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소리는 하루의 문을 열어 줍니다.
창문 밖 넘어 이른 새벽부터 들려오는 새소리에 잠에서 깨어, 창을 활짝 열고 새벽의 공기를 들이마셔 봅니다. 오늘은 자연의 소리가 잠을 깨우는 자명종 소리가 되어 줍니다. 어제 비가 온 덕분에 시원해진 공기가 몸속 깊숙이 스며들고 상쾌함이 온몸으로 퍼져 발끝까지 전달이 되는 느낌입니다.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하늘 아래 세상은 조용하고 평화롭습니다. 하지만 벌써 일어나서 움직이는 사람도 있고, 누군가의 아침을 풍요롭게 해 줄 새벽 배송차량이 아파트 단지 내에 들어와 있습니다.
일찍 일어난다고 일어나지만 저보다 더 새벽을 일찍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새삼 느껴 봅니다. 하루의 시작이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것이 안타깝지만 그분들을 보며 내가 얼마나 행복한 존재인가 생각해 봅니다. 먹고살기 위해 새벽부터 현장에서 뛰어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것에 감사해 봅니다.
아파트 단지 넘어 도로로 이제 차량들의 소통이 많아지며 소음이 늘어납니다. 역시 새벽을 여는 사람들입니다. 어쩌면 그분들이 있어서 세상이 돌아가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처럼 누군가에게 새벽은 꿈나라 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삶을 살아내기 위해 눈을 떠야 하는 힘든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런 새벽에 일어나 책을 읽고 글을 쓸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게 다가옵니다.
예전에 시골에 살 때는 새벽을 알리는 닭의 울음소리에 잠에서 깨어나곤 했던 추억을 떠 올려 봅니다. 세상 평화로운 풍경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닭은 시골 마을의 새벽의 적막을 깨우고 사람들을 깨우며 하루를 열어주었었는데, 오늘은 창문 넘어 나무 어딘가에 앉아 불러주는 새의 노랫소리가 좋은 기분으로 시작할 수 있는 하루의 문을 열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