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장 기름부음의 진실

by 차성수

유다의 장로들이 다윗을 찾아왔다.

시글락에서의 생활이 일 년을 넘기고 있을 때였다. 다윗의 명성은 이스라엘 전역에 퍼져 있었다. 사울에게 쫓기면서도 살아남은 자, 블레셋 땅에서도 세력을 키운 자, 언젠가 이스라엘을 구할 영웅.

유다 지파는 특히 다윗에게 호의적이었다. 같은 지파 출신이었고, 다윗이 도망 다니는 동안에도 유다 지역에서 호의를 베푼 사람들이 많았다.

"다윗 장군, 우리는 당신을 유다의 왕으로 모시고 싶습니다."

장로들이 말했다. 다윗은 겸손한 표정을 지었다.

"저 같은 미천한 자가 어찌 왕위에 오를 수 있겠습니까? 사울 왕께서 아직 살아 계시지 않습니까?"

"사울은 더 이상 왕의 자격이 없습니다. 야훼께서 그를 버리셨습니다. 당신이야말로 야훼께서 선택하신 분입니다."

다윗은 속으로 웃었다. 야훼의 선택. 그것은 아직 공식화되지 않았다. 그러나 곧 그렇게 만들 것이다.

"장로들의 뜻이 그러하시다면, 저는 따르겠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무엇입니까?"

"기름부음입니다. 왕이 되려면 선지자에게 기름부음을 받아야 합니다. 사울도 그랬습니다."

장로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한 말이었다. 이스라엘의 왕은 야훼의 대리자로서 선지자에게 기름부음을 받아야 했다. 그것 없이는 정통성이 없었다.

"사무엘 선지자께 청하시겠습니까?"

"그래야겠지요. 사무엘이 아니면 누가 제게 기름을 붓겠습니까?"

다윗의 눈이 차갑게 빛났다. 그러나 장로들은 그것을 보지 못했다.

* * *

사무엘은 라마에 있었다.

늙고 병들어 거의 죽음의 문턱에 있었지만, 그의 권위는 여전했다. 그는 이스라엘 최고의 선지자였다. 사울에게 기름을 부어 왕으로 세운 자, 그리고 사울의 죄를 선포하여 야훼께서 버리셨음을 알린 자.

다윗은 소수의 부하만 데리고 라마로 향했다. 요압과 아비새, 그리고 가장 믿을 수 있는 자 몇 명.

"혼자 가시는 겁니까?"

아히도벨이 물었다. 그는 다윗의 계획을 알고 있었다. 사무엘에게 기름부음을 받겠다는 것.

"사무엘은 예민한 사람이오. 군대를 끌고 가면 경계할 것이오."

"사무엘이 거부하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다윗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미소만 지었다. 아히도벨은 그 미소가 불길했지만, 더 묻지 않았다.

* * *

사무엘의 집은 초라했다.

선지자로서 온 이스라엘의 존경을 받았지만, 그는 평생 검소하게 살았다. 작은 돌집, 낡은 옷, 최소한의 음식. 그것이 사무엘의 방식이었다.

다윗이 찾아갔을 때, 사무엘은 침대에 누워 있었다. 그러나 그의 눈은 여전히 맑았다. 예언자의 눈이었다.

"다윗이로구나."

사무엘이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약했지만 또렷했다.

"예, 선지자님."

다윗은 무릎을 꿇었다. 완벽하게 공손한 자세로.

"무슨 일로 왔느냐?"

"선지자님께서 저를 이스라엘의 왕으로 기름 부어 주시기를 청하러 왔습니다."

사무엘은 한참 동안 다윗을 바라보았다. 그 눈은 다윗의 표면을 뚫고 그 안을 들여다보는 것 같았다.

"야훼께서 너를 선택하셨느냐?"

"유다의 장로들이 저를 왕으로 세우길 원합니다. 백성들도 원합니다."

"내가 물은 것은 그것이 아니다."

사무엘의 목소리가 날카로워졌다.

"야훼께서 너를 선택하셨느냐고 물었다. 사람의 뜻이 아니라 야훼의 뜻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다윗은 잠시 당황했다. 그러나 곧 연기를 시작했다.

"야훼께서 저와 함께하셨습니다. 골리앗을 죽일 때도, 사울의 추격을 피할 때도. 저는 야훼의 손에 이끌려 여기까지 왔습니다."

사무엘은 고개를 저었다. 천천히, 단호하게.

"다윗, 나는 네 입에서 나오는 말을 듣는 것이 아니다. 네 마음을 본다."

* * *

"네 마음을 본다."

사무엘이 반복했다.

"거기에는 야훼가 없다. 권력만 있다. 네가 야훼의 이름을 부를 때, 그것은 기도가 아니라 도구다. 네가 경건한 척할 때, 그것은 믿음이 아니라 연기다."

다윗의 표정이 굳어졌다. 연기가 통하지 않았다. 이 노인은 무언가를 보고 있었다.

"선지자님, 저는..."

"골리앗."

사무엘이 말을 끊었다.

"네가 정말로 그 거인을 쓰러뜨렸느냐?"

다윗은 숨을 멈추었다. 어떻게 아는 것인가? 아무도 모르는 일인데.

"야훼께서는 모든 것을 보신다."

사무엘이 말했다. 마치 다윗의 마음을 읽은 것처럼.

"네가 죽어가는 자의 목을 벤 것을. 네가 그것을 자신의 공으로 만든 것을. 네가 거짓 신화를 퍼뜨린 것을."

다윗은 침묵했다. 부정해봐야 소용없을 것 같았다.

"놉의 제사장들."

사무엘이 계속했다.

"팔십오 명이 네 거짓말 때문에 죽었다. 여자와 아이까지 학살당했다. 네가 그 원인을 제공했다."

"그것은 사울이..."

"사울이 손을 더럽혔다. 그러나 네가 그 손에 칼을 쥐어주었다."

사무엘은 침대에서 상체를 일으켰다. 그의 눈은 불타고 있었다.

"시글락에서 네가 한 일들. 마을을 쓸어버리고 한 명도 남기지 않은 것. 여자와 아이까지 죽인 것. 네 거짓말을 감추기 위해."

다윗은 뒤로 물러섰다. 이 노인은 대체 어떻게 이 모든 것을 아는 것인가?

"나는 야훼의 선지자다."

사무엘이 말했다.

"야훼께서 내게 보여주신다. 네 마음의 어둠을. 네 손의 피를. 네 입의 거짓을."

* * *

"그래서 거부하시는 겁니까?"

다윗의 목소리가 달라졌다. 더 이상 공손하지 않았다. 차갑고 낮은 목소리였다.

"그렇다. 나는 너에게 기름을 붓지 않겠다."

"선지자님께서 거부하시면, 저는 왕이 될 수 없습니다."

"그것이 야훼의 뜻이다."

"야훼의 뜻이라고요?"

다윗이 비웃었다. 처음으로 가면을 벗었다.

"야훼는 뜻이 없습니다. 있다 해도 알 수 없습니다. 선지자님께서 하시는 것은 야훼의 뜻을 전하는 것이 아닙니다. 선지자님의 뜻을 야훼의 이름으로 포장하는 것입니다. 사울에게 하셨던 것처럼."

사무엘의 얼굴이 붉어졌다.

"어찌 감히..."

"선지자님께서 사울을 왕으로 세웠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버렸습니다. 왜요? 사울이 선지자님 말을 듣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야훼의 뜻이 아니라 선지자님의 뜻을 거역했기 때문입니다."

다윗은 한 걸음 다가섰다.

"저는 선지자님과 다르지 않습니다. 선지자님도 야훼를 도구로 씁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다만 저는 솔직한 것이고, 선지자님은 스스로를 속이는 것입니다."

"나가라."

사무엘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당장 나가라.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마라. 나는 절대로 너에게 기름을 붓지 않을 것이다. 야훼의 이름을 더럽히는 자에게는!"

다윗은 웃었다. 차갑게.

"그러시겠습니까."

그는 돌아섰다. 그리고 문 앞에서 멈추었다.

"선지자님, 한 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

"저는 왕이 될 것입니다. 선지자님의 기름이 있든 없든. 그것이 제 뜻입니다. 그리고 제 뜻은 반드시 이루어집니다."

* * *

그날 밤, 사무엘은 죽었다.

공식적으로는 노환이었다. 늙고 병든 선지자가 마지막 숨을 거둔 것이다. 온 이스라엘이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그러나 진실은 달랐다.

다윗이 사무엘의 집을 나선 후, 요압과 아비새가 다시 들어갔다. 한밤중에, 아무도 모르게. 그들은 베개로 늙은 선지자의 얼굴을 덮었다. 사무엘은 저항조차 하지 못했다. 너무 약했기 때문이다.

"끝났습니다."

요압이 다윗에게 보고했다.

"흔적은?"

"없습니다. 늙어서 죽은 것처럼 보입니다."

"좋아."

다윗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마치 양 한 마리를 잡은 것처럼.

요압조차 등골이 서늘해졌다. 선지자를 죽였다. 이스라엘에서 가장 거룩한 자를 죽였다. 그것도 기름부음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다윗."

요압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래도 되는 겁니까? 야훼의 선지자를..."

"야훼는 이미 사무엘을 버렸어."

다윗이 말했다. 그의 눈은 달빛 아래서 차갑게 빛났다.

"야훼가 정말로 사무엘을 지키고 싶었다면, 왜 막지 않았겠어? 이제 야훼의 뜻은 사무엘이 아니라 우리가 해나가는거야."

요압은 더 이상 말하지 못했다. 다윗의 논리는 언제나 그랬다. 차갑고, 단순하고, 반박하기 어려웠다.

* * *

사무엘의 장례가 치러진 후, 다윗은 새로운 소문을 퍼뜨렸다.

"사무엘 선지자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다윗에게 기름을 부으셨다!"

소문은 빠르게 퍼져나갔다. 사무엘이 죽기 전 마지막으로 한 일이 다윗에게 기름을 부은 것이라고. 야훼께서 다윗을 이스라엘의 왕으로 선택하셨다고.

증인은 없었다. 그러나 증인이 필요 없었다. 사람들은 믿고 싶은 것을 믿었다. 다윗은 이미 영웅이었고, 사무엘은 이미 죽었다. 죽은 자는 반박하지 못했다.

"사무엘 선지자께서 저를 부르셨습니다."

다윗이 유다의 장로들 앞에서 말했다. 그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물론 연기였다.

"선지자께서는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야훼께서 너를 이스라엘의 왕으로 택하셨다. 네가 사울을 대신하여 이스라엘을 다스릴 것이다.' 그리고 기름을 부으셨습니다. 그것이 선지자의 마지막 행동이었습니다."

장로들은 감동했다. 야훼의 선택을 받은 왕! 사무엘의 기름부음을 받은 정통 후계자!

"다윗 왕 만세!"

환호가 터져 나왔다. 다윗은 겸손하게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그 숙인 얼굴에는 차가운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거짓 기름부음. 그것이 다윗 왕조의 시작이었다.

* * *

아히도벨은 이 모든 것을 알지 못했다.

그는 사울의 궁에 있었다. 다윗이 라마에 갔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몰랐다. 다윗은 그에게 말하지 않았다.

소문이 들려왔을 때, 아히도벨은 기뻤다.

"사무엘이 다윗에게 기름을 부었다!"

이제 다윗은 정통성을 갖게 되었다. 야훼의 선택을 받은 왕. 더 이상 도적떼의 두목이 아니라 진정한 왕이 될 자격을 얻은 것이다.

그러나 의문도 있었다. 사무엘은 왜 갑자기 다윗에게 기름을 부었을까? 사무엘이 살아있을 때 다윗을 부정적으로 보았다는 소문도 있었는데.

아히도벨은 그 의문을 무시했다. 중요한 것은 결과였다. 다윗이 기름부음을 받았다는 것, 그것이 전부였다.

그는 나중에야 진실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때, 그의 세계는 무너질 것이다.

* * *

헤브론에서 다윗은 유다의 왕으로 즉위했다.

아직 이스라엘 전체의 왕은 아니었다. 사울이 여전히 살아 있었고, 사울의 아들 이스보셋이 북쪽을 다스리고 있었다. 그러나 유다만이라도 다윗의 왕국이 시작된 것이다.

"다윗 왕 만세!"

헤브론의 백성들이 환호했다. 다윗은 손을 들어 그들에게 인사했다. 그의 얼굴에는 겸손한 미소가 있었다.

그러나 그 미소 뒤에서 그는 계산하고 있었다. 다음 단계는 무엇인가? 이스라엘 전체를 어떻게 손에 넣을 것인가?

사울. 아직 사울이 남아 있었다. 그 늙은 왕이 죽어야 모든 것이 완성된다.

다윗은 기다리기로 했다. 직접 손을 더럽힐 필요는 없었다. 사울은 이미 무너지고 있었다.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다.

다윗은 이제 왕이 되었다. 거짓 신화와 거짓 기름부음 위에 세워진 왕좌. 그러나 아무도 그 진실을 알지 못했다.

알아야 할 자는 모두 죽었으니까.

이전 05화제5장 쫒기는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