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관계들 중에서 가장 신경이 쓰이는 관계는 인간관계 일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서 사람과 사람 그리고 또 사람으로 둘러 쌓여 있는 관계, 인연이라는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인과 연
인, 연(因, 緣)
因=口(에운담 위)+大(큰대) 에워싼 영토를 크게 늘리려 하는 데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인하다. 말미암다.
緣=糸(가는 실 사)+彖(판단할 단) 직물의 가장자리. 원인이 되다.
각자의 영역에서 팔을 벌려 큰 대자를 하고 있는 사람이 실타래로 연결되어 인연을 맺는다라고 풀이해 본다.
실타래를 의미하는 糸자는 마치 현실에서 이야기하는 네트워크와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인연에 순서가 있다면
처음 만나는 인연은 부모님이다. 부모에게도 사랑의 결실로 맺어진 새로운 인연이기도 하고 부모-자식 간의 관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필연적 인연의 관계로 나의 첫 번째 관계로 보이지 않는 실타래로 연결된 관계이다.
두 번째 인연은 가족, 형, 동생, 누나 그리고 친척들. 내가 태어나면서 나와 부모님을 중심으로 한 또 하나의 필연적 인연의 관계이다. 가족은 혈연이라는 인연의 관계로 맺어진다.
세 번째 인연은 배우자라고 생각해 본다. 수많은 사람들과의 인연의 관계가 만들어지겠지만 우선순위로 보자면 배우자와의 인연이 아닐까.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결혼이라는 관계로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사랑하며 살아가겠다는 관계를 약속한다.
네 번째, 다섯 번째 이제 더 이상 셀 수 없는 많은 사람들과의 인연을 맺는데 그 순서는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대학교, 직장 그리고 내가 활동하는 사회적 관계에 놓인 사람들과 인연이 맺어질 것이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옛말인 것 같지만 세상이 참 좁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일 때문에 우연히 알게 된 사람들을 시간이 지나고 다시 만나게 되고 같이 일을 하게 되는 일들이 종종 있곤 한다.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같이 일을 하게 되는 인연이 되곤 한다.
중학교 2학년 때 컴퓨터를 엄청 잘하던 친하지 않은 친구가 있었다. 중학교 2학년 그 시절에 컴퓨터를 가지고 있는 친구는 몇 되지 않았지만 컴퓨터가 있다고 다 잘하는 것은 아니다.
세월이 흘러 15년쯤 지났을까. 나는 회사 수영 동호회에 가입을 하고 수영을 시작했다. 그런데 그 친구를 수영장에서 만났는데 수영동호회 총무를 맞고 있었다. 처음에 이름을 보고 동명이인이라 생각하고 찾아보지 않았는데 그때 그 친구였다. 컴퓨터(프로그래밍)를 잘하더니 역시 그 계열의 회사로 입사를 했구나.
그리고 그 친구는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수영장에서, 가끔 골프연습장에서도 만나곤 했는데 올해 7월쯤 나는 서울로 근무지를 옮겼는데 그 친구가 내가 발령받은 그곳 같은 층에 근무를 하고 있었다.
학창 시절 그 친구와 옷깃도 스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 우연 같은 인연의 관계가 맺어져 있는 것 같다.
라이벌과의 인연
초, 중, 고등학교를 같이 다닌 절친이 있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우리의 관계의 거리가 조금씩 멀어졌다. 그 친구는 대학을 가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었기도 하지만 나는 그 절친보다 먼저 사회로 나가 밥벌이를 해야 했기 때문에 서로의 갈길이 달라서였을 수도 있다.
확실한 것은 그 친구는 나보다 공부를 잘한다. 여러 면에서 나는 부족한 점이 많았다. 그런 그를 공부로 이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이 고등학교 2학년 때였다. 그래서 열심히 공부를 했다 내 공부에 점수가 될 수 있는 것은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용을 했다. 결과는 목표했던 성과를 내기는 했지만 그때부터 그 친구와의 거리가 멀어지기 시작했던 것 같다.
조금 늦게 대학에 들어간 나는 2학년 때쯤 이미지 압축과 프로세싱 관련 수업을 들으러 강의실에 앉아 있는데 그 친구가 같은 수업을 들으러 들어왔다. 다른 학교에 진학을 했었는데 우리 학교로 편입을 하여 들어왔다고 했다. 오랜만의 만남이라 매우 기쁘고 반가웠지만 서로 바빠서 수업이 끝난 후 짜로 만나지는 못했다. 우리의 인연이 끝이 나지는 않았지만 그 관계의 거리는 여전히 100m쯤의 거리로 좁혀지지는 않았다. 인연이 아닌 것인가? 점점 만나는 주기가 멀어지기도 하지만 과거 절친이던 시절의 그런 거리만큼으로 지금도 좁혀지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인연은 맞다. 우리는 그래도 슬플 때 난 기쁠 때나 아직도 함께 하고는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전 같은 회사는 아니지만 그룹의 관계사로 그 친구가 경력 입사를 했다. 좀 멀기는 하지만 한 식구가 되었다.
가깝지만 먼 나라와 같은 관계. 어쩌면 이 정도의 거리가 서로에게 적당한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중에서 우연처럼 다시 만나고 같이 일을 하게 되는 사람들이 있다. 그냥 인생에서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었고 잊힌 사람이었지만 다시 만나게 되는 일이 종종 생겨난다. 이럴 때 우리는 세상이 좁다고 이야기를 한다. 실타래로 연결된 인연은 지금은 멀리 있더라도 한번 맺어진 인연은 그 끈이 끊어지지는 않는다. 언젠가 다시 만나고 옛날에 그랬었지라며 이야기를 하며 과거를 추억한다.
그런 면에서 그냥 스쳐 지나가는 사람은 없다. 나를 중심으로 나와 함께 사람도 그 주변의 사람들도 보이지 않는 실타래로 연결이 되어 있고 지금은 아무런 관계가 없어 보이지만 또 언젠가 나와 가까운 인연이 될 수도 있다. 그러니 어느 누구 하나 함부로 대하면 안 된다. 세상엔 그렇게 해도 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모두 소중하고 아름다운 인연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