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멘토이자 동료인 친구를 잃었다. 내 글에도 멘토로 종종 등장하는 분이다. 지난해부터 암과 맹렬한 투쟁을 하다 작은 승리를 몇 번 맛보고 결국엔 졌다. 아픈 중에도 늘 문자와 전화로 소통하고 짧은 만남에도 꼭 안아주시던 그 따뜻한 품이 너무 그립다.
우리 병원 가장 훌륭한 의사가 이제 없다. 나를 가르치면서도 나에게 배운다던 선생님이 이제 없다. 힘들어하는 가족들을 끝없는 사랑과 애정으로 감싸주던 그는 없다. 수많은 생명을 구한 그가 생명을 잃었다.
처음 만났던 고통 완화 컨퍼런스에서 강의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그때 자신이 고통 완화 치료를 받게 될지 상상이나 했을까. 그때 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다는 것을 왜 몰랐을까. 나도 그처럼 세상을 곧 떠날게 될까. 생각보다 일찍 가게 되는 사람은 얼마나 많을까. 나도 그중에 한 명이 될까. 내 주변에는 얼마나 많을까. 침묵하고 싶은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