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붉은 강

by 차성수

1

이틀 후, 모세와 아론은 파라오의 궁전으로 향했다.

고센에서 궁전까지는 하루 반 거리였다. 나일강을 따라 북쪽으로. 그들 뒤에는 이드로가 조용히 따라왔다.

모세의 장인. 미디안 제사장. 72세의 노인.

"장인어른." 모세가 걸으며 물었다. "정말로 강물이 붉어질까요?"

이드로는 지팡이를 짚으며 천천히 걸었다.

"그럴 것이오."

"어떻게 확신하십니까?"

"나는…" 이드로가 말을 멈췄다. "확신하지 않소. 하지만 계산했소."

"계산?"

"에티오피아 고원에서 전쟁이 있었소." 이드로가 설명했다. "3주 전. 수천 명이 죽었다고 들었소. 그 시체들이 강 상류에…"

"썩고 있군요." 모세가 이해했다.

"그렇소. 그리고 물은 흐르오. 나일강 상류에서 하류로. 약 2주에서 3주가 걸리지."

모세는 계산했다. "그럼… 이번 주 안에?"

"아마도." 이드로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하지만 확실하지는 않소. 물의 흐름은 예측하기 어렵소. 비가 오면 빨라지고, 가뭄이면 늦어지고."

"그럼 틀릴 수도 있단 말씀이십니까?"

이드로는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오. 나는 신이 아니오. 그저… 오랜 관찰과 계산일 뿐이오."

모세는 불안해졌다.

'만약 틀린다면? 만약 강물이 붉어지지 않는다면?'

"하지만…" 이드로가 덧붙였다. "내 계산이 틀렸다 해도, 언젠가는 일어날 것이오. 상류에서 전쟁이 있을 때마다, 강물은 붉어지니까."

"얼마나 자주?"

"10년에 한두 번? 아니면 더 드물게."

모세는 한숨을 쉬었다.

'그럼 운에 맡기는 건가? 야훼여, 정말로 이것이 당신의 계획입니까?'

2

궁전 앞.

거대한 기둥들. 파라오의 상이 새겨진 벽. 금으로 장식된 문.

모세는 40년 만에 이곳에 섰다. 한때 자신도 이 궁전에서 자랐다. 파라오의 양자로.

'하지만 이제 나는 노예의 대표로 왔다.'

"형님." 아론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정말… 들어가시겠습니까?"

모세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방법이 없소."

경비병들이 그들을 막아섰다.

"누구냐?"

"모세." 모세가 말했다. "한때 이 궁전의 왕자였던. 파라오를 뵙고 싶소."

경비병들이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그들은 모세의 이름을 알았다. 40년 전 도망친 살인자.

"기다려라."

한 경비병이 안으로 들어갔다. 한참 후 돌아왔다.

"들어가라. 하지만 무기는 두고 가라."

모세와 아론은 지팡이만 들고 들어갔다. 이드로는 밖에 남았다.

"행운을 비오." 이드로가 조용히 말했다.

3

왕좌의 방.

람세스 2세가 앉아 있었다. 50대 중반. 강인한 체격. 날카로운 눈.

그의 주변에는 신하들이 서 있었다. 군 사령관들. 제사장들. 서기들.

"모세." 람세스가 말했다. 목소리는 낮고 무거웠다. "40년 만이로구나."

모세는 무릎을 꿇지 않았다. 똑바로 섰다.

"파라오."

"아직도 교만하구나." 람세스가 비웃었다. "한때 내 형제였던 자가, 이제 반역자로 돌아왔구나."

"저는 반역자가 아닙니다." 모세가 말했다. "사절입니다."

"사절?" 람세스가 흥미로워했다. "누구의?"

"야훼의."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람세스가 웃음을 터뜨렸다. 진심 어린 웃음이었다.

"야훼? 그게 뭐냐? 처음 듣는 이름인데?"

모세는 입술을 깨물었다. 람세스의 반응은 예상했지만, 여전히 굴욕적이었다.

"이스라엘의 신입니다."

"이스라엘?" 람세스가 한 신하에게 물었다. "우리 노예들이 스스로를 그렇게 부른다던가?"

"그렇습니다, 파라오." 신하가 대답했다.

람세스는 다시 모세를 바라보았다.

"그래서? 노예들의 신이 나에게 무엇을 원하느냐?"

"내 백성을 보내라." 모세가 말했다. "그들을 자유롭게 하라."

또 침묵.

그리고 람세스의 웃음이 멈췄다.

"진심이냐?"

"진심입니다."

람세스는 왕좌에서 일어났다. 천천히 모세에게 다가왔다.

"모세. 나는 너를 형제로 여겼다. 40년 전에. 하지만 너는 나의 백성을 죽이고 도망갔지."

"그 이집트인은 히브리 노예를 죽이려 했습니다."

"그래서 네가 재판관이 되었느냐?" 람세스의 목소리가 차가워졌다. "네가 정의를 집행하는 자가 되었느냐?"

모세는 대답하지 못했다.

람세스가 계속했다.

"너는 도망쳤다. 비겁하게. 그리고 40년 동안 사막에 숨어 있었지. 이제 와서 무슨 권한으로 나에게 명령하느냐?"

"야훼의 권한으로."

람세스는 모세의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야훼가 뭔데?"

4

모세는 한 발짝 앞으로 나섰다.

"야훼는 스스로 있는 자입니다. 창조주. 이스라엘의 신."

"이집트에는 수천의 신이 있다." 람세스가 말했다. "라, 오시리스, 이시스, 호루스… 네 야훼는 그들 중 하나에 불과하다."

"아닙니다." 모세가 말했다. "야훼는 모든 신 위에 계십니다."

람세스의 눈이 좁아졌다.

"조심해라, 모세. 지금 너는 이집트의 신들을 모욕하고 있다."

"저는 진실을 말할 뿐입니다."

"진실?" 람세스가 비웃었다. "네 진실? 사막에서 환각을 본 미친 노인의 진실?"

모세는 주먹을 쥐었다.

'그가 옳다. 나는 미쳤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파라오." 아론이 끼어들었다. "우리는 싸우러 온 것이 아닙니다. 단지 3일간 광야로 가서 야훼께 제사를 드리게 해주십시오."

"3일?" 람세스가 아론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돌아온다?"

"예."

람세스는 잠시 생각했다. 그리고 고개를 저었다.

"거절한다."

"왜입니까?"

"첫째," 람세스가 손가락을 들었다. "너희가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3일이 아니라 영원히 떠날 것이다."

아론은 부인하려 했지만, 람세스가 계속했다.

"둘째, 너희는 이집트의 재산이다. 노예들. 내가 너희에게 투자한 것이 얼마인지 아느냐? 식량, 주거, 의료."

"우리는 물건이 아닙니다!" 모세가 소리쳤다.

람세스는 차갑게 웃었다.

"법적으로는 물건이다. 이집트 법에 따르면."

"야훼의 법에 따르면 우리는 자유민입니다."

"여기는 이집트다." 람세스가 단호하게 말했다. "야훼의 법이 아니라 파라오의 법이 지배한다."

5

모세는 한 발짝 더 나섰다.

"만약 거절하신다면, 야훼께서 이집트에 재앙을 내리실 것입니다."

람세스의 눈썹이 올라갔다.

"재앙? 무슨?"

"강물이…" 모세가 말하다 주저했다. '정말로 일어날까? 이드로의 계산이 맞을까?'

"강물이?" 람세스가 재촉했다.

모세는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 선언했다.

"강물이 피로 변할 것입니다."

침묵.

그리고 람세스가 웃기 시작했다. 신하들도 따라 웃었다.

"피로 변한다고?" 람세스가 배를 잡고 웃었다. "나일강이? 이집트의 생명줄이?"

"그렇습니다."

"언제?"

모세는 망설였다. 이드로는 "이번 주 안에"라고 했다. 하지만 확실하지 않다고도 했다.

"곧." 모세가 모호하게 말했다.

"곧?" 람세스가 비웃었다. "얼마나 곧? 내일? 모레? 한 달 후?"

"야훼께서 정하신 때에."

람세스는 웃음을 멈췄다.

"모세, 너는 예언자가 아니다. 너는 그저 늙고 혼란스러운 도망자일 뿐이다."

그가 신하들에게 말했다.

"이 사람들을 내보내라. 그리고 히브리 노예들의 작업량을 두 배로 늘려라."

"두 배로?" 모세가 놀랐다.

"그렇다." 람세스가 냉소했다. "너희가 한가해서 이런 헛소리를 하는 것 같으니, 일을 더 주겠다. 그럼 신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없을 것이다."

"파라오, 그건 잔인합니다!"

"잔인?" 람세스가 모세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내가 잔인한가? 아니면 네가 무책임한가?"

"무슨 뜻입니까?"

"너는 노예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자유를. 하지만 그 희망은 거짓이다. 그리고 이제 그들은 더 고통받을 것이다. 그게 네 잘못이다."

모세는 할 말을 잃었다.

람세스가 손을 흔들었다.

"나가라.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마라. 다음에 오면 목을 벨 것이다."

6

궁전 밖.

모세와 아론은 비틀거리며 나왔다.

이드로가 기다리고 있었다.

"어떻게 되었소?"

"거절당했습니다." 아론이 말했다. "그리고… 작업량을 두 배로 늘린다고 했습니다."

이드로는 한숨을 쉬었다.

"예상했던 일이오."

"예상했다고요?" 모세가 화를 냈다. "그럼 왜 저를 보냈습니까?"

"보여줘야 했소." 이드로가 침착하게 말했다. "백성들에게. 그리고 파라오에게. 당신이 시도했다는 것을."

"하지만 이제 백성들은 더 고통받을 것입니다!"

"그렇소." 이드로가 인정했다. "하지만 그것도 필요하오."

"필요하다고요?"

"사람들은 충분히 절망해야 움직이오." 이드로가 설명했다. "지금은 노예지만, 익숙한 노예 생활이오. 하지만 작업량이 두 배가 되면?"

"더 절망하겠죠."

"그리고 더 분노하겠죠." 이드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분노가 필요하오. 혁명을 위해서."

모세는 이드로를 바라보았다.

"장인어른은… 냉정하시군요."

"저는 현실적일 뿐이오." 이드로가 말했다. "감정은 당신이 담당하시오. 저는 전략을 담당하겠소."

모세는 씁쓸하게 웃었다.

'그렇다. 우리는 팀이다. 나는 희망을 주는 예언자. 이드로는 계산하는 전략가. 아론은 말하는 대변인.'

"그럼 이제 뭘 합니까?" 아론이 물었다.

"기다리오." 이드로가 말했다. "강물이 붉어지기를."

"만약 안 일어나면요?"

이드로는 침묵했다. 그리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럼 우리는 끝이오."

7

고센으로 돌아가는 길.

모세는 말이 없었다. 람세스의 말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너는 노예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하지만 그 희망은 거짓이다."

'맞다. 나는 거짓 희망을 주고 있다. 만약 강물이 붉어지지 않는다면, 나는 사기꾼이 된다.'

"형님." 아론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괜찮으세요?"

"아니오." 모세가 솔직하게 말했다. "괜찮지 않소."

"무엇이 문제입니까?"

"모든 것이오." 모세가 한숨을 쉬었다. "나는… 확신이 없소. 강물이 정말 붉어질지. 야훼께서 정말 우리와 함께 하시는지."

"하지만 호렙산에서…"

"호렙산에서 뭔가를 봤소. 느꼈소." 모세가 말했다. "하지만 그게 정말 신이었는지, 아니면 내 망상이었는지… 확신할 수 없소."

아론은 당황했다.

"하지만 형님이 확신하지 못하면, 우리는 누구를 믿습니까?"

"그게 문제요." 모세가 쓴웃음을 지었다. "나는 지도자가 아니오. 나는 그저… 죄책감에 시달리는 도망자일 뿐이오."

침묵이 흘렀다.

"하지만…" 아론이 천천히 말했다. "형님은 유일하게 시도하는 사람입니다. 다른 누구도 감히 파라오 앞에 서지 못했습니다."

"그게 용기인가요, 아니면 무모함인가요?"

"둘 다일 수도 있죠." 아론이 미소 지었다. "하지만 결과가 같다면, 무슨 상관입니까?"

모세는 아론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처음으로 동생이 현명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당신이 옳소."

8

고센 도착.

백성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은 결과를 듣고 싶어했다.

다단이 앞으로 나왔다.

"어떻게 되었소?"

모세는 망설였다. 그리고 솔직하게 말했다.

"거절당했습니다."

술렁임.

"그리고…" 모세가 계속했다. "작업량이 두 배로 늘어날 것입니다."

분노의 외침들.

"뭐라고?"

"이게 다 당신 때문이오!"

"우리는 이제 어떻게 살란 말이오?"

다단이 모세에게 다가왔다. 얼굴이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이것이 당신이 약속한 구원이오? 더 많은 고통?"

"저는…" 모세가 말을 잃었다.

"당신은 우리에게 희망을 주었소!" 다단이 소리쳤다. "하지만 그 희망은 우리를 더 깊은 구렁텅이로 밀어 넣었소!"

"잠시만…" 아론이 끼어들려 했다.

"당신도 마찬가지요!" 다단이 아론을 향해 돌아섰다. "형제를 믿고 따랐다가 이 꼴이 되었소!"

군중이 점점 더 분노했다.

"모세를 쫓아내자!"

"그를 파라오에게 넘기자!"

"우리가 평화롭게 살 수 있게 놔두라!"

모세는 뒤로 물러섰다. 군중의 분노가 무서웠다.

'이것이… 내 잘못이다. 람세스가 옳았다. 나는 무책임했다.'

그때 여호수아가 나섰다.

"다들 진정하시오!"

하지만 군중은 듣지 않았다.

훌이 다단의 어깨를 잡았다.

"다단, 진정해. 아직 끝난 게 아니야."

"끝나지 않았다고?" 다단이 비웃었다. "이미 끝났소! 우리는 패배했소!"

"아니오." 이드로가 조용히 말했다.

군중이 이드로를 바라보았다.

"누구요?"

"모세의 장인이오." 이드로가 말했다. "그리고 나는 여러분에게 약속하겠소."

"무슨 약속?"

"3일 안에," 이드로가 선언했다. "나일강이 피로 변할 것이오."

침묵.

"정말입니까?" 누군가 물었다.

"내 계산이 맞다면." 이드로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만약 틀리면?"

이드로는 잠시 망설였다. 그리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럼 우리는 실패한 것이오. 하지만 적어도 시도는 했소."

다단이 고개를 저었다.

"도박이군요."

"그렇소." 이드로가 인정했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다른 선택이 있소?"

9

그날 밤.

모세는 혼자 천막에 앉아 있었다.

야엘이 조용히 들어왔다.

"모세님."

"야엘." 모세가 지친 목소리로 말했다. "왔소."

"오늘 일을 기록했습니다." 야엘이 말했다. "파라오와의 만남. 그리고 백성들의 반응."

"좋소." 모세가 무감각하게 말했다. "역사를 위해."

야엘은 모세를 관찰했다. 그는 패배한 사람처럼 보였다.

"괜찮으세요?"

"아니오." 모세가 솔직하게 말했다. "괜찮지 않소."

"무엇이 문제입니까?"

"모든 것이오." 모세가 한숨을 쉬었다. "나는… 사기꾼인 것 같소."

"왜요?"

"나는 확신하지 못하오. 야훼가 정말 존재하는지. 강물이 정말 붉어질지. 하지만 사람들에게는 확신하는 척했소."

야엘은 잠시 침묵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럼 왜 계속하십니까?"

"무슨 뜻이오?"

"만약 확신하지 못한다면, 왜 그만두지 않으십니까?"

모세는 한참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가 천천히 말했다. "다른 사람이 하지 않으니까."

"그게 다입니까?"

"그리고…" 모세가 덧붙였다. "어쩌면 내가 틀렸을 수도 있으니까."

"틀렸다는 게 무슨 뜻입니까?"

"내 의심이 틀렸을 수도 있소." 모세가 설명했다. "어쩌면 야훼는 정말 존재하고, 강물은 정말 붉어질지도 모르오. 그런데 내가 의심 때문에 그만둔다면, 그게 더 큰 실수 아니겠소?"

야엘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도 일종의 믿음이군요."

"믿음?"

"의심 속의 믿음." 야엘이 말했다. "확신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시도하는 것."

모세는 야엘을 바라보았다.

"당신은… 현명하오."

"저는 그저 관찰할 뿐입니다." 야엘이 미소 지었다.

10

3일 후.

이른 아침.

모세는 강가에 서 있었다. 아론, 이드로, 훌, 여호수아가 함께 있었다.

"오늘입니까?" 아론이 물었다.

"내 계산이 맞다면." 이드로가 말했다. "오늘이나 내일."

"만약 안 일어나면?"

"그럼…" 이드로가 말을 흐렸다.

그때였다.

강 상류에서 무언가 변화가 보였다.

"저기!" 여호수아가 가리켰다.

물의 색깔이 변하기 시작했다. 맑은 푸른색에서… 붉은색으로.

천천히. 하지만 분명하게.

"야훼여…" 모세가 숨을 죽였다.

물이 점점 더 붉어졌다. 피처럼.

"정말로…" 아론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정말로 일어났습니다!"

이드로는 조용히 미소 지었다.

"계산이 맞았구나."

하지만 모세는 복잡한 표정이었다.

'이것이 야훼의 기적인가? 아니면 단순히 자연 현상인가?'

"형님." 아론이 흥분해서 말했다. "이제 백성들이 믿을 것입니다!"

"그렇소." 모세가 천천히 말했다. "하지만…"

"하지만?"

"이것이 기적인지, 아니면 우연인지… 나는 여전히 모르겠소."

훌이 모세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형님, 어쩌면 그 구분은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왜죠?"

"백성들에게는 기적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지금 그들은 기적을 보고 있습니다. 그게 자연 현상이든 신의 섭리든, 결과는 같습니다."

모세는 붉어진 강물을 바라보았다.

'야훼여, 이것이 정말 당신의 일입니까? 아니면 제가 운 좋게 맞춘 것입니까?'

대답은 없었다.

하지만 강물은 계속 붉어졌다.

11

소식은 빠르게 퍼졌다.

"나일강이 피로 변했다!"

"모세가 예언한 대로!"

"야훼께서 이집트를 치셨다!"

백성들이 강가로 몰려들었다. 그들은 붉은 물을 보며 경악했다. 그리고 놀라워했다.

다단도 왔다. 그는 강물을 한참 바라보다가 모세에게 말했다.

"정말로… 일어났군요."

"그렇소." 모세가 말했다.

"어떻게 알았습니까?"

모세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이드로를 바라보았다.

이드로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말하지 마시오.'

"야훼께서 알려주셨소." 모세가 거짓말했다.

다단은 모세를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제가 틀렸습니다. 용서하십시오."

"괜찮소." 모세가 말했다. "당신의 의심은 정당했소."

다단이 고개를 들었다.

"이제 파라오는 어떻게 하실 겁니까?"

"다시 찾아가겠소." 모세가 말했다. "이 표적을 보여주고, 다시 요청하겠소."

"만약 또 거절한다면?"

모세는 강물을 바라보았다.

"그럼 야훼께서 더 큰 재앙을 보내실 것이오."

"더 큰 재앙?"

"그렇소." 모세가 선언했다.

하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의문이 가득했다.

'과연 그럴까? 아니면 우리가 운이 다할 때까지 도박을 계속하는 것일까?'

12

궁전에서도 소식을 들었다.

람세스는 신하들과 함께 강가에 나왔다.

붉은 물.

"이게 어떻게 된 것이냐?" 람세스가 물었다.

한 신하가 대답했다.

"상류에서 무언가 섞여 들어온 것 같습니다, 파라오."

"무엇이?"

"아마도… 흙이나 광물질. 또는…"

"시체." 군 사령관이 말했다. "에티오피아 전쟁에서 많은 이들이 죽었습니다. 그 시체들이 강으로…"

람세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연 현상이로군."

"그렇습니다."

"하지만 백성들은 모세의 기적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습니다, 파라오."

람세스는 한참 생각했다.

"우리 마술사들을 불러라."

"마술사들을?"

"그렇다." 람세스가 말했다. "그들도 같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어떻게요?"

"물에 붉은 염료를 넣어라. 그리고 백성들 앞에서 '기적'을 행하라."

신하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람세스는 다시 강물을 바라보았다.

'모세, 너는 영리하구나. 자연 현상을 이용해서 백성들을 속이다니. 하지만 나도 그렇게 할 수 있다.'

그는 미소 지었다.

'이것은 기적의 전쟁이 될 것이다. 진짜 신이 누구인지 보자.'

13

그날 저녁.

야엘은 모든 것을 기록했다.

공식 기록에는 이렇게 썼다:

"모세가 예언한 대로, 야훼께서 나일강을 피로 변하게 하셨다. 이집트 전역이 경악했다. 이것이 첫 번째 재앙이었다."

하지만 가죽 주머니 속 작은 양피지에는 다른 것을 썼다:

"강물이 붉어졌다. 이드로의 계산이 맞았다. 상류의 전쟁 사망자들이 물을 오염시켰다. 모세는 이것이 야훼의 기적인지 자연 현상인지 확신하지 못한다. 하지만 백성들은 기적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어쩌면 그것으로 충분한지도 모른다."

야엘은 펜을 내려놓고 생각했다.

'진실과 믿음. 사실과 신화. 무엇이 더 중요한가?'

그녀는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둘 다 기록할 것이다. 후세가 판단하도록.'

14

모세는 잠들지 못했다.

강물이 붉어진 것을 보고도, 그는 여전히 확신하지 못했다.

'이것이 야훼의 일인가? 아니면 우연인가?'

그는 별을 바라보며 기도했다.

'야훼여, 제게 표적을 주소서. 명확한 표적을. 제가 당신의 길을 가고 있는지 알 수 있도록.'

하지만 대답은 없었다.

모세는 한숨을 쉬었다.

'아니면 이것도 표적인가? 이 불확실성 자체가?'

그는 이드로의 말을 떠올렸다.

"계산이 맞았구나."

'그렇다. 계산. 관찰. 전략. 이것들이 야훼의 도구인가? 아니면 야훼가 없다는 증거인가?'

모세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나는 계속할 것이다. 확신이 없어도. 두려워도. 왜냐하면 다른 선택이 없으니까.'

그는 눈을 감았다.

'야훼여, 만약 제가 틀렸다면 멈춰주소서. 하지만 만약 제가 옳다면… 저를 계속 인도하소서.'

'확신 없는 믿음으로.'

'의심 속의 순종으로.'

'이것이 제 기도입니다.'

별들은 침묵했다.

하지만 강물은 여전히 붉었다.

그리고 내일이면 모세는 다시 파라오를 찾아갈 것이다.

확신 없이.

하지만 결단력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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