30% 정도가 책에 실리지 못했다. 어떤 꼭지는 몇 주에 거쳐 수십 시간을 투자해 수정했는데도 말이다. 물론 '편집자는 늘 옳다.' 그래서 실리지 못한 꼭지가 안타깝지만 하지만 아깝지는 않다. 그럼에도 내가 쏟은 정성과 시간은 조금 아깝다. 두 번째 책 목차를 잡고 쓸 때에는 최대한 빨리 쓰고 수정에 매진해야지 했다. 그런데 막상 수정을 하려니 초고에 열정은 더 실었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글은 초라하고 이미 나온 글을 다시 잡으려니 어렵다. 하지만 너무 좋은 편집자님을 만나 이 길이 외롭거나 힘들지는 않다. 무엇이든지 '함께'하면 정겹다. 그 길이 아름답고 우리는 행복하다.

 

친구들이 출간파티를 해준다고 해서 한 꼭지를 번역했다. 파티에 오는 친구들 대부분이 한국어를 모르니. 이상한 경험이었다. 막상 내 글을 내가 번역하는데 불필요한 말들이 아직도 곳곳에 숨어 있어 놀랐다. 얼마나 많은 퇴고를 거쳤을까. 그 많은 퇴고 뒤에도 남은 부스러기가 흩어져 있었다. 또 감정이 다른 말들이 있어 놀랐다. 역시 나의 감정을 문자로 남기기란 이토록 어려운 일일까. 앞으로 내 글을 종종 번역을 해서 수정하고 덜어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은 좀 들겠지만 함께 일하는 친구들의 99%는 한국말을 읽을 수 없으니 번역해 공유하는 것도 의미 있지 않을까. 자주 듣는 내 친구들의 요청처럼, 언젠가는 처음부터 영어로 써 미국에서도 출판하는 날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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