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부터 퇴근 시간이 한 시간 늦어졌다. 그런 연유는 따분해지고 지루해져 가는 안전한 일터를 박차고 나와 다시 호랑이 굴로 쳐들어 갔다. 그렇게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며 도망쳐 나왔던 그곳. 고객님이 계시는 적진으로 제 발로 다시 들어갔다. 이번엔 아무 무기도 없이 맨몸으로 누군가 도움을 줄 사람도 없는데 무모하게 말이다. 하지만 당당하게 돌진했다. 덕분에 이제 칼퇴근은 쉽지 않을 것 같다.
퇴근 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어느덧 어둠의 여왕은 어둠이 밝게 빛나던 하루를 집어삼키고 있다. 빛을 집어 삼키는 어둠의 목구멍에 걸린 노을빛은 지친 하루를 빛나게 하려 마지막 남은 혼신의 힘으로 아름다운 빛을 발산하는데 소비하고 있다. 그 순간은 너무나 짧은 찰나. 어둠은 찰나의 시간마저 허용하지 않으려는 듯 눈 깜짝할 사이에 세상의 모든 빛을 집어삼켜 버렸다. 오늘은 더 이상 잡아먹을 태양 빛은 남아 있지 않다.
어둠의 여왕에게도 이제 긴긴밤은 두려움뿐. 두려움에 떠는 건 더 먹어치울 빛이 없어 긴 밤을 배고픔으로 지새워야 해서가 아니다. 다가 올 아침, 재충전해서 쳐들어 올 빛의 마왕의 마법에 동병상련의 고통을 느껴야 하는다는 생각에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다.
인간의 힘은 대단하고 위대하다. 자연과 신들 앞에서 보잘것없이 나약한 존재이지만 집어삼킨 캄캄한 어둠을 비웃기라도 하듯 다시 빛나게 세상을 밟힌다. 어둠의 여왕이라도 이 빛은 가져가지 못한다.
빛의 마왕이 찾아오는 시간까지 인간이 만들어 놓은 빛을 잡아먹어 보려 애를 쓰지만 헛된 일일뿐이다. 덕분에 두려움으로 지루함으로 가득한 밤을 심심하지 않게 분주하게 움직여야 한다. 다시 찾아올 밤을 고대하며.
:: 화성시 동탄-석우초등학교 앞길 - 얼마 전부터 밋밋한 보도블록을 화려한 빛으로 밤마다 그림을 그린다. 이 길을 매일 걷는 반복되는 일상에 정말로 한줄기 빛이 되어 준다.
어둠이 내려앉은 문명의 이 도시에 다시 낮과 같은 활기가 넘쳐난다. 태양 빛에 비할 것이 없이 가냘픈 빛이지만 빛의 마왕이 하지 못했던 어둠으로부터 빛을 지키는 일을 인간이 해 냈다. 어둠을 밟히고 사람들을 다시 활동하게 만든다. 덕분에 빛의 마왕은 긴긴밤을 편안하게 잠들 수 있는지도 모른다. 아침에 어둠의 여왕이 먹어 치운 빛을 되찾을 힘을 축적한다.
어쩌면 이들은 공존공생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어둠운 빛을 소멸시키며 생존하고 빛은 어둠을 밝히는 것으로 생존한다. 이들의 아름다운 술래잡기가 끝나는 순간 지구는 그 운명을 다 할지도 모른다.
빛이 사라진다면 지구가 가진 자원으로 얼마나 긴 시간 동안을 전기와 빛 에너지로 바꾸며 지탱할 수 있을까? 그렇게 쪽쪽 빨대를 꼽아 빨아드린 원유와 각종 자원들의 소실로 지구는 심각한 탈수증에 걸려 지구는 메마르고 거칠어지고 태양 빛을 받지 못하는 지구는 점점 더 빙하기 시대로 다시 변해 버리고 사람들을 바깥세상과 강제 이별을 하게 만들지 모른다. 그런 시간들이 눈덩이처럼 쌓이고 쌓이며 그렇게 지구는 긴 시간의 생을 마감할지도 모른다.
중국이 만든 영화 유랑 지구를 보면 태양계의 소별로 지구 표면은 사람이 살 수 없는 영하 70도의 추위로 변하고 건물조차 꽁꽁 얼어붙어 버려 지상에서 더 이상의 삶이 허용되지 않고 바깥세상과 철저하게 단절된 지하 세계에서 살아간다.
빛이 없어지고 추워서 살지 못하는 환경은 정말로 지상과 완전히 단절된 지하에서 살아야 하는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런 인류를 지하 세계에서 지속적인 삶을 영위하게 할 없기에 지구가 아닌 또 다른 지구를 찾아 떠나는 영화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것은 괜한 과장된 공상이 아닌 미래임을 알 수 있다.
태양 가진 에너지를 다 소비하고 재로 남아버리는 순간이 온다면 말이다.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자원을 낭비하지 말고 아끼고 보존해서 지구를 더 건강하게 만들어 후손 대대로 잘 살 수 있는 별로 만들고 넘겨줘야 할 의무가 있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지구는 우리의 것이 아니라 후손들에게 빌려 쓰고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깨끗하고 깨끗하게 사용하고 돌려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