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언의 알러지 치료법
"오늘 밤에는 마법 가루를 뿌리고 잘 거야."
"마법 가루요? 왜요?"
"우리 브라이언이 자꾸 기침을 해서 잠을 잘 못 자니까. 이 마법 가루를 뿌리면 잘 잘 수 있어!"
"누가 줬는데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묻는다.
보통 엄마라면 요정이 줬다고 했겠지만 나는 진실을 말했다.
"매튜 엄마가 줬어. 매튜 엄마 알지? 알러지 의사."
"매튜한테도 이걸 뿌려요?"
"당연하지. 매튜도 요새 알러지때문에 이걸 뿌리고 잔대. 입으로 마법 약도 먹고."
"나는요?"
"넌 마법 가루만 뿌려도 돼. 이걸 뿌려도 기침을 많이 하면 마법 약도 먹을 거야."
"우와..."
요새 봄이라 알러지가 온 가족을 휩쓸고 다닌다. 나도 약간의 코 스프레이를 뿌려야 하지만 브라이언은 기침이 너무 심해 잠을 못 잘 정도라 웬만해서 약을 쓰지 않는 나도 결국 결심했다.
'항생제는 소아중환자실 갈 정도 되면 먹는 거야. 대부분 감기는 다 바이러스라고.'
늘 농담 같은 진담을 하는 나도 두발 두 손 다 들었다. 물론 항생제 서랍에서 항생제를 아무 때나(?) 골라 먹은 남편은 나 때문에 아이들에게 단 한 번도 항생제를 줄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좀 달랐다. 아빠와 다른 동네에 있는 공원에 다녀온 브라이언의 알러지가 너무 심해 기침을 하느라 브라이언도 남편도 잘 수 없었다. 나도 브라이언의 기침 소리를 가끔 듣지만 지난밤에는 무척이나 심했다고 했다. 결국 약을 쓰기로 결정했다.
신생아중환자실에서는 알러지라는 것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아주 가끔 알러지가 있는 아기들도 있지만 매우 드물다. 게다가 꽃가루 알러지라니. 소아과 일은 전혀 하지 않으니 요새는 어떤 치료가 맞는지도 잘 모르겠다. 친한 친구가 알러지 의사라 친구에게 물으니 자세히 설명해 준다. 브라이언와 생일까지 비슷한 아들이 있는데 알러지 증상까지 비슷하다. 매튜도 이미 코에 뿌리는 스프레이에 경구약까지 복용 중이라 알려준다.
원체 약을 좋아하지 않는 내가(네, 제가 바로 약 잘 안 쓰는 의삽니다.) 드디어 큰 결심을 했다. 약을 쓰기로!
약까지 준비하고 또 마음의 준비(브라이언보다 내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다.)를 마치고 미리 브라이언에게 신나게 설명까지 마쳤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나와 브라이언은 마음의 준비까지 마쳤는데 브라이언의 기침이 딱 멈추었다. 알러지의 원인이었던 무엇인가에 더 이상 노출이 되지 않으니 더 이상 알러지 증상이 없어진 것이다.
"잘 자, 브라이언!"
"엄마!!!"
눈을 동그랗게 크게 뜨고 묻는다.
"응? 왜에??"
"마법 가루는요?"
우리 브라이언 기억력이 너어어무 좋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 난리를 치며 마법 가루 쓴다고 설레발을 치지 않는 건데...
"으으응? 아, 마법 가루 이제 필요 없어."
"왜요?? 나 마법 가루 뿌리고 싶은데. 매튜도 뿌린다면서요."
"아, 아까 매튜 엄마랑 이야기했는데 매튜도 오늘부터 안 뿌린대."
실망한 브라이언을 달래느라 좀 고생했다. 막상 뿌린다고 하면 난리 칠 것이 뻔한데도 말이다. 어쨌든 결국 약을 쓰지 않아도 되는 기쁨에 젖어 침대로 향했다. 다음부터는 요정이 뿌려준다고 해야지. 그럼 요정이 오늘은 마법 가루 배달을 안 왔어 하면서 그냥 재울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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