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장 메뚜기떼

by 차성수

1

우박은 하루 밤낮을 쏟아졌다.

그리고 멈췄다.

아침 햇살이 비쳤다. 하지만 그것이 비춘 것은 폐허였다.

농작물이 부서졌다. 나무가 꺾였다. 지붕이 무너졌다.

이집트 전역이 파괴되었다. 그리고 고센도.

모세는 마을을 걸었다. 사람들이 그를 바라보았다. 분노의 눈빛.

하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60%가 나를 지지했다. 하지만 그것은 지지가 아니다. 그저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뿐이다.'

모세는 알았다.

'나는 지도자가 아니다. 인질범이다. 백성들을 붙잡고 배와 함께 가라앉고 있는.'

2

이틀 후.

파라오가 모세를 불렀다.

왕좌의 방.

람세스는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궁전 정원도 우박으로 파괴되어 있었다.

"모세."

"파라오."

"나는 인정해야겠다. 너는 놀랍다."

"무슨 뜻입니까?"

"일곱 번이나 실패하고도 아직 살아있다. 네 백성들이 아직 너를 죽이지 않았다."

"그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렇지." 람세스가 웃었다. "나도 마찬가지다."

"그럼 우리를 보내주십시오."

"안 된다." 람세스가 말했다. "나도 너처럼 돌아갈 수 없다. 일곱 번의 재앙을 겪고도 굴복하지 않았다. 이제 굴복하면 나는 약한 파라오로 기억될 것이다."

"하지만 계속 버티면 이집트가 파괴됩니다."

"그렇다." 람세스가 인정했다. "하지만 권위가 무너지면 이집트는 더 빨리 파괴된다."

모세는 람세스를 바라보았다.

'이 사람은 나와 똑같다. 멈출 수 없다. 승리하거나 파멸할 때까지.'

3

"그럼 여덟 번째가 있을 것입니다." 모세가 말했다.

"또?" 람세스가 흥미로워했다. "너는 지치지 않느냐?"

"지쳤습니다." 모세가 솔직하게 말했다.

"그럼 왜 계속하느냐?"

"당신과 같은 이유입니다. 멈출 수 없어서."

람세스는 웃었다.

"우리는 비슷하구나, 모세."

"그렇습니다. 파라오."

"나가라. 그리고 네 여덟 번째를 준비해라."

4

모세는 궁전을 나왔다.

고센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드로가 다가왔다. 그의 표정이 평소와 달랐다. 무언가를 생각하는 눈빛이었다.

"장인어른, 무슨 일입니까?"

"엘리압이 할 말이 있다고 하오." 이드로가 말했다. "오늘 밤 회의에서."

"엘리압 어르신이?"

"그렇소. 어서 가봅시다."

5

밤. 버려진 건물.

조언자들이 모여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셋뿐이었다.

엘리압, 에단, 이드로.

"시므온과 요압은?" 모세가 물었다.

"시므온은 우박으로 죽었소." 이드로가 말했다. "요압은 포기했소."

모세는 남은 세 사람을 바라보았다.

늙은 어부. 늙은 농부. 그리고 장인.

모두 지쳐 보였다.

"우리가 남았군요." 모세가 말했다.

"끝까지 가는 바보들." 엘리압이 쓴웃음을 지었다.

"엘리압 어르신, 할 말씀이 있다고 하셨습니까?"

엘리압은 앞으로 몸을 기울였다.

6

"나는 사막에서 40년을 살았소." 엘리압이 말했다. "낙타 상인이었소. 이 땅의 모래 한 알 한 알을 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그래서요?"

"메뚜기요."

침묵이 흘렀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모세가 물었다.

"메뚜기 떼가 올 수 있소." 엘리압이 말했다. "나일 동쪽 사막 지대에, 우박이 내린 곳 바로 너머에, 메뚜기 알들이 땅속에 묻혀 있는 지역이 있소. 내가 수십 년간 그 길을 다니면서 보아왔소. 가뭄에는 아무것도 없다가, 물이 고이면 갑자기 메뚜기가 쏟아지는 곳이오."

"물이 오면 알들이 깨어난다는 말씀이오?" 이드로가 물었다.

"그렇소. 우박이 녹으면서 물이 스며들면, 잠자고 있던 알들이 깨어날 것이오. 그리고 지금이 딱 그 시기요."

모세는 숨을 참았다.

"확실합니까?"

"확인해야 하오." 엘리압이 말했다. "직접 가서 눈으로 보아야 하오."

"얼마나 걸립니까?"

"거기까지 하루 거리요. 하지만 상태를 확인하고 돌아오려면… 사나흘."

7

"직접 가보겠소." 모세가 말했다.

"당신이요?" 이드로가 놀랐다.

"엘리압 어르신과 함께. 내 눈으로 보아야 하오. 선언하기 전에."

이드로가 말했다.

"위험하오. 파라오의 땅이오."

"사막 상인 행세를 하면 되오." 엘리압이 말했다. "내가 아는 길이오. 이집트인들이 잘 다니지 않는 길이오."

모세는 이드로를 바라보았다.

"장인어른은 여기 계십시오. 에단 어르신도. 만약 우리가 사흘 후에 돌아오지 않으면…"

"돌아올 것이오." 이드로가 말했다. "반드시."

8

다음 날 새벽, 모세와 엘리압은 동쪽 사막으로 떠났다.

엘리압은 낙타 상인의 복장을 하고 있었다. 모세도 마찬가지였다. 허름한 옷, 지팡이, 물자루.

그들은 말없이 걸었다.

오후가 되자 우박이 내린 흔적이 보이기 시작했다. 얼음이 녹은 웅덩이들. 물이 모래 속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다 왔소." 엘리압이 말했다.

그는 낮은 모래 언덕을 가리켰다.

둘은 다가갔다.

모세는 무릎을 꿇고 모래를 파기 시작했다.

손가락 깊이쯤.

그리고 멈췄다.

9

모래 속에 무언가가 있었다.

작은 알들. 빽빽하게. 수백, 수천.

아니, 시야가 닿는 끝까지 그 모래 언덕 전체가 그것으로 가득 찬 것 같았다.

"얼마나 됩니까?" 모세가 물었다.

"이 언덕 하나만 해도…" 엘리압이 말이 막혔다. "셀 수 없소. 수억은 될 것이오."

"이 언덕이 하나입니까?"

"아니오." 엘리압이 말했다. "저쪽에도, 저쪽에도."

모세는 일어섰다. 지평선을 바라보았다.

모래 언덕들이 이어져 있었다. 끝이 보이지 않았다.

"우박 녹은 물이 여기까지 스며들었소." 엘리압이 말했다. "보시오."

모래가 습기를 머금고 있었다. 아직 완전히 스며들지 않은 물기가 손에 묻어났다.

"며칠 후면 깨어날 것이오." 엘리압이 말했다. "바람이 북쪽에서 불면 이집트 내륙으로 날아갈 것이오."

"바람이 언제 바뀝니까?"

"지금 계절에는… 사나흘에서 일주일 사이요. 예측하기 어렵소."

모세는 알들을 내려다보았다.

'이것이 여덟 번째다.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 자연이 이미 준비하고 있던 것이다.'

10

돌아오는 길에 모세는 내내 생각했다.

'이번에는 다르게 해야 한다. 우박 때처럼 우리 백성도 피해를 입어서는 안 된다.'

'메뚜기가 오면 식량을 먹어치운다. 하지만 미리 숨겨두면?'

그는 엘리압에게 물었다.

"메뚜기가 언제 온다는 것을 알면, 미리 식량을 숨겨둘 수 있겠습니까?"

"그렇소." 엘리압이 말했다. "메뚜기는 눈에 보이는 것을 먹소. 땅속이나 두꺼운 천 아래 깊이 묻어두면 먹지 않소."

"그럼 히브리인들에게 미리 알려야 하오."

"하지만 이집트인들이 알아서는 안 되오." 이드로가 옆에서 말했다. 어느새 돌아오는 일행에 합류해 있었다.

"그렇소." 모세가 말했다. "이집트인들이 모르면, 피해 차이가 클 것이오."

이드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조용히 말했다.

"그것이 야훼의 보호가 될 것이오."

모세는 씁쓸하게 웃었다.

"그렇겠지."

11

고센으로 돌아온 모세는 먼저 파라오에게 전갈을 보냈다.

"여덟 번째 재앙이 임박했다. 메뚜기 떼가 이집트를 덮을 것이다. 남은 식량이 모두 사라질 것이다. 히브리인들을 보내주면 이것을 막을 수 있다."

람세스의 답장은 짧았다.

"꿈이나 꾸어라."

모세는 그 답장을 접어 양피지 사이에 끼워두었다.

'기록으로 남겨두겠다. 내가 경고했다는 것을.'

12

그리고 그날 밤, 그는 백성들을 조용히 모았다.

고라도, 훌도, 다단도 없는 자리. 오직 자신을 믿는 사람들만.

여호수아, 갈렙, 아론, 그리고 몇몇 믿을 수 있는 장로들.

"들으시오." 모세가 말했다. "며칠 안에 메뚜기 떼가 올 것이오."

"또 재앙입니까?" 아론이 물었다.

"그렇소.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게 할 것이오. 우리는 미리 준비할 것이오."

"어떻게요?"

모세는 설명했다.

"식량을 모두 땅속에 묻거나, 두꺼운 천으로 싸서 집 안 깊숙이 보관하시오. 메뚜기가 덮치기 전에. 눈에 보이는 모든 곡식, 과일, 건어물을 감추시오."

"하지만 이집트인들에게는 알리지 마십시오." 이드로가 덧붙였다.

갈렙이 눈을 가늘게 떴다.

"그것이 야훼의 보호입니까?"

"그렇오." 모세가 말했다. 잠시 망설이다가 덧붙였다. "준비한 자를 야훼가 보호하시는 것이오."

13

며칠이 지났다.

바람이 바뀌었다.

동쪽에서 뜨거운 바람이 불더니, 이어서 북쪽에서 찬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늘이 어두워졌다.

처음에는 구름처럼 보였다. 하지만 점점 가까워지면서 사람들이 깨달았다.

구름이 아니었다.

메뚜기였다.

수억 마리.

하늘을 덮을 정도로.

"야훼여…" 누군가 중얼거렸다.

메뚜기 떼가 이집트 땅에 내려앉기 시작했다. 남은 농작물 위로. 나무 위로. 모든 녹색 위로. 그리고 먹기 시작했다.

엄청난 소리와 함께.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도망쳤다.

14

고센에도 메뚜기가 내려앉았다.

하지만 히브리인들은 이미 준비가 되어 있었다.

곡식은 땅속에 묻혀 있었다. 저장된 건어물과 과일은 두꺼운 천과 항아리 속에 봉해져 있었다. 아이들은 집 안에 있었다.

메뚜기 떼가 지나갔다. 그리고 떠났다.

히브리인들이 숨겨둔 식량을 꺼냈다.

멀쩡했다.

이집트인 마을에서는 울부짖음이 들렸다.

"다 사라졌다!"

"남은 것이 하나도 없다!"

히브리인 마을은 달랐다.

사람들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눈에 눈물이 맺혔다.

"야훼께서 지켜주셨다."

그 말이 퍼져 나갔다.

15

고라가 모세에게 다가왔다.

"어떻게 한 겁니까?"

"미리 준비했소."

"어떻게 메뚜기가 올 것을 알았습니까?"

모세는 대답하지 않았다.

고라는 한참 모세를 바라보다가 말했다.

"당신이 야훼의 사자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소. 하지만 이번에는 인정하겠소. 당신은 우리를 살렸소."

그리고 돌아섰다.

모세는 그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칭찬이 이렇게 쓸 수 있을 줄이야.'

16

이집트 전역에서 아우성이 터졌다.

우박으로 반쯤 무너진 창고. 그 안에 남아 있던 마지막 식량. 그것마저 메뚜기가 먹어치웠다.

가축은 전염병으로 줄어 있었다. 농작물은 우박과 메뚜기로 사라졌다.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귀족들이 궁전으로 몰려들었다.

"파라오! 이제는 진짜 끝입니다!"

"백성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히브리인들을 당장 보내주십시오!"

람세스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황폐해진 이집트.

거리에서 사람들이 울부짖고 있었다. 아이들이 굶고 있었다.

그의 위대한 왕국이 무너지고 있었다.

17

람세스가 모세를 불렀다.

그의 얼굴은 10년이 더 늙어 보였다.

"모세."

"파라오."

"너는 이겼다."

모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히브리인들을 보내주겠다." 람세스가 말했다. "모두. 여자와 아이들까지. 지금 당장."

"파라오의 약속입니까?"

"그렇다. 내 목숨을 걸고."

모세의 심장이 뛰었다.

드디어.

여덟 번의 재앙. 수년의 시간. 백성들의 원망과 분노.

드디어.

"감사합니다, 파라오." 모세가 말했다.

그리고 돌아섰다.

18

모세는 고센으로 달렸다.

여호수아가 달려왔다.

"형님! 무슨 일입니까?"

"떠난다." 모세가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파라오가 허락했소. 지금 당장."

여호수아의 눈이 커졌다.

"지금요?"

"그렇소. 모두를 모으시오. 빨리."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하지만 모이는 데만 시간이 걸렸다. 수십만 명이었다.

짐을 쌌다. 하지만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수년간 쌓인 살림이었다.

빵을 구웠다. 하지만 반죽이 부풀기를 기다렸다.

가축을 몰았다. 하지만 낙오하는 짐승들이 있었다.

시간이 흘렀다.

한 시간.

두 시간.

세 시간.

19

그때였다.

궁전에서 기병이 달려왔다.

"멈춰라!"

여호수아가 모세에게 달려왔다.

"형님! 파라오의 전령입니다!"

전령이 소리쳤다.

"파라오의 명령이다! 히브리인들은 멈춰라!"

사람들이 얼어붙었다.

모세는 전령에게 다가갔다.

"무슨 말이오? 파라오께서 직접 허락하셨소."

"파라오께서 마음을 바꾸셨다." 전령이 말했다. "식량 배급이 시작되었다. 민심이 안정되었다. 히브리 노동력이 당장 필요하다."

"약속을 파기한다는 말이오?"

"파라오의 명령이다."

전령은 돌아섰다.

20

사람들이 쓰러지듯 주저앉았다.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말할 수 없었다.

이미 짐을 싸고 있었다. 이미 마음을 떠날 준비를 했다. 이미 희망을 품었다.

그리고 또.

배신당했다.

고라가 모세에게 다가왔다. 천천히. 그 걸음이 더 무서웠다.

"모세."

"고라."

"이번에는 파라오가 직접 허락했소. 그런데도 우리는 지금 여기 있소."

"안다."

"당신이 잘못한 것이오?" 고라가 물었다. "아니면 야훼가 우리를 버린 것이오?"

모세는 대답하지 못했다.

"셋 다요." 다단이 냉소적으로 말했다. "파라오는 교활하고, 야훼는 침묵하고, 모세는 우리를 제때 데려가지 못했소."

21

군중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울음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분노도, 고함도 아니었다.

그냥 무너지는 소리였다.

모세는 그 소리를 들으며 서 있었다.

'내 잘못이다.'

그는 생각했다.

'파라오가 허락한 그 순간, 나는 모든 것을 멈추고 즉시 이끌었어야 했다. 짐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빵이 부풀기를 기다리지 말고, 바로 움직였어야 했다.'

'파라오가 마음을 바꾸기 전에. 식량이 도착하기 전에. 누군가 그의 귀에 속삭이기 전에.'

'나는 너무 느렸다.'

22

그날 밤.

모세는 혼자 강가에 앉아 있었다.

이드로가 다가왔다.

"모세."

"장인어른."

이드로는 말없이 옆에 앉았다.

한참 후 모세가 말했다.

"제 잘못입니다."

"그렇소." 이드로가 인정했다. "하지만 누구나 처음에는 그런 실수를 하오."

"처음이 아닙니다." 모세가 말했다. "저는 계속 한 발씩 늦습니다. 파라오는 항상 저보다 빠르오."

"그럼 어떻게 하면 되겠소?"

모세는 강물을 바라보았다.

"다음번에는 빠르게 움직여야 하오. 파라오가 마음을 바꿀 시간을 주지 않아야 하오."

"어떻게?"

"짐을 최소화하는 것이오." 모세가 말했다. "빵은 부풀지 않은 것으로. 신발은 이미 신고. 지팡이는 손에 들고. 짐은 최대한 줄이고."

"마치 언제라도 달려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 것처럼."

"그렇소." 모세가 말했다. "그리고 먹을 때도 서둘러 먹어야 하오. 앉아서 천천히 먹는 것이 아니라."

이드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을 백성들에게 어떻게 설명하겠소?"

"야훼의 명령이라고 하겠소." 모세가 말했다. "항상 출발 준비가 되어 있으라는 야훼의 명령으로."

그는 쓴웃음을 지었다.

"또 야훼의 이름을 빌리는 것이오. 하지만 그것 외에 방법이 없소. 사람들은 내 판단보다 야훼의 명령을 따를 것이오."

이드로가 말했다.

"그것이 거짓이라 해도, 결과는 그들을 살릴 것이오."

"그렇게 생각해야 하겠지요." 모세가 말했다.

23

다음 날 아침.

모세는 백성들을 모았다.

사람들은 지쳐 있었다. 짐을 꾸렸다가 다시 풀었다. 희망을 품었다가 다시 잃었다.

그들의 눈에는 이제 아무것도 없었다.

모세는 그 눈들을 하나하나 바라보았다.

그리고 말했다.

"야훼께서 말씀하셨소."

아무도 비웃지 않았다. 반응도 없었다. 그냥 바라보았다.

"우리는 반드시 이집트를 떠날 것이오. 야훼께서 반드시 이루실 것이오."

침묵.

"그때를 위해 준비하시오." 모세가 말했다. "야훼의 명령이오. 출발 명령이 떨어지면 즉시 움직일 수 있도록 항상 준비하시오."

사람들이 눈을 들었다.

"빵은 부풀기를 기다리지 마시오. 만든 그대로 들고 가시오. 신발은 항상 신고 있으시오. 지팡이는 손에 들고 있으시오. 짐은 최소한으로. 음식은 빠르게."

"왜요?" 한 여인이 물었다.

"언제 출발 명령이 내려올지 모르기 때문이오. 파라오의 허락은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소.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아야 하오."

"야훼의 명령이오?" 다른 사람이 물었다.

"그렇소." 모세가 말했다. "항상 허리에 띠를 띠고, 발에 신을 신고, 손에 지팡이를 들고, 서서 급히 먹으라. 이것이 야훼의 출발 명령이오."

24

그날 밤, 야엘은 기록했다.

공식 기록:

"여덟째 재앙. 메뚜기. 하늘을 덮는 메뚜기 떼가 이집트를 덮쳤다. 야훼의 보호로 히브리인들은 미리 식량을 지켰다. 파라오는 히브리인들을 보내주겠다고 허락하였으나, 식량 배급이 시작되자 다시 마음을 바꾸었다. 야훼께서 출발 준비의 규례를 명하셨다. 떠날 때가 되면 부풀지 않은 빵과 허리에 띠, 발에 신발, 손에 지팡이로 서서 급히 먹으라."

비밀 기록:

"메뚜기의 진실. 엘리압 어르신의 40년. 땅속에 묻힌 알들. 우박 녹은 물. 이것이 여덟 번째 재앙이었다. 자연이 이미 준비하고 있던 것을 모세가 읽었다."

"히브리인들이 살아남은 것은 야훼의 기적이 아니라 사전 준비였다. 하지만 그 결과는 야훼의 기적이 되었다. 두 가지가 다른 것인가."

"파라오가 또 약속을 파기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이번에는 모세 자신이 그 원인을 알고 있다. 너무 느렸다. 그는 그것을 인정했다."

"그리고 출발 준비의 규례. 그것의 기원을 나는 보았다. 뼈저린 실패에서 나온 것이다. 너무 느렸다는 자책에서. 그것이 훗날 거룩한 명령이 될 것이다. 부풀리지 않은 빵, 허리의 띠, 발의 신발, 손의 지팡이. 그 기원이 실패의 교훈이라는 것을 아는 자는 이제 이 기록을 읽는 자뿐일 것이다."

야엘은 펜을 내려놓았다.

창밖을 바라보았다.

메뚜기가 떠난 하늘. 별이 선명했다.

'이제 무엇이 올까.'

그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이 있었다.

'모세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기록할 것이다.'

'끝까지.'

25

모세는 잠들지 못했다.

'파라오가 허락한 그 순간. 나는 기뻐서 달려갔다. 그리고 사람들을 모으고, 짐을 싸고, 빵을 굽고.'

'그러는 동안 파라오는 생각을 바꿨다. 식량 배급이 시작됐다. 민심이 잠잠해졌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나는 한 번 더 늦었다.'

'하지만 이제 안다. 다음에는 다르게 해야 한다. 허락이 떨어지는 순간, 모든 것을 버리고 달려야 한다. 짐도, 빵도, 망설임도.'

그는 눈을 감았다.

'야훼여. 당신이 계신다면.'

'다음 기회가 올 때, 제발 제 발이 빠르게 해주소서. 제 손이 빠르게 해주소서. 파라오가 마음을 바꾸기 전에.'

'그리고 만약 그 기회가 마지막 기회라면, 제발 제가 그것을 알아채게 해주소서.'

바람이 불었다.

강물이 출렁였다.

모세는 눈을 감은 채 생각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직 한 번이 더 있을 것이다.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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