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미안했다. 봄아 안녕
봄의 기운을 느껴 봅니다.
겨우 내 얼었던 땅이 녹고 태영의 열기로 대지의 온도가 상승하며 땅속에 잠자고 있는 씨앗들에게 이제 일어날 시간이라고 아침에 어머니가 아이들을 깨우듯이 대자연은 봄을 깨우고 있습니다.
가녀린 잎을 수줍게 바깥세상으로 내밀며 따뜻한 햇살에 기지개를 겹니다. 그리고, 봄에게 고맙다는 인사라도 하는 듯 점점 더 초록빛으로 물들어 갑니다.
살랑살랑 불어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 주는 바람에게도 수줍게 인사도 해 봅니다.
가끔 내려 주는 봄비, 땅속으로 스며드는 빗물을 땅속에 수줍게 숨겨둔 뿌리를 통해 흠뻑 빨아들이며 하늘 끝까지라도 뿜어낼 듯 새싹이 더 잘 자랄 수 있도록 해주어 새싹은 풀, 꽃, 나뭇잎으로 자신이 무엇으로 피어나야 할지 가르쳐주지 않아도 본연의 모습으로 삶을 살아갑니다.
봄은 세상의 모든 생명체들을 깨우며 매년 똑같아 보이지만 똑같지 않은 한해를 살아갈 수 있는 발판이 되어 줍니다. 봄은 단순한 계절의 시작이 아니라 이 지구가 내년도 5년 후도 100년 후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해주는 선각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세상 곳곳에 피어나는 봄의 기운들을 느껴 봅니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았던 봄의 기운을 느끼려 하지 않아도 언제나 한 해를 살아갈 수 있는 기운을 심어 주고 있었다는 것을 새삼 느껴 봅니다.
이제 봄의 따뜻한 기운에 내 안에 잠자고 있는 겨울을 녹이며 새싹을 피울 시간이라는 것을 늦지 않게 깨달아 봅니다.
봄이 온다고 해서 모든 생명체가 한꺼번에 깨어나는 것이 아니고 자신이 깨어나야 할 시간을 기다리고 제시간에 깨어나듯이 사람들도 자신이 깨어나야 할 시간, 각자의 시간에 맞추어 깨어나면 됩니다.
모든 일은 순리에 따라야 하며 너무 서두르려고 하지도 말고 너무 게으름을 피우려 하지도 말고 내가 발을 내디뎌야 할 시간에 맞춰서 자연스럽게 시작을 하면 모든 것이 순조롭게 풀릴 것입니다.
모든 욕심과 욕망이 그 순조로움을 방해하고 결과적으로 내가 온전한 나로 성장하지 못하고 올바른 길로 가지 못하게 할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막 깨어 난 식물들은 아무런 욕심과 욕망 없이 살면서 줄기를 자라게 하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결실을 얻고 다시 씨앗을 뿌려 다음을 기약하듯 사람에게도 이러한 삶의 순리가 있고 크게 벗어나려고 하지 않는다면 꽃을 피우는 날은 분명히 찾아옵니다.
모든 욕심과 욕망은 나를 더 빠르게 성장하고 꽃을 남들보다 빨리 피울 수 있게 하겠지만 빨리 핀 꽃은 빨리 시들어 버립니다. 어울리지 않게 피어난 꽃은 아름답지도 않습니다. 남들과 같이 피어나 조화롭게 피어난 꽃이 더 아름답습니다.
나는 그럼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아직 어두운 새벽의 기운이 가득한 시간이지만 이제 올해의 봄을 맞이 해 봅니다. 그리고 겨울 같던 내 마음에 가져다준 따뜻한 봄볓이 드리우는 상상을 하며 봄을 시작 합니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게 정말 간사한 것 같습니다. 어제 그냥 모른 채 지나가라고 했던 봄 자락을 붙잡고 다시 맞이하겠다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