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처음 같을 순 없지만
아침 시작
5시, 스마트폰으로 새로 올라온 기사를 보며 나의 아침을 깨운다. 내가 만들어 놓은 카테고리의 기사들을 다 읽고 나면 컴퓨터를 켠다. 불은 켤 수 없어 노트북과 모니터 화면이 켜지면 눈이 부셔 잠깐 적응이 필요하다. 컴퓨터를 켜면 언제부터 띄워 놓았는지 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 브라우저, 키노트(애플 PPT), 구글 Keep 화면 그리고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창 들이 정신없이 띄워져 있다. 이 상태가 계속되는 것은 반복되는 어제 쓰다만 글을 계속 써 가기 위함이다. 오늘도 컴퓨터 앞에 앉아 있지만 최근 복잡한 일들로 머릿속이 당 엉켜있어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르고 멍하니 앉아만 있다 시간이 흘러가고 6시 반이면 출근 준비를 해야 하는데 6시나 되어야 무언가 끄적거린다.
아, 오늘도 벌써 6시 40분을 넘어가고 있는데 아직 책상에 앉아 있다. 출근해야 하는데 뭐 하고 있는 건가. 시계를 보고 놀라서 씻으러 간다. 요즘은 고맙게도 와이프가 집에 있을 때 아침밥을 차려준다. 회사 입사 후 나는 아침을 회사 식당에서 해결한 날이 더 많다. 하지만 요즘 코로나로 인한 회사 식당의 풍경, 그 속으로 들어가고 싶지 않다. 아침밥을 다 먹고 나면 양치를 하고 바로 집을 나선다. 작년 10월부터인가 계속 버스를 타고 다녔었는데 요즘은 코로나가 무서워 다시 차를 가지고 다닌다. 10부제인 날은 어쩔 수 없이 버스를 타고 가지만.
회사로
자동차를 가져가는 날 회사에 도착하면 대략 7시 30분 정도 된다. 회사에 도착해서 먼저 하는 일은 컴퓨터를 켜는 일이다. 그러고 보니 하루에 적어도 2번은 컴퓨터를 켠다. 공식적인 회사 근무시간은 8시 반부터이다. 차를 가져는 날은 1시간, 버스를 타고 가는 날은 40분 정도 일찍 회사에 도착하는 편이다. 8시 반까지 오늘 해야 할 일들의 목록을 정리한다. 그리고 아무도 없는 시간에 빨리 해 치울 수 있는 일들을 해 놓고 하루를 시작한다. 그 이후 시간은 요즘은 전쟁터에서 살고 있는 것 같은데 하루가 너무도 빨리 지나가고,
어느덧 11시 20분, 좀 이른 시간 요즘 코로나로 인한 회사 식당의 시간도 조정되고 진풍경이 연출이 된다. 감독자도 있다. 식당의 출입구부터 또 한 번의 통제가 시작된다 열화상 카메라, 손소독제는 반드시 바르고 입장하여야 한다. 식탁에는 혼자 앉던가 대각선 방향으로만 앉을 수 있고 절대 마주 앉을 수 없다. 그리고, 감독자들이 돌아다닌다. 비말로 전파되는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대화를 못하게 하고 대화하는 사람이 있으면 여지없이 나타나 경고를 준다. 밥이 넘어가는지 마는지 늘 불편하다.
식사를 하고 나면 회사 밖에 있는 커피숖으로 달려간다. 회사에서의 시간 중 유일하게 바깥공기를 마실 수 있는 시간, 커피숖에서 테이크아웃을 하여 밖에서 수다를 떨다가 아쉬움을 뒤로하고 사무실로 복귀한다. 졸리고 또 정신없는 오후 시간이 지나간다. 나는 부서에 일찍 퇴근하는 편이다. 일찍 출근했으니까? 좀 더 일을 해야 하는 날이면 회사 식당에서 밥을 먹기는 하지만 요즘은 식당에 가기가 싫어 집에서 밥을 먹는 날이 많다.
다시 집으로
집에 돌아오면 요즘 학교를 가지 못하고 하루 종일 집에 갇혀 있는 아이들이 소독제를 들고 나와 나에게 뿌린다. 그리고 바로 손을 씻으라고 화장실로 밀어 넣는다. 전에 없던 진풍경이다. 씻고 나서 밥을 먹고 소화를 시키고 나면 이북리더기를 들고 읽고 있었던 책을 열어 읽는다. 집에 오면 잘 집중이 되지 않아 책이 잘 읽히지 않지만 꾸역꾸역 책을 읽어 나간다.
새벽시간도 그렇고 퇴근 후 저녁시간도 그렇고 나의 스마트폰에 등록된 스케쥴들이 시간만 되면 알람을 울려댄다. 계획했던 시간에서 멀어지면서 점점 계획을 무시하는 날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다시 한번 시간을 갖고 나를 돌아볼 때가 된 거다. 스마트폰이 알려주는 나의 일정대로 저녁시간을 보나다 보면 어느덧 10시가 된다. 요즘 10시에 자려고 노력하지만 계속해야 할 일들이 밀리고 밀려 결룩 11시, 12시가 되는 날이 많다.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한다.
난 제대로 살고 있는 걸까?
이렇게 메멘토 같이 다람쥐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하루 일상을 이야기하려는 것은 아니었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꺼내 놓기까지 입을 풀듯이 생각을 정리하듯이 주저리주저리 떠들어 봤다. 잘 살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분명한 건 잘못 살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하지만, 가끔은 이렇게 무한이 반복되는 삶에 브레이크를 걸어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잘못 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멈추지 못하고 계속 간다. 브레이크는 어느덧 녹이 슬어 작동을 하지 않거나 고장이 나 있어 설 수도 없는 상태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
실수
어제 회사에서 내가 잘 저지르지 않는 커다란 실수를 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건가? 이건 분명히 내가 너무 경솔하고 소홀하고 책임감이 없는 조치를 취해서 여러 사람이 불편을 격게 된 것이다. 그분들을 찾아가 사죄의 말씀을 드리며 인사를 하고, 괜찮다는 그럴 수도 있다는 답변을 듣고 돌아오기는 했지만 하루 종일 나는 그 속에서 해어 나올 수가 없었다. 나 자신이 용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느끼는 허탈감, 공허함 그리고 상실감에 반성을 해 보려 나의 하루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지나가는지 되돌아 보았다.
초심, 그게 필요하긴 한데
과연 초심으로 돌아가야 하는가? 사실 나는 이 초심에 의문을 같는다. 만약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면, 나의 초심은 언제였는지도 모른다. 회사 입사를 하던 때, 그때는 내 초심이 어땠는지도 기억나지도 않는데 돌아갈 수가 없다. 그냥 막연하게 그때는 신입사원이니까 신입사원이 가져야 할 자세, 회사생활을 열심히 하고 배우자. 정도이지 않을까 한다.
지금 내가 가진 생각, 지식에는 맞지 않는 것 같아 이때를 초심으로 잡을 수는 없다. 아마도 초심이라는 것은 어떤 일을 시작하는 시점으로 잡는 것이 가장 적당하지 않은가 싶다. 2020년 경자년을 시작하며 올 한 해를 어떻게 보낼까를 생각하고 계획하던 때를 초심이라고 생각하고 다시 나 자신을 각성시켜 보려 한다. 정신없는 주간 시간을 다보내고 이번 주말에는 조용히 앉아 내가 계획했던 것들, 그리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고민했던 것들을 다시 모두 꺼내놓고 잘 지키고 있는지 확인을 해 봐야겠다.
잔인한 달이라 불리는 4월이 오지도 않았건만 이 3월은 왜 이렇게 나에게 잔인한 것일까?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기 되기는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