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은 기브아 뒷골목에서 시작되었다.
정확히 말하면, 기브아 남쪽 성벽 밖 빨래터에서. 여인 서넛이 무릎까지 물에 담그고 빨래를 치대는 사이, 한 여인이 입을 열었다. 드보라라는 이름의, 기브아에서 삼십 년을 살아온 과일 장수의 아내였다.
"나, 아히노암 왕비 얼굴 보면 어디서 봤나 싶었는데 — 이제야 생각났어."
빨래 치는 손이 멈추지는 않았다. 여인들의 귀가 먼저 멈추었다.
"옛날에, 그러니까 사울 장군이 왕 되기 한참 전에, 기브아 남문 밖에 술집이 하나 있었잖아. 블레셋 상인들이 드나들던 그 술집. 거기 마담이 있었는데, 이름이 율리아였어."
"율리아?"
"응. 키가 작고, 눈이 크고, 웃을 때 입꼬리가 칼처럼 올라가는. 그 마담이 아히노암이야."
물소리가 갑자기 크게 들렸다. 아무도 빨래를 치지 않는데 물소리가 큰 것은, 여인들이 숨을 멈추었기 때문이었다.
"왕비가 술집 마담이었다고?"
"마담이라고 해서 뭐 대단한 건 아니었어. 술을 따르고, 상인들 비위를 맞추고, 이 사람 저 사람 소식을 연결해 주는 그런 일. 근데 그 여자가 유독 영리했어. 상인들의 속사정을 귀신같이 알아맞혔거든. 누가 빚이 있고, 누가 뒤로 장사하고, 누가 누구와 원수인지. 그래서 블레셋 상인들이 율리아 마담한테 붙어 다녔지."
"그러다가 사울 장군을 만난 거야?"
"만난 게 아니라, 골라잡은 거지."
드보라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러나 아히노암의 칼날 같은 입꼬리와는 달랐다. 드보라의 입꼬리에는 오래 묵은 시기심이 배어 있었다.
"율리아 마담이 기브아에서 가장 크고 가장 멍청한 남자를 골라잡았어. 사울이었지. 사울이 기스 집안의 아들이고, 기스 집안이 아히마아스와 연이 있다는 걸 율리아가 알아냈을 때 — 그때부터 작업이 시작된 거야. 술집 마담이 장군의 아내가 되고, 장군의 아내가 왕비가 되고. 대단한 출세지, 뭐."
빨래터의 소문은 그날 저녁 기브아 시장통으로 옮겨갔다. 다음 날 아침에는 성문 앞에, 사흘 뒤에는 인접 마을에, 보름 뒤에는 베냐민 지파 전역에 퍼져 있었다.
'아히노암 왕비는 원래 기브아 뒷골목 술집의 율리아 마담이었다.'
* * *
율리아 마담 소문이 퍼지자, 두 번째 소문이 뒤를 따랐다. 소문은 혼자 다니지 않는 법이다.
"율리아가 사울을 만나기 전에, 다른 남자와 살았다는 거 알아?"
이번에는 빨래터가 아니라 벧엘 시장이었다. 직물 상인 노아 — 한때 아히노암의 정보망에 속했던 바로 그 노아 — 가 장사치들 사이에서 목소리를 낮추고 있었다. 노아는 석 달 전 아히노암의 정보망에서 잘렸다. 보수가 줄었기 때문이다. 아히노암은 쓸모가 떨어진 사람의 보수를 줄이는 데 거리낌이 없었고, 노아는 보수가 줄면 충성이 뒤집히는 종류의 사람이었다.
"아히노암이 사울 전에 에브라임 지파의 장수 갈렙이라는 사람과 함께 살았다더라. 혼례를 올린 건 아니지만, 같은 지붕 아래서 살림을 했다는 거야."
"장수와 살다가 장군으로 갈아탔다는 거야?"
"갈아탄 게 아니라, 올라탄 거지. 마담 출신이 더 큰 남자를 잡은 거야. 그러다 왕까지 올라갔으니, 보통 여자가 아니지."
소문은 사실의 일부를 담고 있었고, 나머지 부분은 시기심과 상상력이 채웠다. 아히노암이 사울 이전에 다른 남자와 동거한 것이 사실인지는 확인할 수 없었으나, 소문이 퍼지는 데 사실 여부는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왕비가 술집 마담 출신이며, 남자를 갈아타며 올라온 여자'라는 이야기가 백성들의 입에 단단히 붙었다는 것이었다.
궁정에서 아히노암의 반응은 격렬했다.
"누가 이런 소문을 퍼뜨리는 거예요? 찾아내요. 당장 찾아내요!"
아히노암의 목소리가 밀실의 벽을 흔들었다. 기름등이 둘 다 흔들렸다. 사울은 아내의 히스테리를 보며 턱을 긁적였다.
"소문이야 원래……"
"원래가 아니에요! 누군가 의도적으로 퍼뜨리고 있는 거예요! 노아, 그 직물 상인 년이 틀림없어요. 내가 잘라냈더니 앙갚음을 하는 거예요!"
아히노암의 직감은 반쯤 맞았다. 그러나 소문의 근원은 노아 한 사람이 아니었다. 수년간 아히노암의 정보망에 속했다가 밀려난 사람들, 아히노암의 밀실 앞에서 줄을 섰다가 빈손으로 돌아간 사람들, 아히노암의 토지 투기에 땅을 빼앗긴 사람들 — 그 모든 사람의 입에서 소문이 피어나고 있었다. 한 사람의 입을 막아도 열 사람의 입이 열리는 구조. 아히노암이 쌓아올린 거미줄이 아히노암 자신을 옥죄기 시작한 것이었다.
* * *
소문은 과거를 파헤치는 데서 멈추지 않았다. 현재를 파헤치기 시작했다.
"아히노암 왕비가 에브라임 산지 기슭의 밀밭을 강제로 사들였다더라."
이것은 소문이 아니라 사실이었다.
아히노암은 반년 전부터 기브아 주변의 토지를 조직적으로 매입하고 있었다. 매입이라 쓰고 강탈이라 읽는 종류의 거래였다. 방식은 이러했다. 먼저 아히마아스의 하인이 목표 토지의 소유자를 찾아간다. '왕비마마께서 이 땅에 관심을 갖고 계시다'고 넌지시 알린다. 소유자가 팔겠다고 하면 시세의 절반으로 매입한다. 팔지 않겠다고 하면 — 뒤에서 압력이 들어간다.
세금 징수관이 그 소유자에게 유독 엄격해진다. 곡물 창고의 관리인이 그 소유자의 곡물 보관을 거부한다. 시장에서 그 소유자에게 물건을 파는 상인이 줄어든다. 아히노암의 거미줄에 걸리지 않는 사람이 기브아 주변에는 거의 없었으므로, 이 압력에서 벗어나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결국 소유자는 땅을 판다. 시세의 삼분의 일에. 그리고 아히노암은 그 땅을 아히마아스의 이름으로 등기한 뒤, 한두 달 뒤에 시세의 두 배로 다른 사람에게 넘긴다. 강제로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 이것이 아히노암의 부동산 사업이었다.
"우리 할아버지가 삼대째 경작하던 밀밭을 은 다섯 세겔에 빼앗겼어. 시세는 스무 세겔이 넘는데! 그 땅이 한 달 뒤에 은 사십 세겔에 팔렸다더라!"
에브라임 산지의 소작농 히엘의 증언이 장로회에 접수되었을 때, 기브아 궁정은 처음으로 흔들렸다. 히엘 한 사람이 아니었다. 비슷한 피해를 입은 소유자가 열두 명이나 나왔다. 모두 같은 패턴이었다. 왕비의 관심, 시세 이하의 매입 제안, 거부 시 압력, 결국 헐값 매도. 열두 건의 거래 뒤에 아히노암의 이름이 그림자처럼 드리워져 있었다.
* * *
토지 강탈 폭로가 궁정을 흔드는 와중에, 더 큰 폭로가 터졌다.
제사장 자리 매매.
기브아 성소의 제사장 아히야. 놉의 아히멜렉 아래에서 보좌 제사장으로 일하던 인물이 기브아 성소의 수석 제사장 자리에 오른 것은 석 달 전이었다. 당시에는 아히야의 학식과 경력이 임명의 근거로 제시되었으나, 실상은 달랐다.
아히야는 아히노암에게 뇌물을 바쳤다.
은 오십 세겔과 두로산 자주색 천 스무 필. 이것이 기브아 수석 제사장 자리의 값이었다. 아히야가 아히노암의 밀실을 찾아온 날, 문 밖에서 지키고 있던 시녀 므히다가 훗날 장로회에 증언한 내용은 이러했다.
"아히야 제사장이 은 주머니와 천 보따리를 들고 왕비마마의 밀실에 들어갔습니다. 한 시진 뒤에 나왔는데, 손에 아무것도 들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므히다의 증언에서 더 충격적이었던 것은 다른 부분이었다.
"왕비마마와 아히야 제사장이 대화하는 동안, 밀실 밖 복도에 다른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사람들에게 차례를 안내하는 일을 했습니다. 그날 왕비마마를 찾아온 사람이 아히야 제사장 포함하여 다섯 명이었습니다."
줄이 서 있었다는 것. 아히야 한 사람이 아니라, 뇌물을 바치려는 자들이 줄을 이루고 있었다는 것. 이것은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시스템이었다. 아히노암의 밀실이 뇌물 접수 창구로 운영되고 있었다는 증거.
그리고 므히다는 한 가지를 더 증언했다.
"왕비마마의 자세가……그러니까, 왕비마마께서 뇌물을 받으시는 동안 코를 계속 풀고 계셨습니다. 손수건으로 코를 풀고, 아히야 제사장과 은의 액수를 흥정하시고, 다시 코를 풀고. 그 자세가 매우……"
므히다가 말을 끊었다. '상스러웠다'는 말을 삼킨 것이었으나, 장로회는 삼킨 말까지 읽었다.
왕비가 코를 풀며 뇌물을 흥정했다. 코를 풀며. 그것은 뇌물 수수보다 더 강렬한 이미지로 백성들의 뇌리에 박혔다. 거룩한 제사장의 자리를 코를 풀어가며 파는 왕비. '마담 율리아'의 소문이 이 장면과 겹쳐지면서, 기브아의 속삭임은 속삭임의 수위를 넘어서고 있었다.
* * *
아히노암의 뇌물 수수가 폭로되자, 궁정은 수습 모드에 들어갔다.
아브넬이 공식 해명을 준비했다. '왕비는 궁정 살림을 관장하는 것이며, 제사장 임명은 왕의 고유 권한으로 왕비의 개입 여지가 없다'는 내용. '날리면' 때와 같은 전략이었다. 부정하고, 부정하고, 또 부정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날리면'보다 더 큰 문제가 터졌다.
사울의 직접 발언이 유출된 것이다.
아히야 제사장이 기브아 성소에서 가까운 사람에게 한 말이 퍼졌다.
"왕께서 나에게 직접 말씀하셨다. '사무엘 저 영감이 말이 많네. 자네가 기브아 성소에 있으면 저 영감 입을 좀 틀어막아 줘야지.' 왕께서 직접 그렇게 말씀하셨다."
사울이 아히야 제사장에게 직접 한 말. 사무엘을 '저 영감'이라 부르며, 사무엘의 입을 틀어막으라고 지시한 말. 이것은 아히노암의 밀실이 아니라, 사울의 입에서 직접 나온 말이었다.
아히노암의 뇌물 수수가 '왕비의 독단'이 아니라 '왕의 묵인 아래 이루어진 공동 범행'이라는 증거. 사울이 아히야를 알고 있었고, 아히야에게 직접 임무를 부여했으며, 그 대가로 아히야가 아히노암에게 뇌물을 바쳤다는 구조가 완성되었다.
아브넬의 해명 문서는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휴지가 되었다.
* * *
사무엘이 기브아에 왔다.
부름 받지 않고 온 것이었다. 선지자는 부름을 받아 오는 사람이 아니라, 부름을 받지 않아도 와야 할 때 오는 사람이었다. 기브아 궁정의 뜰에 사무엘이 나타났을 때, 궁정 사람들의 얼굴이 일제히 굳었다. 예복이 찢어진 길갈 이후, 사무엘은 궁정에 발을 들인 적이 없었다.
사울이 옥좌에 앉아 있었다. 아히노암은 옥좌 뒤편, 장막 안에 있었다. 장막 너머로 아히노암의 눈이 빛나고 있었으나, 사무엘은 장막을 보지 않았다. 사무엘의 눈은 사울만을 관통하고 있었다.
"사울."
사무엘이 왕을 이름으로 불렀다. '왕이여'가 아니라 '사울'로. 그것은 왕위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선언이었다.
"야훼의 전에 선 제사장의 자리를 은으로 사고파는 일이 네 궁정에서 벌어지고 있다. 네가 몰랐느냐?"
사울의 턱이 굳었다. 대답을 준비하려 했으나, 사무엘이 기다려주지 않았다.
"백성의 땅을 빼앗아 네 장인의 이름으로 적는 일이 네 궁정에서 벌어지고 있다. 네가 몰랐느냐?"
사울의 입이 열렸다 닫혔다.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관직을 은으로 사고, 도로를 꺾어 사사로이 이익을 취하는 일이 네 궁정에서 벌어지고 있다. 네가 몰랐느냐?"
사무엘의 세 번째 질문이 떨어졌을 때, 사울은 아히노암이 있는 장막 쪽을 힐끗 보았다. 반사적인 시선이었다. 사무엘은 그 시선을 놓치지 않았다.
"고개를 돌리지 마라, 사울!"
노인의 호통에 궁정이 흔들렸다.
"네가 장막 뒤에 숨긴 것이 무엇인지 온 이스라엘이 알고 있다. 네 아내가 비리의 손이었고, 네 장인이 비리의 돈이었고 — 당신이 비리의 몸통이었다!"
'당신이 비리의 몸통이었다.'
그 한마디가 궁정에 떨어졌다. 쇠가 돌바닥에 떨어지는 소리처럼. 신하들이 고개를 숙였다. 병사들이 시선을 피했다. 궁정의 공기가 납처럼 무거워졌다.
사울은 대답하지 못했다. 어퍼컷을 날릴 수 없었다. 연무장에서는 군중을 향해, 길갈에서는 사무엘의 예복을 향해, 이집트에서는 허공을 향해 주먹을 날렸던 사내가 — 지금은 주먹을 쥘 수조차 없었다. 사무엘의 말이 주먹보다 무거웠기 때문이 아니었다. 사무엘의 말이 사실이었기 때문이었다.
* * *
장막 뒤에서 아히노암이 모든 것을 듣고 있었다.
아히노암의 손톱이 자기 무릎 위의 천에 박혀 있었다. 이를 악물고 있었으나, 악문 이 사이로 쉭쉭 바람이 새어 나왔다. 분노가 한계를 넘으면 이 사이로 소리가 나는 것을, 아히노암은 오늘 처음 알았다.
사무엘이 궁정을 떠난 직후, 아히노암이 장막을 걷어젖히고 나왔다. 신하들이 남아 있었으나 아히노암은 개의치 않았다. 사울 앞에, 아니 사울을 지나쳐 궁정 뜰에 선 아히노암의 목소리가 울렸다.
"저 늙은이 내가 자리에 앉으면 무사하지 않을꺼야!"
사울이 아내를 돌아보았다. 신하들이 고개를 들었다. 아히노암은 돌아선 사무엘의 등을 향해 손가락을 치켜들고 있었다. 눈이 충혈되어 있었고, 목 핏줄이 돋아 있었다. '마담 율리아'의 눈이었다. 왕비의 가면이 벗겨지고, 기브아 뒷골목 술집에서 상인의 멱살을 잡던 여자의 눈이 드러난 것이었다.
"자리에 앉으면 — 저 늙은이부터 처리할 거야!"
신하 넷이 그 자리에 있었다. 서기관 둘과 장교 둘. 네 사람 모두 고개를 숙이고 있었으나, 귀는 열려 있었다. 아히노암이 사무엘을 '저 늙은이'라 부르며 '가만 두지 않겠다'고 한 말은, 그날 저녁 기브아 전역에 퍼졌다.
'무사하지 않을꺼야'는 위협이기도 했고, 동시에 고백이기도 했다. '내가 자리에 앉으면'이라는 전제는, 아히노암이 자리 — 왕비의 자리를 넘어서는 그 이상의 자리 — 에 앉아서 권력을 행사하겠다는 의지의 노출이었다. 사울의 뒤에 숨어서 실을 당기던 손이, 장막을 찢고 나와 직접 주먹을 쥔 것이다.
백성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야훼의 선지자를 가만 두지 않겠다고? 왕비가? 왕이 아니라 왕비가?"
"결국 진짜 권력은 왕비한테 있었다는 거잖아."
"마담 율리아가 이스라엘을 다스리고 있는 거야."
* * *
아히노암의 폭발이 있은 뒤, 사울의 반응은 — 없었다.
아내가 궁정에서 사무엘을 향해 '무사하지 않을꺼야'라고 외치는 동안, 사울은 옥좌에 앉아 있었다. 아내를 제지하지도, 동조하지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옥좌에 앉은 채 아내의 등을 보고 있었다. 아내의 등 뒤에 숨어 있었다.
이 장면이 기브아에 퍼졌을 때, 백성들의 반응은 '날리면' 때와 달랐다. '날리면'은 웃음거리였다. 그러나 이것은 웃을 수 없는 장면이었다.
"사무엘 선지자가 '비리의 몸통'이라 했는데, 왕이 아무 말도 안 했다더라."
"아내가 나서서 소리 지르는 동안 옥좌에 앉아서 구경만 했대."
"왕이 아내 뒤에 숨은 거지 뭐야."
숨었다. 그 단어가 사울에게 붙었다. 대관식 때 수레 뒤에 숨은 것은 겸손의 연기였다. 그러나 이번에 아내 뒤에 숨은 것은 연기가 아니었다. 비겁이었다. 비겁의 다른 이름은 — 어퍼컷을 날릴 상대를 고르지 못하는 주먹이었다.
사울이 '사무엘 저 영감이 말이 많네'라고 아히야에게 직접 말했다는 유출과, 아히노암이 '무사하지 않을꺼야'라고 외친 장면과, 사울이 옥좌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장면 — 이 세 가지가 합쳐지면서, 사울과 아히노암이 공범이라는 심증은 확신으로 굳어졌다.
아히노암이 손이었고, 아히마아스가 돈이었고, 사울이 몸통이었다.
사무엘의 말 그대로였다.
* * *
요나단은 열여덟이었다.
어머니가 '마담 율리아'였다는 소문을 처음 들은 것은 연무장에서였다. 병사들 사이에서 낮은 목소리가 오가는 것을 요나단의 귀가 잡아챘다.
"왕비가 원래 술집 마담이래."
"율리아 마담? 기브아 남문 밖 그 술집?"
"쉿, 왕자가 저기 있잖아."
목소리가 끊어졌다. 요나단은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칼을 닦는 손을 멈추지도 않았다. 그러나 칼날 위에 비치는 자신의 얼굴이 하얗게 변해 있는 것을 보았다.
어머니가 술집 마담이었다.
요나단은 어머니의 과거를 몰랐다. 아히노암은 아들에게 자신의 과거를 한 번도 말한 적이 없었다. 어머니는 아히마아스의 딸이었고, 기브아의 좋은 가문에서 왔으며, 왕비가 될 자격이 있는 여자였다 — 요나단이 알고 있던 어머니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런데 마담 율리아.
기브아 뒷골목의 술집에서 블레셋 상인들의 비위를 맞추며 정보를 모으던 여자. 장수를 갈아타고 장군에게 올라탄 여자. 그 여자가 어머니였다.
요나단은 연무장을 떠나 성 밖 언덕에 올랐다. 기브아 남쪽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남문 밖 골목이 보였다. 술집은 이미 없어진 지 오래였으나, 골목은 남아 있었다. 좁고 어둡고, 낮에도 햇빛이 들지 않는 골목.
어머니가 저 골목에서 걸어 나온 것이다.
요나단은 아버지의 교활함에 분노할 수 있었다. 아버지의 무능에 수치를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어머니의 과거 앞에서는 — 분노도 수치도 오지 않았다. 대신 찾아온 것은 발밑이 무너지는 감각이었다.
아버지를 부정하는 것은 아버지의 왕국을 부정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가능했다. 왕국은 밖에 있는 것이니까. 그러나 어머니를 부정하는 것은 — 자기 자신을 부정하는 것이었다. 어머니의 피가 자기 안에 흐르고 있었다. 어머니의 눈이 자기 눈 안에 있었다. 어머니의 영리함이 자기 머리 안에 있었다.
마담 율리아의 아들.
비리의 몸통의 아들.
거짓 왕의 아들.
요나단은 이 세 가지를 동시에 부정할 수 없었다. 부정하면 자신이 사라지기 때문이었다. 부모를 부정하는 것은 존재 기반을 부정하는 것이었다. 나는 이 아버지와 이 어머니에게서 태어났다. 이 사실은 바꿀 수 없다. 바꿀 수 없는 것 위에 서서, 바꿀 수 없는 것을 부정해야 하는 괴로움.
요나단은 언덕에 앉아 기브아를 내려다보았다. 궁정의 지붕이 보였다. 아버지가 저 안에 있을 것이다. 옥좌에 앉아, 어머니 뒤에 숨어. 어머니는 장막 뒤에서, 다음 계획을 짜고 있을 것이다. 코를 풀어가며.
요나단은 웃었다. 웃음이 아니라 경련이었다. 울 수 없어서 웃는 얼굴. 수치와 연민과 환멸이 동시에 발효되면 이런 표정이 나오는 것이었다.
그리고 요나단은 혼자 중얼거렸다. 아무도 듣지 못하는 소리로.
"나는 누구의 아들인가."
바람이 불었다. 기브아 남문 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골목의 먼지가 언덕까지 올라왔다. 율리아 마담이 걸었을 그 골목의 먼지가.
요나단은 먼지를 맞으며 앉아 있었다. 일어서지 않았다. 일어서면 어디론가 걸어가야 했고, 걸어갈 곳이 없었다. 아버지에게로 갈 수 없었고, 어머니에게로 갈 수 없었고, 자기 자신에게로도 — 갈 수 없었다.
— 제7장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