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계절
잠시 짬을 내서 들린 공원 가득 울긋불긋하게 물든 공기가 따스한 햇살과 함께 감싸 안아 줍니다.
오랜만에 느끼는 이 평온함이 끝나지 않기를 바라봅니다.
따뜻한 햇살 사이로 나뭇잎이 하나, 둘 떨어지고
산책로에 가득히 내려앉은 낙엽을 밟을 때마다 들려오는 바스락 거리는 소리에 귀 기울여 봅니다.
곳곳에 수북이 쌓여가는 낙엽들은 지금 계절의 어디쯤 와 있는지 알게 해 줍니다.
앙상한 가지에 새싹을 돋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시간은 또 1년 전 오늘에 와 있습니다.
클라우드 드라이브에서 보내온 알람은 추억이 담긴 사진을 꺼내어 또 1년이 지났을 깨닫게 해 줍니다.
계절이 이렇게 깊어 가는 동안 어떻게 살아온 것인가?
계절이 변하고, 변하고 또 변하고 있는 동안 1년 내내 한 계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가끔은 이렇게 계절의 변화를 느껴보는 것이 뭐 그리 어려운 일이라고 마음의 문밖으로 나서질 못했습니다.
사람들을 만나고, 세상이 변해가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을 동경하고 있었다고 생각했었는데
어느새 그 마음을 잃어버린 채 살아왔습니다.
쌀쌀해지는 날씨지만 이제라도 기지개를 켜고 일어 나 봐야겠습니다.