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호박

지금 나의 빛나는 전성기

by 노연석

시골 텃밭에서 따온 조금 늙은 호박 하나를 가져왔다.

집으로 가져오면서 너무 늙은 호박을 가져온 것 아니냐는 핀잔이 있으면 어쩌나. 나도 가져오고 싶어서 가져온 게 아니라 가져가라는데 사양할 수 없어 가져온 건데.

우려와 달리 이 호박은 여러 날에 걸쳐 밥반찬으로 올라왔고 맛있게 먹었다.


제 몫은 톡톡히 하는 그런 중년의 호박이었다.

애호박도 호박이고 늙은 호박도 호박이다. 호박이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어떤 사람이라도 사람이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남녀노소, 인종에 관계없이 사람은 사람이다.

다만, 호박도 사람도 변질되면 본질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한다.


호박이 가장 인기 있는 순간은 언제일까?

호박 덩굴에 달린 호박이 언제 주인의 손에 의해 떼어 질까?

시장에 나오는 대부분의 호박은 애호박이다. 가장 맛이 들었을 시기.

시진 속 중년의 호박은 사실상 상품가치가 없다고 봐야 한다.


중년의 호박처럼 나도 중년이다.

조금 늙었다는 편견으로 맛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호박은 아직은 먹을만했다. 나도 아직은 이 사회에 쓸만한 사람이 아닐까? 아니 어쩌면 지금이 전성기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본다.


호박의 전성기처럼 사람도 빛이 나는 시기가 있다. 가치가 있는 시기가 있다. 본질을 인정받는 시기가 있다.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그때를 전성기라고 부른다.

그런데 그 전성기, 내가 얼마나 가치 있고 훌륭한 점이 많은지 젊었을 때는 모르고 지나가는 일이 많다.

그 절정의 시간을 잘 활용하지 못한 채 지나 보낸다.


그리고 몇십 년이 지나 흰머리는 점점 늘어가고 얼굴은 쪼글쪼글 해져갈 때 이렇게 이야기를 하곤 한다.

"아, 내가 그 나이로 돌아간다면 다시는 이렇게 살지는 않을 거야."

"내가 너희들 나이라면 뭐든지 다 할 수 있어. 돌이라도 무쇠라도 씹어먹을 수 있다고"라고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한다.

그때로 돌아갈 수도 없고 그때로 돌아간다 해도 달라지는 건 없을지도 모른다. 그냥 이미 지나간 과거에 대한 상념일 뿐이다.


장년이든 중년이든 노년이든 소중하지 않은 삶은 없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시기일지도 모른다는 말이 있듯이. 사람마다 시기는 다르니 현실의 안주하거나 도피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을 빛나게 살면 됩니다.

흔히들 사람에게는 인생에 있어 3번의 기회가 주어진다고들 이야기한다. 맞는 말일 수도 아닐 수도 있지만 그 말이 맞다고 하면 여러분은 지금 몇 번째 기회를 맞이하고 있나요? 지나버린 기회, 인생의 전성기를 잘 캐치하고 잘 활용하셨나요?

아니라고요? 그렇다면 남은 기회가 헛되이 되지 않도록 살아 보시기 바랍니다. 그 기회가 언제냐고요? 그건 아마도 본인이 가장 잘 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생에 찾아오는 기회는 우연히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준비하고 기다리는 자에게 찾아온다는 것을 설마 모르는 것은 아니겠죠?


내가 목표로 하는 것을 준비하고 기다리다 보면 3번이 아닌 4번 5번... 무한히 많은 기회가 올지도 모릅니다. 그 기회가 왔을 때 잡으시길 바랍니다. 그때가 돌아봐도 후회가 없는 빛나는 당신의 전성기가 되어 줄 것이다.

저도 그렇게 살아 볼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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