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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오필리아노 May 21. 2021

사서 정체성 Narrative Identity

나를 찾아서

   개인의 정체성을 심리학에서는 사서 정체성(Narrative Identity)라고 부른다고 한다.


   나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정체성은 찾는 것인가? 만드는 것인가? 이미 존재하는 것을 발견하는 것인가? 그냥 존재하는 그대로를 바라보는 것인가?

   우리는 흔히 정체성을 찾는다는 말을 한다. 그것은 내 안에 숨겨진 나를 찾는 것으로 많이 이야기를 하는데 그렇다면 정체성은 나는 나를 모르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인가?

 

   직장 30년 차로서의 정체성, 개발자로의 정체성... 나는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인간의 정체성은 자신이 가진 이야기가 자신의 정체성을 잘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한다.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자신의 행동, 경험에 대한 이유를 설명하는 것에서 발견할 수 있다.


   가끔 술자리를 하게 되다 보면 술기운에 나에 대한 이야기를 끝도 없이 꺼내어 놓는다. 취중 진담이라고 그 말들은 내 안에 있는 정체성을 꺼내어 놓는 것과 다름없다. 내가 평소에 하고 있는 것들, 그것들에 대한 생각과 좋은 점들과 자랑할 만한 것들을 늘어놓는 순간을 잘 살펴보면 그 안에서 나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나의 하루하루를 시작하는 루틴이 있다. 그 루틴을 실행함으로써 내 삶에 대한 만족도를 높여가면서 나는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서 돌아보면 내가 걸어온 이 길에 대해 잘못된 것은 보완을 하고 잘하고 있는 것은 계속해 나아간다. 정체성이란 말은 수 없이도 들어 봤지만 말 자체가 혼돈스러운데 나의 정체성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그러면 이런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나는 잘 살고 있는 것인가? 내가 가진 정체성이란 나만의 고유한 것일 것이다. 비슷비슷한 사람들은 많이 있겠지만 나의 것은 유일한 나만의 정체성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가지 이 정체성은 정말 순수하게 내 안에서 만들어진 것 일까?


   살아가면서 내게 부족한 것들이 많이 보일 것이다. 갖고 싶은 것도 계속 생겨나고 이루고 싶은 꿈에도 지속적으로 도전을 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들이 복합적으로 연결이 되어 나는 그래서 무엇을 하겠다고 스스로 다짐을 하고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 나가면서 나의 정체성을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닌가란 생각을 해 본다.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면 누가 보기에도 잘 살고 있다. 정체성이 뚜렷하고 분명하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주관적인 내 견해서는 그럴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사실 잘 모른다.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할 시간이 우리에게는 많이 있지 않다.


   술 한잔 기울이며 이야기를 하다 보면 다행히도 상대방이 마음을 열고 자신의 이야기를 늘어놓는다면 그 사람이 가진 정체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이 가진 정체성을 보고 나의 정체성과 비교를 할 것이고 그리고 나면 나의 정체성이 어떤지 스스로 평가할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이 가진 정체성에 대해서도 좋다, 나쁘다, 배울 점이 있다, 없다 등 여러 가지 상황으로 판단을 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의 정체성을 알아차리면서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도 있구나라는 것도 알아가고, 타인의 정체성을 알아차릴 수 있는 이야기,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통해 나를 바라보고 나의 정체성을 수정해 가며 살아가는 것이 내 안의 내 정체성을 찾아가는 길이 아닌가 라고 생각을 해 본다.




   사서 정체성은 댄 맥 애덤스에 따르면 크게 두 가지 영역으로 구분된다고 한다. 책에는 세 가지 영역이라고 되어 있지만 나머지 한 가지가 보이지 않아 두 가지 영역에 대해 옮겨 보았다.

   첫 번째는 '기질적 특성'. 즉, 성격 5 요인이라 불리는 외향성, 신경과민성, 우호성, 성실성 그리고 감수성이다. 5개 요인은 대부분 유전에 의해 대략 50퍼센트가 결정이 되며 비교적 오랜 시간 변하지 않고 지속되는 개인의 영역이라고 한다. 사람의 성격이 잘 변하지 않은 이유를 말하고 있는 것 같다.

   누군가를 만나서 일반적으로 가장 먼저 알게 되는 영역으로 "아, 그 친구는 말이 좀 많지", "좀 예민해서 그 사람 앞에서는 말조심해야 해", '개는 착해서 남의 부탁을 잘 들어줘"와 같은 말이 5가지 기질적 특성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는 '특징적 적응'. 각자의 동기, 목표, 가치, 애착 유형, 자기 개념 등을 포함하며, 기질적 특성과 달리 시간과 공간이라는 맥락에 따라 내용이 변화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때 우리는 흔히 대통령이 되고 싶라는 꿈을 가지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하는 것처럼 시간에 따라 추구하는 목표가 달라지는 것이다. 특징적 적응은 외향적인 사람도 내향적인 사람도 모두 같은 목표를 가질 수 있다.

   의사가 되고 싶어 하는 한 학생이 있다. 의사가 되고 싶다고 하는 동기가 여러 가지 있을 수 있겠지만 하루 돈 천원이 없어 끼니조차 하지 못해 죽어가는 아프리카 아이들을 찾아가 의료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배부르고 따스한 가정에서 살고 있는데 투정만 부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며 자신도 의사가 되어야겠다는 결심으로 의사가 되려고 노력을 하며 살아간다.  

   이렇게  다른 사람의 인생 이야기를 알아야 그 사람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듯이,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잘 역어낼 수 있어야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있고 비로소 우리 자신이 될 수 있다.

<정체성심리학 중에서 박선웅>




   정체성, 개인의 정체성(사서 정체성)이란 나 자신을 제대로 바라보고 내가 어떻게 성장해 왔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찾아내는 일이라는 것을 댄 맥 애덤스의 통찰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사실 이런 생각들을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을 하게 된다. 지금까지 내가 잘 살아왔는지 돌아보는 일, 지금 이대로 있다가는 미래에 내가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그려 보며 지금 이 순간에 해야 할 일을 불행한 미래를 만들지 않기 위해 연금 저축도 들고 보험도 들고, 꿈을 꾸고 미래에 도전하는 일들, 사소한 것부터 커다란 꿈까지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간다. 그 과정과 생각들이 무의식적으로 정체성을 찾아가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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