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어두움과 찬 공기를 뚫고 도착한 서울로 가는 첫차에 몸을 싫는다.
텅 빈 차 안의 공기는 빈자리만큼이나 서늘하다.
차가운 공기를 헤집고 매일 앉는 자리에 앉는다.
밤새 차갑게 달궈진 레자 가죽의 싸늘함이 엉덩이에서, 등에서 온몸으로 번져 나가 온몸을 감싸 안는다.
아무도 없는 집에 들어왔을 때 느껴지는 쓸쓸함이라고 해야 할까.
싸늘함이 쓸쓸함이 된다.
한 시간 후쯤 사람들로 가득 채워진 버스 안은 어느새 달아 올라 있겠지.
그러나 나는 따뜻함을 만나지 못한 채 떠나야 한다.
조금이나마 나의 온기로 공간을 채워주었음에 위안을 삼으며 하루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