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스무 살, 딸아이의 스무 살
그래도 스무 살은 좋다
스무 살이 된다는 것, 어른이 된다는 것
그 시절 부모님께 나의 스무 살은 아직 어린이였을 것이다.
사실 나의 스무 살 시절 모습들이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어떤 스타일로 옷을 입고 다녔는지
어떤 일들에 관심을 가졌었는지
또 어떤 친구들을 만나고 다녔었는지
생각해 보니 스무 살 시절을 기억나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사진이다. 그때 사진 속에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입사 동기들이었다.
함께 여행을 하고 술 마시고 기숙사 생활을 하며
찍힌 사진들 속에 나의 스무 살이 담겨 있다.
그 시절 우리는 카메라로 사진 속에 사람과 풍경을 담고
현상된 사진은 사진첩에 담았다.
그리고 몇 월 며칠 어디에서라고 기록했다.
어제는 딸아이의 스무 번째 생일이었다.
딸아이가 스무 살이 된다는 것, 어른이 된다는 것.
나에게도 딸아이의 스무 살은 아직 어린 아이다.
딸아이가 스무 살을 어떻게 살고 있는지 잘 모른다.
어떤 스타일을 옷을 입고 다니는지
어떤 일들에 관심을 가지는지
또, 어떤 친구들을 만나고 다니는지
바깥세상에서 사람들을 만나며 세상을 알아가야 할 나이에 컴퓨터 모니터 넘어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교수 얼굴과 칠판만 바라보며 대학 생활을 해 간다.
친구들과는 SNS로 만나고 대화하며 삶을 공유하며
스무 살의 삶의 기록들을 남기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좋아하는 것들을 찍어
SNS라는 전 세계인이 볼 수 있는 사진첩에 담는다..
그리고, 사진에 대한 설명을 달지만
가끔 나는 알아먹지 못할 외계어로 기록한다.
하는 일들, 생각하는 것들은 비슷하지만
그 과정과 결과물은 다른다.
나의 스무 살과 딸아이의 스무 살은 비슷한 듯 다르다.
스무 살 어른이 된다는 것은
정신적, 경제적으로 스스로 독립을 하고
대한민국 헌법에 정의하는 법규를 준수하고
자신의 삶에 책임을 지며 살아야 하는 것이라는
이런 아제 같은 생각을 한다.
하지만 스무 살 된 어린 어른은
온실 속에서 맞춰주는 적당한 온도와
때가 되면 뿌려주는 영양소와 물을 흠뻑 머금으며
그 삶에 만족하는 듯 보인다.
설마 아니겠지 나름 다 생각이 있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