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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오필리아노 Oct 24. 2021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

시간, 길이가 있는 것일까?

하루가, 일주일이, 한 달이, 1년이 사람마다 시간의 흐름의 속도가 다르다.

하루가 한 달같이 느리게 지나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한 달이 하루와 같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시간이 빨리 가는 사람들은 반복되는 생활 패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나타난다고 하는 것을 어디선가 들은 것 같다. 매일 같이 반복되는 하루하루에 변화가 없다면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어제 같고 한 달 전과 같다 보니 시간의 개념이 무너져 버려서 그렇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시간이 빠르게 가는 사람의 다른 유형은 정말 일이 많아서 정신없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일 것이다. 하루 24시간이 부족하고 여유 있게 잠을 잘 시간조차 부족하여 꿈속에서 조차 일을 하고 있는 사람, 이런 사람들의 시간은 하루가 한 시간 같을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하루가 적당하고, 누군가에게는 너무도 짧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너무도 느리게 지나가듯이 같은 시간이라도 사람마다 모두 다르게 느낀다.


나의 하루는 매일 적당하다. 가끔 일이 많을 때는 부족하다고 생각할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날이 더 많으니 적당하기도 하고 조금 빠르기도 하다. 내 인생에서 가장 시간이 빠르게 지나던 시절은 30대 일 것이다. 그때는 정말 일이 너무도 많아 시간이 너무도 빠르게 흐르고 흘러 나도 모르는 사이에 불혹의 나이가 되어 버렸다. 그 후로의 시간도 참 빠르게 지나갔다. 하지만 30대와는 다른 한가하지는 않은 삶이지만 그렇다고 정신없는 삶도 아닌데 빠르게 지나갔다.


불혹의 나이가 되면 정말 뭔가 고집이 강해지는 것은 틀리지 않는 것 같다. 나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삶에 대한 확고한 것들이 생기니 이제 더 이상 맨땅에 해당하며 얻어낼 것들이 많지 않고 그동안의 경험으로 살아간다. 새로운 것이 없는 그냥 루틴 한 삶을 반복하다 보니 지나고 보면 한 것도 없는데 시간만 빠르게 지나있다.

그 고집쟁이가 된지도 너무 오래되었지만...


젊은 시절 나와 함께하던 친구들도 내 삶에서 멀어진 지 오래되었고,  회사 동기들과는 연락처 조차 모를 만큼 멀어져 있고, 왜 그렇게 살았는지 이해도 되지 않고, 후회도 되지만 그만큼 바쁘게 살아왔다는 것이라고 믿는다. 그렇게 위한을 해 보지만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지 못하고 살아왔다는 것, 그것에 후회가 남는 것은 내가 풀어가야 할 숙제가 되었다.


그뿐만인가? 젊은 시절 건강하다는 이유만으로 건강을 챙기지 않아 어느새 나의 몸에, 찾아든 각종 질병들이 열심히 살아왔음을 증명해 주지만 그 따위 병들을 얻을 줄 알았더라면 그렇게 열심히 사는 게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지나간 시간들이 야속하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지나간 시간은 뒤돌아보면 너무도 빠르게 지나가 있다. 하지만 어린아이들을 키우는 사람들에게는 이 아이들을 언제 자기 몫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키울까라고 생각하는 그 시간은 너무나 길게 느껴지게 마련이다. 과연 그런 날이 올까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보면 시간이 길고 짧음이 있는 것이 아닌 것 같다. 그냥 내가 처한 상황에 상대적으로 느끼는 거리일 뿐, 10년쯤 후에 뒤돌아 보고 미래를 바라보는 순간 또 다른 느낌일 것이다.



Image by Gerd Altmann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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